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 소쿠리 삶아서 껍질을 벗기는데
다시 속껍질, 보늬라고 했다
보늬라는 말에 멈칫,
그 예쁜 말에 칼집을 내려니 미안했다
마음의 행간에서 숨은 죄를 벗겨내고 있을 때
보았다
영혼의 속껍질처럼 달라붙은 상처의 군더더기들,
내 마음의 보늬였다
고통의 물기 다 빠져나간 상처들이
누덕진 영혼의 속껍질을 이루고 있는
내 마음의 보늬,
그렁그렁 풀어내야 할 삶의 꺼풀막이었다
보늬라는 말,
절대로 예쁘지 않은 미혹이었다
입안이 떫다
-시집<사람거울>중에서
|
첫댓글 내 영혼의 보늬를 벗겨내는 부활절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