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은 한미약품과 대한의협이 공동 주최하는 "자랑스러운 의사" 시상식이 있는 날.
예년에는 의협 송년회를 겸하였는데 빠진 걸 보면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
개최장소가 매리어트호텔은 서초동 본가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얼마걸리지 않아 서울성모병원에 도착.
여기서 하차하여 큰길 만 건너면 바로 지척이다.
오늘따라 마을버스에서 내려다 본 길은 차로 무지하게 막힌다.
그럴수록 대중교통 이용이 더 편하다.
먼저 코트를 맡기려니 "귀중품은 없으세요?"
"있지요, 쓰다 남은 교통카드"
라운지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고는 적포도주 한잔을 들고서.
서성이니 "유선생은 아직 그대로 이네." 돌아보니까 연세의대에서 소아신장을 하시고
정년 퇴직후 명지병원에 계시는 십년이 넘는 같은 분야의 선배이다.
정정하신 모습에 후학이 보기 좋다.
그러니까 20여년 전 국제신장학회가 예루살렘에서 열린 후
나 위로는 이미 고인이 되신 고신의대의 이시래교수와 김교수.
나 밑으론 신장학 후배 여럿이서 간단하게 여행을 떠났는데.
이집트를 거쳐 터키에 도착하자 말자 이 두분이 총무역할을 하는 나를 부르시더니
"유선생 이제부터는 하루에 두끼 한식을 먹지 않으면 우리는 안 움직일거야."
이 뜻을 아래사람들한테 전하니까
"선생님, 아침은 호텔에서, 점심은 현지식으로, 저녁만 한식으로 먹으면 안될가요?"
이는 내가 대한무역공사 이스탄불 관장으로 있는 친구한테 얻은 정보에 따르면
한식집 두군데가 이스탄불에 있고, 한군데는 정말 맛이 있는 곳으로 위치는 약간 변두리,
다른 한군데는 시내 쪽에 있으나 형편 없는 곳이란 이야기를 말한 후이라.
그대로 실시하였더니 이 두분이 우리나라에 도착한 후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 유석희 두고보자"라고 협박을 하신 기억이 난다.
옆에서 또 다른 분이 인사를 청하는데 지난번 개원의 협회장을 한 내과 김일중선생이다.
개업하는 곳이 우리집부근인 서초동이라 자주 그집앞을 지나 산책을 한다면서,
산부인과 분만사고에서 무과실보상은 이해가 되나 부담금을 의사한테 지우는 것은 안된다고
열변을 토하는데 나 역시 이는 출산 장려정책으로 돌아 선 지금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동조한다.
아는 의협직원이 찾아 준 명찰을 달고 경품추첨을 위하여 명함을 투여하고
비교적 앞자리인 14번 테이블을 안내받았다.
의협직원들은 다른 테이블에, 우리 테이블은 나중에 알게 된 연세의대 출신의 나보다 1년 위 개업의 들이다.
자리마다 한미약품의 종이 백이 하나씩 놓여 있었고
아래의 프로그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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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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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상자가 현재 맡아 있는 한국의료지원재단 안내장이 들어 있었고
조그맣게 포장된 선물은 집에 와서 뜯어 보니 요긴하게 쓰일 16GB USB이었다.
들어가다 인사를 하여 보니까 중앙의대 총동창회장을 하였던 안 중근선생.
중대 출신의 조선생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명함을 건네며 사진을 보내어 달라니까 아예 CD로 구워서 보내겠다고.
누가 와서 인사를 한다. 한진석동기라고 보니까 이름은 여러 번 들어 분 후배이다.
명함에는 개원의 협의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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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점잖게 생긴 분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화면에는 한미약품 임회장의 축사.
국민의례에 이어 지루한 내빈소개가 끝나고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한미약품 회장의 인사말.
내빈 축사는 건너 뛰고 언젠가는 축사하는 분이 너무 많았던 걸로 기억
나중에 전현희 국회의원이 등장하여 축사를 하였다.
해마다 축사를 한다며 전번에 들었을 때보다는 좀 나아졌다.
역대 수상자 소개를 소개하는데 재작년 이 자리에 참석하여 두분의 피땀어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엊그제 같은데
이태석신부님은 선종을 하시고 심재두원장은 다시 알바니아로 갔다는 소식.
그러나 작년의 수상자는 여기에 참석하였더라면 더욱 빛나는 자리가 되었을 터인데.
대단한 업적을 보고 받고, 아 나보다 2년 먼저 의과대학을 나왔네.
사회자가 말하는데 死角을 四角으로 발음 하는 것이 귀에 거슬린다. 한자를 잘 모르는가?
수상소감은 은혜, 은총, 은덕 등등 다섯가지의 은자로 시작되는 감사의 말과
가족과 처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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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수국재보건의료재단 총재가 유이사장의 시상을 축하하며
건배사를
권이혁선생님의 건배구호인
나,가,자(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해)로 건배하고 2부로 들어갔다.
여흥 프로는 첫째는 홀트 일산 어린이 타운의 홀트 장애인 합창단인 “천사의 소리” 팀에서 천상의 화음을 들려준다.
이들은 그곳에 수용되어 있는 300명중, 글을 읽을 줄 아는 50명, 그중에서도 뽑은 30여명이란다.
조명에 눈이 부셔하는 꼬마, 더 눈이 부셔하는 알비니즘, 머리 받침대까지 휠체어에 붙인 아이,
외모가 분명한 다운증후군 아이들, 이 중에는 복합 이중 장애자까지 있다고 지휘를 맡은 이가 소개 한다.
노래를 세곡 부르고 그 중 허수아비, 양철인간, 사자가 같이 여행을 하는 가사가 나와 "오즈의 마법사"란 걸 알겠다.
한곡의 앵콜 송은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로 모두들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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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보건대학원에서 나온 바이올린 피아노연주, 이들은 모두 보건대학원 제자이고
다음은 우아한 차림의 간호과장의 소프라노노래.
마지막으로 테너의 “위대한 사랑”으로 끝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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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음식에 곁들려 나온 와인은 "Central Celler, California win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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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한광수선생에게 인사를 하러 갔더니 벌써 가시고,
돌아나오니 전 보복부 차관과 보건산업진흥원장을 역임한 이경호씨외 인사를 나누고
박양실선배를 찾아 인사를 하였더니 옆에서 기억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전에 아프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늘은 좋은 자리에 좋은 술에 좋은 음식까지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자리이었고
나올 때 경회장에게 수고를 치하하고 임회장에게 이런 식으로 의협을 도와주어서 감사하다며
지난 가을에 제주도에서 전 임사장을 경영하는 다원에서 만났다며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전한다.
나와서 로비를 걸어 가는데 중대 동창회장인 고광덕선생이
"선생님 지난번 심태섭선생님이 말씀하신 카메라를 사셨어요?"
"당연히 샀지요, 요즈음 잘 쓰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걸 갖고 왔더라면 스마트 폰으로 찍은 엉성한 사진 대신 선명한 사진을 가져 올 수 있었는데.
바깥에 나오니 찬바람에 이마가 싸늘해지며 걸어서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매리엇호텔 식사....좀 비쌌던 것 같던데요....
극쎄, 내가 돈을 내지 않으니까 알 수가 있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