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방송으로 제2 전성기
최근 은퇴 후 방송 활동을 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는 스포츠 스타들이 늘고 있습니다.
소위 스포테이너 전성시대입니다. 스포테이너는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로
스포츠 선수 출신의 방송인을 뜻합니다.
과거엔 주요 대회가 열리거나 시즌 중에만 얼굴을 볼 수 있던 스포츠 스타들이
이젠 TV만 켜면 나옵니다.
본인만의 끼와 재능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1세대 스포테이너로는 전 씨름선수 강호동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 씨름 유망주였던 그는 1989년 씨름 선수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활약했습니다.
1992년 돌연 은퇴한 후 지도자 연수를 준비하다
코미디언 이경규의 권유로 1993년부터 방송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93년 MBC 특채 개그맨으로 입사해 재치 있는 입담과 예능감으로 인기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1박2일’ ‘무릎팍도사’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국민 MC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도 우리나라 대표 스포테이너입니다.
안정환은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예능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수 시절의 ‘테리우스’ 이미지와는 달리 털털하고 진솔한 입담을 자랑하면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뭉쳐야 뜬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여러 방송에서 메인 자리를 꿰차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전 골프선수 박세리,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상화,
농구선수 출신 허재 등도 꾸준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아예 스포츠인이 모인 예능 프로그램도 인기였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는 스포츠 스타들이 전국 축구 고수와 대결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시즌1에서는 감독을 맡은 안정환, 씨름 선수 이만기, 농구 선수 허재, 야구 선수 양준혁,
마라토너 이봉주, 기계 체조 선수 여홍철, 사격선수 진종오, 이종격투기선수 김동현,
테니스선수 이형택, 배구선수 김요한, 스케이트 선수 모태범, 수영선수 박태환,
레슬링 선수 심권호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했습니다.
첫 회 시청률은 2.7%였지만, 스포츠 스타들의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고,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시즌2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
여성 스포츠 스타가 모인 예능 프로그램도 화제입니다.
시즌1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2021년 9월부터 시즌2로 돌아온
‘노는 언니’는 박세리뿐 아니라 펜싱선수 남현희, 피겨선수 곽민정,
수영선수 정유인, 육상 선수 김지은 등이 출연했습니다.
◇사업으로 새 길 찾아
은퇴 후 사업가로 나선 스포츠 스타도 있습니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가 대표적입니다. 손연재는 은퇴 후 리듬체조 학원을 열었습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의 생활 체육화를 꿈꿔왔고,
그래서 어린이와 성인, 지도자를 위한 리듬체조 클래스를 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2020년 한 방송에서 “은퇴한 지 4년 됐다.
은퇴하고 뭘 할지 고민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리듬체조 학원과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운동만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니까 모르겠더라. 1년은 열심히 월세 내고 월급을 줬다.
적자였다가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포에떼’의 브랜드
앰버서더로 뽑혀 레깅스와 탑 등 직접 의류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요식업계에 뛰어든 스포츠 스타도 있습니다.
메이저리거 출신 김병현은 2020년 광주 동구에 자신의 모교 이름을 딴 햄버거 가게를 열었습니다.
메뉴는 햄버거 5종과 스테이크 1종으로, 단품 기준 가격은 5500~6500원입니다.
굳이 햄버거 가게를 연 이유에 대해서는 “야구는 미국, 미국하면 햄버거”라면서
“야구와 햄버거는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현재 햄버거 가게 3곳 외에도 초밥집, 일본 라멘집, 태국 음식 전문점 등
여러 요식업 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배 양성할래요”…지도자의 길로
은퇴 후 후배를 양성하고자 교육자의 길을 걷는 스포츠 스타도 있습니다.
전 역도선수 장미란은 한국 역도의 자랑이자 역도 여제(女帝)로 불립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달성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국내 여자 역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현재 그는 2013년 선수 생활을 접고 용인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2021년 쇼트트랙 선수 출신 조해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으로 근황이 전해졌습니다.
사진 속에서 장미란은 안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또 살이 쫙 빠져 현역 시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2013년 설립한 ‘장미란 재단’에서 유소년 체육인 양성과 은퇴 선수의 재사회화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유도스타 안창림도 2021년 12월 은퇴 후 유도 지도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딴 안창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음 목표는 지도자로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20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그는 “국가대표 선수로서는 은퇴하지만
꾸준히 전 세계 유도 커뮤니티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