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으로 손해” 피해 공유하고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
[멈춰선 ‘카톡 공화국’]
자영업자 등 집단소송 움직임… ‘피해자 모임’ 온라인 카페 만들어
카카오 유료서비스 중심 보상안엔 “무료 서비스로도 피해” 반발 나와
1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외벽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카카오톡 피해자 모임’ 등의 카페에선 피해 상황 공유와 보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채널 마비가 사흘 동안 이어지면서 주문 상담 등에 지장을 받았다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적지 않았다. 경기 고양시에서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 씨(35)는 “주말 내내 카카오톡 채널로 주문을 못 받았고, 채널 복구 후 고객에게 답장했더니 이미 다른 업체에 예약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다음 블로그와 메일을 통해 심리 상담 의뢰를 받던 전모 씨(32)도 “블로그가 먹통이 되면서 네이버로 창구를 옮겼는데 의뢰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손해배상 소송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한 자영업자는 “카카오톡 장애로 고객에게 보여줄 상품의 사진과 견적서, 상품정보 등을 확인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전날 오후부터 온라인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를 만들어 피해 접수를 시작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18일 오후 4시까지 약 50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며 “다음 주초까지 피해를 접수한 후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17일 피해 보상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먼저 웹툰과 멜론 등 유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 기간 연장 등의 보상안을 공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충분치 않다’거나 ‘무료 사용자도 보상해야 한다’는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한 다음 카페 운영자는 “유료 상품만 상품이 아니다. 카카오를 키운 건 카페, 블로거들”이라며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 피해 관련 소송 참여자를 모집 중인 신재연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무료 서비스도 이용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로 손해가 발생했으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다만 서비스 장애로 인한 손해가 맞는지, 손해액이 얼마인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데이터센터 화재 탓이라고 하지만 그에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에 과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혜진 기자, 홍서현 인턴기자 서울대 교육학과 4학년, 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