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홍콩의 심각한 빈부 격차
② 한때 전 세계 1위, 홍콩 집값
홍콩의 젊은이들은 이 같은 상황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애에서 아파트를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인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아파트 가격은 급등했지만, 실질 임금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습니다.
홍콩의 1인당 GDP는 5만 6천 달러를 넘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은 40홍콩달러로 약 6,475원입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2.50 홍콩달러가 오른 것이죠.
4년 만에 최저시급이 올랐지만, 여전히 맥도날드에서 빅맥 세트를 사기에도 부족하며 스타벅스에서 라떼 한 잔을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이죠.
이처럼 홍콩의 최저임금으로는 높은 생활물가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실제로 홍콩의 아파트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손꼽힌 바 있습니다.
평당 1억 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미국 뉴욕보다 27% 더 비싼 수준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집값이 하락했죠.
서민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낡은 아파트에, 닭장이나 다를 바 없는 비좁은 쪽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홍콩 서민 21만 명이 이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요. 홍콩 사람들은 이 같은 아파트를 ‘새장’ 또는 ‘관’이라고 부릅니다.
홍콩에서는 집 하나를 작은 방 여러 개로 나눠 놓은 칸막이 아파트를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주차할 정도의 공간입니다. 대부분 이런 공간에서 3명의 가족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침대 하나로 방이 거의 꽉 차다 보니, 살림살이들은 침대 위 선반에 쌓아놓을 수밖에 없죠.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합니다. 이런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홍콩에서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쥐 E형 간염의 발병이 잇따르기도 합니다.
이런 아파트의 월세는 한 달에 30만 원 안팎인데요. 물론 돈이 없으면 이보다 더 좁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집을 여러 채 소유한 부유층 등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만끽하지만, 대다수 서민은 급격하게 오른 주택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허리가 휠 지경이죠.
③ 맥도날드 전전하는 ‘맥 난민’
이 같은 상황에서 아예 집 사는 것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홍콩 시위를 통해 그동안 누적된 불만을 여과 없이 분출했습니다. 실제 시위를 주도한 계층도 바로 젊은 층이었죠.
시위가 장기화한 배경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함께 빈부격차와 숨쉬기 힘든 현실,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절망이 자리했습니다.
홍콩에서는 집도 있고 직장도 있는 이들이 밤마다 맥도날드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을 ‘맥 난민’라고 부르는데요.
경제적 사정 때문에 24시간 운영되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맥 난민 중 절반 이상은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고 있었고, 3분의 2 이상은 월세든 자가든 집이 있었는데요.
실직자나 노숙자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죠. 그렇다면 이들이 밤마다 맥도날드로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과는 달리 홍콩에서는 집주인이 누진세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16배까지 전기세를 높게 받는 집주인도 있는데요.
홍콩의 여름은 고온다습한데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컨을 틀지 못하니, 차라리 시원한 맥도널드에서 잠을 청하겠다는 것이죠.
이처럼 열악한 주거 환경과 천정부지의 집값이 홍콩 서민들을 난민의 처지로 내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