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남기는 건
서문곤
세월은
기척도 없이 와서
어제의 얼굴을 슬며시 가져간다.
미처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들은
창가에 오래 놓인 화분처럼
말라가는 줄도 모르고 계절을 건너간다.
돌아보면
선택하지 않은 길마다
희미한 불빛 하나씩 켜져 있고,
그 앞에 선 나는 아직도
떠나지 못한 사람처럼 서 있다.
세월은 왜
답을 알려주지 않은 채
질문만 깊어지게 하는가.
손에 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잃고 나서야 더듬게 만들고,
지나간 날의 침묵 속에서
늦은 후회를 꽃피우게 하는가.
세월은 아마
우리를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견디며 지나온 사람만이 알아볼
작은 씨 한 톨을
마음속에 심어두는지도 모른다.
카페 게시글
*11*커피향문학/자작
세월이 남기는 건
세오
추천 0
조회 11
26.10.17 12:12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세오님
우리의 삶이군요
뒤돌아 보니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 세월입니다
아침에
생각을 주는 글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한주도 힘찬 걸음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