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금주·차량운행 자제 등 다채로운 운동 전개
도보성지 순례·가족 기도 바치기·피정 등도 마련
“기다렸다. 사순시기!”
교구내 각 본당들의 사순시기 각오가 남다르다. 희생과 보속을 바탕으로 사순시기를 알차게 보내는 본당을 늘고 있는 것. 특히 그 어느 해 보다도 “1년에 한번 찾아오는 사순시기를 그냥 보낼 수 없다” “신앙 쇄신과 본당 공동체 활성화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사순시기인 만큼 대세는 피정이다. 모전동본당을 비롯해 서신, 양지, 신둔, 보정, 망포동 예수성심, 고등동본당 등 교구 내 대부분 본당에서 사순 피정을 실시하거나 현재 준비 중이다.
특히 피정의 형식도 영상 피정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하고 있어 신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사진도 교구를 넘어서 춘천교구 배광하 신부, 청주교구 박효철 신부 등 전국의 유명한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신자들의 영을 행복케 하고 있다.
‘차별화된’ 특별한 사순시기를 보내는 본당도 늘고 있다. 동천성바오로본당은 40일간 2인 1식 금식기도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물론 본당 주임 신부도 이 운동에 동참한다. 동천성바오로본당은 특히 전 신자들이 동참하는 새벽기도와 고리기도, 9일 기도운동을 선교운동과 병행. 사순 열매를 영글게 하고 있다.
감골본당도 사순시기 동안 금주, 금연, 바오로 서간 필사를 골자로 하는 ‘40·40’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80여명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금주와 금연, 바오로 서간 필사를 서약했으며 봉헌 약정 금액도 2000여 만원에 이른다. 감골본당은 이밖에도 사순을 맞아 신자들에게 과소비를 지양하고, 식단을 간소화할 것을 요청했으며, 물과 전기 아껴쓰기, 자전거 이용하기, 용돈 절약하기 등을 신자들에게 제안했다. 이에 신자들은 가족기도 바치기, 차량운행자제, 미용실 안 다니기 등을 통해 40·40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땀으로 사순시기를 보내는 본당도 있다. 원천동본당은 3월 28일 은이성지에서 미리내 성지까지 중고등부 도보성지 순례 및 봉사활동을 전개한다.
뜻깊은 시기에는 역시 뜻깊은 말씀이 제격. 각 본당들은 또한 다양한 사순특강을 통해 신자들의 사순나기를 돕고 있다. 광명본당은 ‘하느님의 자비’ ‘세상의 유혹’ ‘생명의 말씀’ ‘실천하는 올바른 기도’를 주제로, 영통영덕본당은 ‘신앙인의 웰빙’을 주제로 각각 특강을 마련했다. 은행동 성가정본당도 차동엽 신부를 초청 ‘기도’를 주제로 3월 15일 특강을 가졌으며, 당수성령본당도 3월 29일 곽명희(젤뚜르다) 강사를 초청, 선교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이밖에도 곡반정동, 동수원, 산본, 성복동, 세류동, 송현, 시화 베드로, 양동, 의왕, 범계, 인계동, 죽전1동, 지동, 철산, 포일, 하남 본당 등 교구내 대부분 본당에서 특강을 개최, 신자들의 신앙 재충전을 돕고 나서고 있다.
평택대리구장 조원규 신부는 특히 3월 14일 직접 ‘사순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주제로 곡반정동본당에서 특강을 실시, 신자들의 사순나기를 팔 걷고 도왔다.
또한 용인대리구 용인 1지구는 이례적으로 지구 차원에서 본당 별로 돌아가며 매주 화요일 저녁미사 때 특별강론을 개최, 지구 신자들을 행복하게 했다. 수원대리구 장안지구도 3월 5일 지구 사순피정을 가졌다. 지구내 6개 본당 신자들이 모두 참여한 이날 피정은 ‘바오로 사도의 열정을 배우자’라는 주제로 조원솔대본당 주임 한연흠(다니엘)신부의 강의와 찬양, 파견미사로 진행됐다.
감골본당 40·40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선서한 고영태(보나벤투라) 본당 총회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담배를 끊겠다고 생각해 본 일이 없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새롭게 도전하게 됐다”며 “기대반 우려반 심정으로 운동에 동참하지만, 의지로 안되는 부분은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골본당 배용우 신부는 “특히 남성 신자들이 이 기회에 40일 동안 금주와 금연을 실천해 그 절약되는 금액으로 가족 사랑 실천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 나눔에 나서주길 바란다”며 “자기 희생과 나눔이 함께하지 않는 신앙은 자칫 교조주의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우광호 기자·이정기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