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도 극단 가람의 한윤섭 작 이상용 연출의 후궁 박빈
공연명 후궁 박빈
공연단체 제주도 극단 가람
작가 한윤섭
연출 이상용
공연일시 2019년 6월 15일 오후 4시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일시 6월 15일 오후 4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주도 극단 가람의 한윤섭 작, 이상용 연출의 <후궁 박빈(後宮 朴嬪)>을 관람했다.
1975년에 창단된 극단 가람은 제주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공연뿐만 아니라 전국규모 연극제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일본, 발리, 중국, 베트남)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 연극의 우수성을 국내.외로 알리고 있으며, 창작 작품 제작 등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제주의 유일한 극단이며 현재 제주도 공연단체로서는 유일하게 제주의 설화 및 인물의 소재로 창작뮤지컬 및 창작마당극 등을 여러 작품을 제작하여 전국 순회공연 및 제주를 알리는 해외 공연을 하고 있는 유일한 단체이다. 연극전공 뿐만 아니라 무용, 국악 등 전문성을 지닌 단원들로 이루어져 뮤지컬, 무용극 등에 우수한 단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적 제작이 용이하며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제작 하고 있으며 탐라문화제, 제주 국제 감귤박람회 등과 같은 국제적 행사에 개막공연을 제작하여 선을 보이는 제주 유일한 단체이며 다양한 레파토리를 지니고 있는 단체이다. 또한 6회 연속 전국연극제 및 대한민국연극제에 제주대표 극단으로 참가 하는 전국 유일한 기록을 세운 단체(단체상 금상 2회, 은상 1회, 연기상 3명)이다
극작가 겸 연출가 한윤섭은 충남 온양출신으로 서울예술대학에서 극작을, 프랑스 헨느 대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극작가와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전국창작희곡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 <열린문>이라는 이름으로 극단을 창단한 후 2015년 극단 이름을 에이치프로젝트로 바꿨다 극단 대표인 한윤섭은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발표한 희곡 작품으로 <굿모닝 파파>, <만적의 난>, <아! 바그다드>, <엄마! 지구랑 놀아요>, <후궁 박빈>, '<조용한 식탁> <오거리 사진관> 등이 있다. 제11회 문학 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봉주르, 뚜>는 그의 첫 장편동화다.
2017년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에 이례적으로 <성호가든>, <오거리 사진관>, <굿모닝 씨어터>가 올랐으며 극단 파도소리의 한윤섭 작 강기호 연출의 <굿모닝 씨어터>로 희곡상과 대상을 수상하였다. 2013년 연극<하이옌>으로 거창 국제연극제 대상, 2015년에도 거창국제연극제에서 <오거리 사진관>으로 희곡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2015년 고마나루 전국향토연극제에서 금상 <수상한 궁녀> 수상, 2016년에는 극단‘아시랑’과 합동 공연하여 고마나루 연극제에서 대상 <절세가인 효녀 노아> 수상, 2017년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굿모닝 씨어터>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동량이다.
이상용 대표는 제주에서 태어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발표회 때부터 보였던 외길의 싹을 트였다. 사춘기 시절을 지나 서울로 올라가 연극판과 영화판을 기웃거렸다. 군대에 가서 제주도에 다시 내려온 우연이 만든 <극단 가람>과의 필연. 잠시 머물다 갈 제주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물론 자의였다. “극단 사람들이 참 좋았어요. 후배보다 특히 선배와의 관계가 좋았죠. 꾸준히 한두 작품 한 게 지금까지 왔네요.” 햇수로 (다시) 제주 살이 29년째, 그는 극단에서 속된 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대표이자 연출가요, 연기자이자 무대 제작자, 그리고 조명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중앙에 장지문 형태의 조형물을 좌우로 배치해 궁궐 내부처럼 꾸미고 좌우에 단을 만들어 신하들의 동선으로 사용한다. 천정에서 백색의 차단막이나 돗자리를 내려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중앙은 임금의 침실로 연출된다. 무대 상수 쪽 객석 가까이는 흥부가옥으로 설정되고 거기에 조형물 아기 인형을 배치한다. 배경 좌우와 하수 쪽에 있는 등퇴장 로는 궁궐로, 상수 쪽 객석 가까이에 있는 등퇴장 로는 서민가로 들어가는 통로로 설정이 된다. 무대장치는 물론 의상에 공을 들인 게 눈에 띈다.
