본문 5:1~32 경건한 세대의 기록, 에녹
어렸을 때 저희 아버지가 저희들에게 꼭 외우게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집주소와 전화번호 아버지 어머니 이름을 자주 물어보고 외우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누구의 자손인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저와 제 형제들은 김수로왕의 후예라고 알려진 김해김씨 중에 감무공 휘익경파 줄여서 사군파 72대손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외웠어도 어렸을때라 별로 관심은 없었는데, 명절때가 되면 친척 할아버지들이나 삼촌들은 차례 지내는 곳에서 자주 족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묘지 앞에 돌로 만든 상 옆에 이름들을 보며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다음세대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함께 읽은 창세기 5장은 아담으로부터 노아까지 이어지는 족보입니다. 성경에는 내려가는 족보와 올라가는 족보가 있는데 이것은 후대로 내려가는 순서로 기록되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아담이 중심이 아니고 끝에 나오는 노아가 중심인 노아의 족보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에녹을 좀더 살펴보겠습니다. 또 하나 이 족보의 특징은 당시에 태어난 모든 사람이 기록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족보에 맞게 중요한 사람만 나옵니다. 그럼 이 5장의 족보에는 누가 나왔을까요?
일단 5장에는 아담부터 노아까지 10명이 등장합니다. 먼저 아담 그 다음 셋이 나옵니다. 그리고 에노스입니다. 이상합니다. 가인이 첫째아들인데 셋이 나옵니다. 가인이 믿음을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즉 이 족보는 몇째인가?에 상관없이 경건한 후손들만 나오는 족보입니다. 또 조금 생각해봐야 할점이 있는데 5장에 족보에는 나이가 기록되어 있지만, 잠깐 4장 16~24절을 보겠습니다. 4장에 가인의 후손들은 나이가 안 나옵니다. 가인의 길로 가며 불경건한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관심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차이입니다.
그 다음에 최초로 예배를 드렸던 에노스, 다음에는 게난 마할랄렐 야렛이 나옵니다. 이들이 몇째인지는 나오지도 않고 이름과 나이만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 나온걸로 봐서 이들은 경건한 자손들이란 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곱 번째 유명한 에녹이 나옵니다.
에녹은 원어로 ‘시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21절에서 24절을 보면 그는 365세까지 이 땅에서 살다가 하나님께서 그를 육신이 있는 채로 하늘로 데려가십니다.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라는 표현이 두 번이 나온 것은 강조의 표현으로서 에녹이 정말 하나님과 친밀하며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았던걸 보여줍니다. 번외의 이야기지만 열명의 족보중 라멕빼고는 다들 천년가까이 살았는데 에녹만 이땅에서 400년도 못 살았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에녹이 불쌍하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이 장수하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중 하나지만 이런걸 보면 어떻게 사는가가 참 중요하다는 걸 배울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에녹은 족보중에 일곱 번째 인물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7은 완전수죠. 아담의 7대손 에녹은 300년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죽지도 않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에녹이 살던때는 가인의 후손도 많아서 세상에 죄가 가득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가운데서 이렇게 살수 있었을까요? 먼저 그의 아들의 탄생때문이었습니다. 에녹의 아들인 므두셀라의 이름은 ‘그가 죽을 때 그것을 또는 죽음을 보낸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이름 자체가 예언이었습니다. 자녀가 태어날 때 하나님이 이름을 주시고 또는 그 이름대로 인생을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럼 므두셀라라는 이름의 예언은 실현되었을까요?
므두셀라는 에녹의 나이 65세에 출생한 후에 187세에 라멕을 낳았습니다(창 5:25). 그리고 라멕은 182세에 노아를 낳았습니다(창 5:28). 그리고 노아의 나이 600세에 홍수가 있었습니다(창 7:6). 우리는 여기서 므두셀라의 죽음과 홍수심판의 연대를 바로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홍수가 일어난 해는 므두셀라가 출생한 후 187 + 182 + 600 = 969세 때 일어난 것입니다. 므두셀라가 죽은 후 바로 홍수가 임한 것입니다.
바로 이 아이를 낳으며 에녹의 삶이 변했습니다. 21절 22절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에녹이 300년간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나오는데 그 시작점은 65세에 므두셀라를 낳은후 부터였습니다.(여동생 방황 이야기) 에녹은 자기 아들이 언제 죽을지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심판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종말론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유다서 14-15절에서는 “아담의 칠세손 에녹이 사람들에게 대하여도 예언하여 이르되 보라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임하셨으니 이는 뭇사람을 심판하사 모든 경건치 않은 자의 경건치 않게 행한 모든 경건치 않은 일과 또 경건치 않은 죄인의 주께 거스려 한 모든 강팍한 말을 인하여 저희를 정죄하려 하심이라 하였느니라” 하셨는데 에녹은 자신의 아들을 통해 받은 심판을 다른 이들에게도 선포한 선지자였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더욱 절실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경건한 삶을 살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에녹의 삶을 변하게 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담의 죽음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직접 표현이 안되어있습니다. 성경을 자세히 보면 아담이 930세때 죽었는데 에녹은 아담이 죽기 308년전에 태어났습니다. 그 때까지 아담부터 시작된 믿음의 후손들로 언급된 인물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에녹은 하나님의 말씀 “반드시 죽으리라”는 그 선언이 실제로 아담에게서 성취되는 것을 보았던 겁니다.
아담은 아마도 늙는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에녹은 선조들이 늙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고, 실제로 최초의 사람 아담이 죽는 모습을 친히 목격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보면서 더욱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로 이루어진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더욱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었을 겁니다. 더불어 세상의 심판에 대한 경고의 예언도 그 강도를 높였을 것입니다. 에녹의 삶은 개인적으로만 하나님과 친밀함을 추구하며 살다 간 것이 아닙니다. 그는 아들을 볼때마다 하나님의 심판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봤을 겁니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그 메시지를 선포합닌다. 이렇게 에녹의 삶은 믿음의 선조들과 믿음의 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걸 족보를 통해 알수 있습니다.
에녹은 므두셀라를 낳고 므두셀라는 라멕을 낳습니다. 그리고 라멕이 노아를 낳습니다. 즉 노아는 에녹의 증손자였습니다. 아담과 셋의 신앙이 에녹까지 이어진것처럼, 에녹이 므두셀라에게 그리고 라멕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계속적으로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자녀들은 윗세대를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녀들은 선택할수 있고, 우리도 연약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을 통해 창세기 5장처럼 믿음의 세대가 이어지고, 에녹과 노아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이땅에 세워지기를 원하십니다
아담이 늙고 죽어가는 것도 에녹에게 교훈을 주었던 것처럼, 어쩌면 우리의 연약함조차도 교훈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아니고 우리가 정말 주님과 동행하려 애쓰고, 종말론적인 믿음을 가지고 깨어 기도하는 삶을 산다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자녀들과 다음 세대들중에 정말 경건한 사람들이 세워질 것입니다. 그들이 주님이 오실길을 예비하는 자들이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이 불경건한 시대에 경건한 믿음의 조상들로 다 세워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