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發 페이크 뉴스로 드러나고 있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소동
조갑제닷컴
청와대와 여권이 '쿠데타 실행 문건'으로 지목했던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 관련 문건 2건이 작년 大選 이튿날인 5월 10일 정부 문서를 공식 등록하는 온라인 시스템에 등재되었음이 어제 확인 되었다. 자유한국당은 "기무사나 당시 군부가 쿠데타를 모의했다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문건을 정부 문서로 등록했겠느냐"면서 "당시 기무사가 쿠데타를 모의한 게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10일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작년 기무사가 정부 업무 처리 전산화 시스템인 '온나라 시스템'에 등재한 문건 목록을 공개했다. 행정자치부가 관리하는 온나라 시스템은 정부 문서 결재 업무를 온라인 처리할 수 있고 의사 결정 과정도 기록·보관된다. 이 목록에 따르면 기무사는 작년 5월 10일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 생산(건의)'과 계엄 관련 '대비 계획 세부 자료 생산(건의)' 문건을 온나라 시스템에 올렸다는 것이다. 두 문건을 비밀문서로 생산(등록)해야 한다는 제안서였다고 한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과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5~6일 8쪽짜리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 문건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7월 2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67쪽짜리 '대비 계획 세부 자료' 문건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고 親與언론과 반군선동 세력은 이를 근거로 쿠데타 음모로 몰아갔다. 이후 대통령 특별 지시로 군·검 합동수사단이 발족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사중인 사건임에도 사실상 유죄라는 심증을 내비치는 발언을 하였다.
조선닷컴 보도: <기무사 관계자들은 해당 문건들에 대해 "탄핵 판결 후 극단적인 치안 불안 상황을 가정해 작성됐다"면서 "쿠데타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해 왔다. "계엄 관련 훈련에 참고하기 위해 '훈련 비밀'(2급)로 보관해 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비밀 등록 과정이 비정상적이고 내용에 비밀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반박해 왔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국감에서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국방부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송영무 장관 시절 국방부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해당 문건이 온나라에 등록돼 있는지 여부를 몰랐다"며 "다만 비밀 문건을 등록하는 '보안나라' 시스템에 등재가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등록된 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이 "기무사는 보안나라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자 국방부는 다시 "몰랐다"고 해명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 문제는 합동수사단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측은 "기밀이었던 계엄 문건이 청와대 대변인과 군인권센터에 전달돼 기자회견이 이뤄진 과정에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사안을 키울 목적으로 해당 내용을 공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밀을 노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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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작성 조샛별 기자의 글
JTBC가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보도로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2018.8.28. JTBC의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룸’을 통해 앵커는 다음과 같이 자랑스럽게 멘트를 한다.
『JTBC가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보도로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JTBC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던 지난해 3월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고 이를 계기로 군·검 합동 수사단이 꾸려져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기무사 계엄령 문건 사태’와 관련한 JTBC의 보도에는 심각한 수준의 사실왜곡이 많았다. 그동안 JTBC는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은 촛불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계획 문건이며, 7월 20일 청와대가 추가 발표한 계엄령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명백히 ▲ 기무사가 계엄을 대비한 것을 넘어 구체적으로 계엄령 실행을 준비한 증거이고, 계엄령은 기무사 혼자 결정할 수 없으므로 ▲ 청와대와 ‘친위쿠데타’ 사전 모의를 했거나 청와대 지시에 따라 계엄령을 준비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보도해 왔다.
JTBC가 어떻게 사실 왜곡을 해왔는지 정리해보면 이렇다.
1) 기무사의 모든 계엄령 검토 문건을 ‘촛불 시위 진압용’으로 왜곡 보도
JTBC는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1차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보도 때부터 해당 문건이 ‘촛불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계엄령 준비로 해석하며 보도했다. 처음 공개된 2017년 3월자 ‘전시 계엄 및 합수의무 수행방안’ 문건은 탄핵의 기각 또는 인용을 모두 염두에 둔 대비계획이었다. 태극기 집회, 촛불 집회가 광화문에서 격돌하는 상황에서 탄핵이 기각이 되든, 인용이 되든 큰 소요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군이 계엄령을 선포해야 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으니 그에 대비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JTBC는 7월 10일자 보도를 통해 2016년 11월 초에 작성된 문건이 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유로, 이후 모든 기무사 문건을 ‘촛불 시위 진압용’으로 보도하고, 기무사가 계엄령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었다는 식으로 보도한다. 즉, 시기적으로 촛불 시위 초기에 작성된 계엄 검토 문건이 있으므로, 기무사가 촛불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다.
7월 10일자 보도 내용은 이렇다.
