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정말 열심히 관심을 가졌던 행사이긴 하였으나 몇 년 전 부터는 이미 규모나 주최측, 참가자들의 쇠락으로
아예 관심권에 두질 않고 잊고 살았다가 이번에 특별히 차회 삭정원 식구의 부탁으로 촬영차 찾아들었다.
혹시나 하였지만 역시나 이미 티월드 페스티벌은 페스티벌이 아니라 완전 장터로 변한지 오래라
그래도 신선하거나 좀 더 달라진 모습이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었던 쥔장만 오히려 허탈하긴 했다.
예전에 차 전문 잡지 " TEA & PEOPLE- 차와 사람" 이 관여하였을 때는 생기도 있고
나름 한다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로서 다들 자부심 갖고 참여하엿던 수준이라면
이제 그들은 이제 중견으로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싶었는지 코빼기도 보이질 않고
이제 막 시작을 하거나 겨우 문턱에 발을 들였지만 자부심만큼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올라 가격만 비싼 다도구과
차와 관련된 그들만의 리그 출전자들의 작품만이 잔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휑하고 썰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개중에는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아니하고 참가하는 낮익은 도공들도 보이고 꽤 괜찮아 보이는 작품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물론 그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도 아니요 그 과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나
차 축제라고 하는 것은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차를 홍보할 기회요 이미 입문을 하엿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더 나은 지식과 차를 공부할 방법과 좋은 다도구와 차를 선별할 그러면서도 직접 생산자와 만나는 기쁨과
가격 경쟁에서 좀더 유리한 입장을 살펴 주려던 것이 목적이었을터인데도 불구하고 역시나 그림의 떡.
관심권에 들었다 싶어 손에 들어보면 엄청나게 가격이 장난이 아니어서 헉...이 장식장 역시 가격이 천정부지.
또 유행처럼 번지는 옛것처럼 흉내내기와 현대적 가미를 하였다 해도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게다가 누군가는
자신이 만든 것만이 최상이어서 남의 것은 안중에도 없고 또 어떤 이는 완전히 개똥으로 알면서
찾아든 발길에게 별 말 같지 않은 소리를 지껄여 댄다.
자신이 만든 것이 최고라면 다른 사람들의 것도 그만큼 대우를 해줘야 하는 법이고
자신의 것을 미처 몰라보았더라도 막말을 그리 함부로 해서도 아니 되는 법이거늘 스스로를 깍아먹는 행위를 하는
참으로 차 정신과는 거리가 먼, 혹은 차를 이용한 얄팍한 상혼만 성성한 한심한 인사도 있더라는.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 곳곳에 발길을 놓아 차를 음미하고 맛과 향을 비교해봐도 그들이 자랑하며 내세운 만큼
입맛에 쏘옥 , 그래 이 맛이야 감탄케 할 맛은 별로 없었고 지들 자랑만 고공행진 와중에
대를 이어오는 조태연가의 죽로차는 여전히 차인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반가웠고 자신들의 차에 대한 자부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도 차를 찾는 차인들에게 차를 구입하던 아니하던 상관없이 정중하게 대접하고 차를 우리며 미소짓는 모습에
강요하지 않아도 강요받지 않아도 저절로 차를 구입하게 되나니 그야말로 차 정신이 제대로 계승되어오는 죽로차가 아니던가 싶었다.
하도 행사장에서 별 꼴을 다 보다 보니 어이가 없기도 했고, 약간 맛이 간 듯한 사사람들도 더러 있어 흥미 유발이지만
본질을 잃어버린 듯 하고 "티 앤 피플"이 참여하지 않는 티 페스티벌이 휑뎅그레 하였다.
아무리 봐도 참신한 기획과 짜임새 있는 모양새가 아쉬웠고 온갖 차 관련 물품들이 등장하여
장터 보다 더한 장돌뱅이 모습에 실망감과 고급스럽지 못한 싼티 팍팍내며 기함을 하게 하나니
모처럼 시간을 내어 찾아든 발길들에게 얄궂고도 묘한 기분 나쁨을 전달하던 행사가 섭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차회에서 자기들만의 색을 드러내며 행다하는 모습을 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지만
그 또한 차의 경계를 넘마듦의 벽을 깨지 못할까 염려스럽긴 했으나 시작은 소소하여도 하다보면 경지에 이른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시연이요 그나마 차의 명맥을 우지하는 차회가 있는 한 남의 나라 커피에 완전히 밀려버리지는 않겠다 싶어 안심이 되다가도
너무 요란하게 뻗치고 행다를 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茶는 어렵다는 거부 반응을 줄까 싶은 노파심이 없진 않았다.
어쨋거나 몇 번을 돌았어도 손에 쥐어 올 다도구 없이 나오자니 참으로 섭섭하였고 안타까운 마음이었으나 어쩌겠는가.
세월도 세월이고 시절도 여전히 수상하니 마음을 내려놓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종종종.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손 쉬운 커피로 입가심 하고 돌아왔다는 어이없음.
그 전날,
시아버님의 기일에 대구까지 내려갔다가 새벽에 돌아와 다시 졸리고 고달픈 몸으로 코엑스를 찾았으나
오고가는 길목 풍광은 전면 공사중으로 완전 철벽이라 그나마 코엑스에서 누리는 아이 쇼핑의 즐거움은 물 건너 가고
차 행사장에서의 불만족감은 두 번 다시 찾아들지 못하겠다로 결론지어졌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동행인들과 나눈 그 하루는 마음껏 즐거웠고 간만에 하루를 온전하게 전세 내었다.
첫댓글 티월드 다녀오셨어요?
어쨌거나 가보고 싶었는데...
내년을 기약하고 말았더랬는데, 소식으로라도 접하니 너무 반갑고 좋네요
글쎄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뭐 그런 말.
특별히 관심권에 들어오는 것이 없어서 더욱 그러했던 같다는 생각.
참~! 읽고 보니 왠지 입맛이 쓴 행사였나봐요~! 그랬군요~!
아, 정말 짜증이 확...정적인 차의 개념을 완전히 깼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