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5월 4일 수요일 늦은 4시30분부터
함께 한 아이들 : 6명인데 1명이 일찍 가버림
함께 읽은 책 : 해와 달이 된 오누이 / 고지영 / 웅진주니어
도서관 / 사라 스튜어트 / 시공주니어
배추흰나비 알 100개는 어디로 갔을까 / 권혁도 / 길벗어린이
요일을 옮긴 후 처음입니다. 오늘은 수요일, 그 동네를 자주 가야 하는 날입니다. 중간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다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 복지사 선생님이 새로 오셨어요. 인사드렸더니 센터장님이 이야기 해주셨다며 얼굴도 사진으로 봤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얼굴이 언제 센터에 들러붙었나 봅니다. 할머니들도 다른 분들이고, 아이들도 얼굴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날짜가 바뀌니까 학원 가는 아이도 있고 일찍 오는 아이들도 있어서 그랬어요. 아이들도 나름 스케줄이 있으니까요. 이제 겨우겨우 이름을 외우고 있는데 아쉽게도 못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휴일이라고 미리 어린이날 선물도 준비되어 있고 부모님께 편지도 쓰고 있더라구요. 바쁜 아이들입니다.
들어가서 순서 정하고 슬슬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채린이 언니 아영이도 있고 태훈이도 처음 함께 하는 날입니다. 서정이, 채린이, 민지, 민경이도 여전했구요. 처음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입니다. 저는 이 책이 참 좋더라구요. 분위기도 으스스하니 먼저 시작하자고 합니다. 조용조용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다들 아는 이야기라고 떠들기도 하고 오누이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겠다' 부분이 나오니까 너도나도 따라합니다. 붉은 자국이 선명해보였던지 아이들이 '피'라고 이야기합니다. 저고리를 벗고 치마를 벗는 장면에서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지 태훈이가 표정이 어색해졌어요. 그리고는 바로 잡아먹는 장면이 나오니까 아이들이 '잡아먹었어. 잡아먹었어.'하면서 중얼거립니다. '오도독오도독'을 듣더니 채린이가 "애기 손가락을 먹는거예요?"하고 물어보더니 "불쌍하다~"하면서 이야길합니다. 우물에 비친 얼굴을 보더니 태훈이가 달이랑 해님 같다 하고 도끼로 찍으면 된다고도 이야길 해줍니다. 마지막에 해님이랑 달님 얼굴이 나오니까 아이들이 "난 달이 좋은데" "내 해가 더 좋은데"하면서 이야길 나눕니다. 무섭냐고 물어보니 답은 안하고 다음에 [여우누이]를 가져와 달라고 이야길 합니다.
두번째는 [도서관]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가지고 갔어요. 태훈이가 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다고 중얼거리더니 자리를 다시 잡습니다. 진경이가 자꾸 무릎에 앉아서 들으려 하다보니 허벅지가 좀 아팠어요. 사정을 했는데 잠깐밖에 비켜주질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제법 잘 들었어요. 책이 자꾸 늘어나는 장면과 가득한 장면에서 아이들이 우와 하면서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 마지막에 친구랑 앉아서 책을 읽는 장면을 보더니 아이들이 똑같다고 해요.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도, 책을 보는 모습도, 안경도, 머리도, 고양이도 모두 똑같답니다. 그 옆 페이지에 같이 걸어가는 장면에서도 고양이들이 따라간다고 했는데 흰 고양이를 보고 제가 착각을 하니까 걔는 옆에 앉아서 책 보는 사람의 고양이일거라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렇게까지 본적이 없었는데 여기 아이들은 저한테 그림을 세세히 보는 법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배추흰나비 알 100개는 어디로 갔을까]입니다. 애벌레라 별로라고들 하더니 두번째 쪽 넘어가니까 바로 조용해집니다. 제목을 읽고 얼굴을 쳐다보니 아이들은 알 100개는 나비 100개가 될거라고들 했어요. 장을 넘길 때마다 줄어드는 애벌레를 보며 신기해했구요, 조금은 징그럽다고도 했습니다. 태훈이는 알에서 다 깨어나지 못한 이유를 자꾸 반복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다 읽고 마지막에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와 짝짓기 한다고 하니 다들 안심하는 눈치입니다.
중간에 민지는 병원가야해서 나갔고 나머지 아이들은 끝까지 잘 들었습니다. 종알종알 자기 이야기도 열심히 하고 책 이야기도 열심히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