『계엄령이 발동되면 청와대와 광화문에 장갑차 부대를 배치한다는 문제의 기무사 문건은 작년 3월 초에 탄핵 심판 직전에 작성됐습니다. 그런데 기무사가 JTBC가 태블릿PC를 보도하고 촛불집회가 본격화된 직후인 2016년 11월 초에 이미 계엄을 대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촛불집회 초기부터 계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스튜디오에 출연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의 말을 빌어, 촛불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계엄령 검토로 단정짓는다.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때 검토했다는 것은 해석을 하자면 촛불시위 자체를 무력을 동원해서 진압하겠다는 뜻인 거고요. 3월의 문건은 그나마 많이 양보해서 ‘탄핵이 기각됐을 때 성난 군중을 어떻게 할거냐’라는 문제의식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변명하는 것이 소급해서 그 이전에 11월부터 문건이 작성돼 있다고 하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군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성난 군중, 화난 우리 촛불시민들을 군부대를 동원해서 진압할 생각을 그전부터 이미 했다는 겁니다.』
7월 20일 청와대의 기무사 문건 관련 추가 브리핑에 이어, 7월 24일 기무사 계엄령 대비 세부계획 문건이 전체 공개된 이후에도 JTBC는 기무사 문건이 탄핵이 기각되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될 것을 가정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탄핵이 기각된 이후 열릴 촛불집회를 겨냥해 계엄령을 꺼냈다는 얘기입니다.』
JTBC는 ‘탄핵이 기각됐을 경우를 대비한 문건’이라고 사실을 왜곡해 브리핑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말을 아무런 검증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보도했다. 당시 박근혜의 청와대가 탄핵이 기각될 것을 확신했었다고 주장하며, 탄핵이 기각되어 촛불집회가 격화될 것을 겨냥해, 청와대가 이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 결론 : 현재 공개된 기무사 계엄령 관련 문건 어디에도 ‘촛불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검토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기무사가 계엄령을 검토하고 대비하게 되는 배경에는 여러 이유들이 존재한다. 기무사 문건에도 북한의 체제 붕괴 우려, 북한의 대남 도발 정황, 탄핵 찬반 집회로 인한 소요사태 우려 등 여러 가능한 상황들이 적시돼 있다. 따라서, 단순히 문건이 작성된 시기, 문건에 ‘촛불집회’가 언급된 문구를 들어 이 문건의 작성 이유를 ‘촛불 집회 진압용’으로 단순화 시키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 보도다. 박근혜 당시 청와대가 탄핵 기각을 확신했었다는 주장도 기자의 ‘상상’에 불과하다.
2) 기무사의 대비 계획을 계엄령 ‘실행계획’ 및 쿠데타 준비로 왜곡 보도
JTBC는 청와대가 추가 브리핑을 하고 7월 24일 공개한 계엄령 ‘대비계획 세부자료’의 내용 중 ‘주요시설 군 병력 배치 계획, 언론 통제 계획, 포고문·담화문 등의 문안 내용’ 등을 가지고,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이 계엄령 실행을 전제로 한 문서이며, 쿠데타 준비를 한 것처럼 보도했다.
JTBC는 “기무사는 서울 시내를 군부대로 어떻게 장악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광화문과 여의도에 탱크를 주둔시켜, 집회 자체를 막겠다는 발상입니다...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방안도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있습니다”라고 자극적으로 보도하며, 마치 기무사가 쿠데타를 상세히 준비라도 한 것처럼 보도했다.
▲ 결론 : 추가 공개된 문건은 계엄령 ‘대비계획 세부자료’이다. 당연히 계엄령이 실행될 때를 대비하는 것이므로, 실행되었을 때 이루어져야 할 수많은 복잡한 사안들을 세부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것이고, 그 내용이 모두 문서에 들어가 있었던 것뿐이다. 해당 문건은 계엄령 시행 단계마다, 세부항목마다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가정하여 법리적 검토, 행정적 검토, 정치적 검토를 한 것이다. 당연히 계엄령 실행 시 선언문, 포고문, 협조문 등 각 기관에 보내야 할 문서의 양식도 샘플로 작성되어 첨부된 것일 뿐이다. 검토 내용이 상세하다고 해서 ‘명백한 실행 계획’이며 쿠데타 모의라고 의심하는 것은 옳지 않다.
3) 탄핵 기각될 것을 염두에 둔 청와대의 지시로 ‘친위 쿠데타’를 준비한 것으로 왜곡 보도
JTBC는 지난 7월 26일자 ‘뉴스룸’ 『‘탄핵기각' 확신한 박 청와대…계엄계획 '교감여부' 살핀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뚜렷한 근거도 없이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탄핵 기각을 확신했으며, 탄핵기각으로 촛불 집회가 격화될 것에 대비해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민병삼 씨의, “계엄은 군이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경찰, 검찰 그리고 국정원. 계엄령을 내리는 것은 통수권자예요”라는 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청와대의 지시 하에 기무사가 계엄령을 준비라도 한 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펴는 보도를 했다.
이후 기무사에 대한 합동수사단의 수사에서 별 혐의점이 나오지 않자, JTBC는 한번 더 청와대의 계엄령 지시 주장을 들고 나온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탄핵소추안 통과일인 2016년 12월 9일에 청와대를 출입한 기록이 있음을 근거로 “기무사령관이 청와대를 찾는 것은 통상 대통령과 독대하기 위해서인 만큼 이날도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탄핵을 전후에 청와대를 드나든 기록은 있으나, 청와대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무엇을 논의했는지 등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JTBC는 기무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분명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함이라고 전제하며, 필연적으로 ‘계엄령을 논의’하기 위함이라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 결론 : JTBC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내란 음모’ 혐의에 기무사뿐 아니라 당시 청와대까지 가담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의 청와대에 의한 계엄령 지시’를 주장하며 내세우는 모든 근거들은 그저 ‘상상력’ 수준의 정황뿐이다. 여러 정황들을 꿰어 맞추는 식의 보도는 ‘소설’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