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라톤을 뛰었다고 말하면 듣는 사람들이 다 한번씩 되묻는 말이다.
전혀 뛸것 같지 않게 생긴 내 몸매를 보고 하는 말들이겠지.
이번에 니찌난에 가서 절실히 느끼고 왔다. "진짜로 마라톤 뛰었어요?"
작년에 78.5km에서 제한시간 6분 초과로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꼭 완주하리라고 생각하고 바쁜 와중에도 내딴에는 열심히 남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일주일 내내 밤 11시가 되어야 집에 오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 얼마나 살겠다고 그렇게 바쁘게 사는지, 사무실이 바빠서가 아니고 개인적인 일이 많다. 목, 토요일은 정해진 사역이 있어서 늦고 화요일은 선교 중국어, 월요일은 성령학교, 수,금요일 남산, 일요일은 아침에 뛰고 교회가고.
출발전 금요일은 기도원에 가서 새벽 2시 30분 귀가. 잠깐 눈 부치고 공항으로 허겁지겁. 짧은 비행시간 내내 잠 자고, 이동하는 버스에서 자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라 정신없다.
대회 당일 새벽 비가 뿌리고 바람이 분다. 반팔 티를 뒤집어 입고 타이즈도 뒤집어 입고 반바지를 덧 입는다. 5시 출발,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정갱이도 양쪽이 아프다. 천천히 5km를 뛰고 화장실에 들러 체중줄이기를 하고 나오니 회수차가 뒤에 오고 있다. 52분이 경과.
가벼워진 몸으로 속도를 낸다. 앞서 가는 주자들을 계속 추월하면서 신나게 간다. 17km지점에서 회장님을 비롯한 한국의 주자들을 가비얍게 제치고 힘차게 간다. 20km지점. 2시간 12분 통과. 여기까지는 좋았다. 이 동네는 해가 뜨기 무섭게 뜨거운 태양으로 작열하다보다. 뜨거운 태양에 약한 내가 견딜 수 있을까, 걱정되는데 옆에서 뛰는 남편은 쉴 틈을 주지 않고 재촉을 해댄다. 이번에 꼭 완주를 시키겠다나.
점점 더 뜨거워 지는 태양에 빨리 숲이 나타나기만을 바라며 뛰어 간다. 겨우 겨우 숲속으로 들어 왔지만 이제는 오르막에 지친다.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은 속도를 내서 뛰고 시간을 줄여 보자고 하며 같이 가는데 오르막에 강한 남편은 답답해 하며 채근한다. 내리막이 나오면 기다렸다는듯이 속도를 내서 뛰어 가는데 평소 내 속도보다는 너무 빠르다. 천천히 가자고 하니 63km관문에 1시간 여유를 두고 통과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달린다. 드디어 55km 정상을 지나 내리막이 계속되는 지점에 왔다. 신이 나서 2km 정도 달렸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워 속도를 낼 수가 없어 조금 걷자고 하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안된다고 한다. 그러면 먼저 가라고 하니 그럼 천천히 오라고 하면서 횅하니 가버린다. 진작 보내 버릴걸, 후회하며 걷는데 발이 꼬인다. 넘어지기 일보 직전, 봉사자들이 있는 지점에 와서 못 뛰겠다고 표시를 하니 의자를 주는데 어지러워 앉을 수가 없다. 봉사자가 부축해 주어서 겨우 앉았는데 말이 통해야지.
구급차가 오길래 타겠다는 표시를 하니 태워준다.말이 통하지 않아 그 사람들은 내 상태가 엄청 심각한 것으로 오해했나보다. 63km 관문의 의료진에게 인계해 준다. 거기도 말이 통하지 않아 산소 호흡기까지 씌우고 야단 법석이다. 결국 통역하고 전화를 연결해 상태를 설명해 주었음에도 기어코 병원으로 실려 보낸다.
잠이 부족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참가하여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바람에 한바탕 법석을 떨고 돌아 온 이번 일본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알리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악바리 권세형 친구의 격려 글에 뭐라 답을 할까 하다가 멍 친구들에게 고백한다.
첫댓글 실패담(?)을 재밌다고 표현하문 안되지?난2키로뛰면 적당해 하고 자위하는데 옵마나~~
일본 니찌난에 다녀 왔구나 거긴 상당히 고 난이도이고 이번 날씨도 상당히 덥다고 하던데 고생 많았다 그래도 한국 선수 권영규님이 우승을 했다니 참 기분 좋더라 푹 쉬고 몸조리 잘 하길 바란다
수고하였구 두번 실패하였으니 내년에는 꼭 성공하겠지.이제보니 다 회복 되었겠군.
바쁜 한주 보내면서 살아가는 노고단이 아름답다. 주일날 아침에 뛰고 가는 방법도 있구나..
수고가 많구나.
남산 언덕주할때 마다 마주하며 간단인사가 다였는데...일본까지 가서 대단한일을 도모하고 있었을줄이야...수고하였고 빠른 회복 기원할께...담에 남산에서 만나면 생생 실전을 전해주라...화이팅!!!힘!!!
무써븐 여인이 또 있었네. 요즘은 입상이라도 안하면 풀코스 뛴 건 쳐주지도 않는 분위기야 글쎄...
다들 울트라네..수고했다. 나도 내년엔 함 해봐야지..
노고단, 화이팅!!
대단하다. 남산에서 한번 봐야지
요즘 여견이 난리 부르스 치네^^ 노고단은 울트라 도전에 . 앵두는 또 3위 입상에. 비단결은 수영 3km에 . 민들레는 "하프는 산책 코스" 라 모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