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232 --- 그곳만 지닌 모습에 소리가 그립다
산에 가면 바다에 가고 싶고, 바다에 가면 산에 가고 싶다. 이 섬에 가면 저 섬에 가고 싶고, 저 섬에 가면 이 섬에 가고 싶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자꾸 남의 것이 더 커 보이고 더 좋아 보인다. 끝 모를 욕심이다. 하지만 너무 휘둘리면 이도 저도 아닌 소위 죽도 밥도 아니 된다. 줏대를 세워야 한다. 나에게는 필요한 것이 남에게는 필요하지 않듯, 남에게는 필요한 것이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부족하지 싶어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명사십리 고운 모래도 처음에는 크고 작은 돌덩이였는지 모른다. 끊임없이 깨어지고 부서져 들락거리는 물결에 씻기고 닦이어서 세공되었는지 모른다.
섬에서는 섬의 소리를 들으며 보고 싶다. 그 바다 그 섬이 지닌 고유의 모습이다. 한 줌 바다의 물결도 중요하고 한 점 스쳐 가는 바람도 좋다. 그 자연의 소리가 자꾸 훼손되어 가고 있다. 뭍에서 파도보다도 더 시시덕거리며 밀물처럼 몰려들었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이것저것 잡스러운 것을 그대로 버리고 가는 뻔뻔스러운 뒷모습이 더 씁쓸하고 외롭게 한다. 끊임없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뭔가 그곳만 지닌 전통적 모습이나 소리를 고이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관광지를 찾으면 더 간절해진다. 범상하지 않을 만큼 빼어난 경관을 지녔는데 상업화 돈벌이에 급급해진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은 엉뚱하고 변덕스럽다. 하필 산에 가면 바다가 생각나고, 바다에 가면 산이 생각나고 그리운 것일까. 그렇다고 막상 바꾸어 보아도 다를 것이 없으니 주책이다. 하지만 당장 그렇다기보다 다음에는 그쪽으로 발길을 돌려보자는 은근한 마음으로 받아들여도 좋지 싶다. 산은 산대로 좋고 바다는 바다대로 좋다. 따라서 현실에 맞게 즐기며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합당하지 싶다. 괜스레 이쪽저쪽 마음만 심란하게 해서 득 될 것이 없다. 쓸데없는 지나친 욕심에 불과하다. 기회는 오늘만 아니라 내일도 있고 다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줏대가 없어서 지나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