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국 신부님은 말합니다. "길 위의 신부는 시적인 표현이고, 그 내용은
노숙자예요."
40년 사제로 살아온 삶이 '노숙자'가 되는 순간입니다. 영상에 비춰지는 모습은 잔치집을 연상시켰습니다.
오랫만에 대추리 마을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문정현 신부 서품 40주년 기념미사가
있었으니까요.
미사가 끝난 후 '길 위의 신부님'은 다시 대추리 노숙자로 돌아왔습니다. 하얀 사제복을 벗자 시골영감님이
입는 짙은 색깔의 체크무늬 남방과 솜을 넣어 누빈 나일론 체육복 바지가 그의 인생역정을 말해 줍니다. 그래도 신부님은 싱글벙글
웃습니다.
"오랫만에 신부 표가 났네!"
그는
대추리의 희망입니다. 대추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든든한 벗입니다. 이 나라의 생명과 평화와 인권을 지켜온 아름다운 전사입니다.
2년을 동고동락한 대추리 주민들에게 문 신부는 이렇게 불리워진답니다. 대추리 주민들의 입에서 나온 덕담입니다.
"고마우신 분" "좋은 양반" "술 마시기에 좋은 친구" "희망을 주는 사람" "장난꾸러기"
"산타 할아버지"
이날 신부님은 무대에서 '노을'과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또 어디서 배웠는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흥겨움에 취했습니다.
누군가 말합니다. "문정현 신부는 평화입니다"라고. 신부님은 얼어붙은 이 땅을 녹여줄
'살아있는 성자'입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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