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정상급 좌완투수 제물포고 3학년 이현호가 국내잔류를 선언했다. 이현호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남고와의 청룡기 결승전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 시애틀. 시카고 컵스 등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입단 제의가 들어왔지만 국내에서 실력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제1의 좌완투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현호는 좌완투수로는 드물게 최고구속 145㎞를 자랑하는 파워피처다. 롯데 조성우 스카우트는 “장래성이 촉망되는 선수로 현 고교 좌완투수 중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면 드래프트제 실시로 많은 고교생들의 해외진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급 선수의 국내잔류 선언은 눈길을 끈다.
그는 “고교 1학년 때 왼쪽 팔꿈치 수술로 슬럼프가 왔었다. 너무 힘들어 야구선수의 꿈을 접으려고 했었지만 아버지를 보니 그럴 수 없었다. 정말 악착같이 훈련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현호의 아버지 이재원씨는 중학교 시절까지 농구선수를 했으나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꿈을 포기했었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야구공을 놓을 수 없었다.
이현호는 “아버지께서 자신이 못 이루신 꿈을 우리 세 남매를 통해 이루고 싶어하신다. 프로에 나가서도 반드시 성공하겠다” 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이현호의 큰 형 이민호(서울문화예대)는 야구선수로. 쌍둥이 누나인 이지현(인성여고)은 농구 청소년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이현호는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완투했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패배를 안았다.
김경윤기자 bicy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