연극에서 서민 집 아낙인 여주인공은 29세로 연년생 아들 15명을 출산했다는 설정이고, 착하디착한 남편은 여주인공에게 쥐어 사는 모습이고, 하루일과를 마치면 색시와 동침하는 게 낙이다. 마침 대궐에서는 왕과 중전 사이에 대를 이을 자손이 태어나지를 않고, 궁녀들과 동침을 해도 세자가 태어날 기미가 보이지를 않으니, 백성들과 신하들은 물론 산천초목까지 후사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니 자연 15명의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은 여인이 왕의 씨받이 대상 1순위로 떠오르게 되지만, 여인에게 어엿한 남편이 있는 것이 문제라, 신하들은 계책을 짜 여인을 설득시켜 대궐로 데려간다. 물론 착하고 바보 같은 여인의 남편에게는 나들이를 잠시 다녀오는 것으로 핑계를 댄다. 대궐로 간 여인은 왕과 신하들 앞에서 15명의 남동생이 있는 집의 장녀인 19세의 처녀라고 신분소개가 된다.
드디어 여인은 왕과 금침 속에 들어가게 되지만, 등창을 앓고 있는 여인은 임금께 여인상위체위를 원한다. 임금이 놀라 멈칫하게 되고, 이를 엿듣던 신하들이 고금에 없는 체위라고 반대를 하니, 예조판서는 있을 수 있는 행위라며 중국 명나라의 고서를 증거라며 임금께 고한다.
여하튼 왕세자가 태어난다. 그러자 중전과 대신들은 새로 태어난 왕자의 외숙이 15명이나 되니, 세자가 후에 대를 잇게 되면 외숙들이 처처 요직에 앉게 되고, 외척의 세도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뻗게 되면 큰일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15명 전부를 처단하자고 왕께 아뢴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정적은 반드시 처단되듯 이 극에서도 결국 아들 15명은 아비와 함께 처단된다.
중전은 후궁에게서 씨받이의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후궁 박빈으로 호칭되지만, 세자는 중전 자신이 기르겠다고 왕께 아뢰고 신하들도 중전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아기가 곱슬머리인 것을 이유로 왕손이 아니라며 여인을 의심하고 외도를 했다며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지만, 왕이 여인을 집에 한번 돌아가도록 허락한 것을 이유로 집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여인이 그리던 집에 돌아와 보니 집은 텅 비어있다. 외척세력의 확장과 전횡을 막기 위해 모조리 처단을 했으니, 그 누가 남아있으랴? 여인은 찾다가 기진해 주저앉는다. 뒤따라온 신하에 의해 남편과 15명의 자식이 살해당한 것처럼 여인도 마침내 살해를 당하고 만다. 왕실에서는 왕과 왕비가 아기를 안고 기뻐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고가영이 주인공 여인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과 혼신의 열정으로 열연을 펼쳐 보인다. 박세익이 임금, 김금희가 대비, 차선영이 중전, 이승준이 도승지, 이동훈이 이인문, 이병훈이 흥부, 홍창현이 상선, 송애순이 상궁, 홍진숙 김정임 박선미가 궁녀, 신연수 김 룡 최선이가 자객들, 최우진이 호위무사로 출연해 성격설정에서부터 대사전달에 이르기까지 출연자들의 수준급 연기는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이상용, 무대감독 김 룡, 음향감독 정현주, 조명감독 양진영, 음향오퍼 고성준, 조명오퍼 김솔지, 분장 고영남, 기획 송윤규, 기획 봉희섭, 진행 이광후, 무대크루 최우진 김으로 이원조 정석우, 음악제작 최인양, 의상 이화숙, 소품 김남희, 기획 감상철 김정희, 진행 강한근 고동원 조성진 신재연 강윤희 등 스텝 전원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제주극단 가람의 한윤섭 작, 이상용 연출의 <후궁 박빈>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수준급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 1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