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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추가]저는 더이상 사진을 찍지 못합니다.
어제였지요.
구사대가 천막당사를, 거기 있는 모든 천막을 다 쓸어버리고 쇠파이프로 사람 패기 직전에 저는 천막당사 바로 앞에 놓여진 컨테이너 박스 위로 올라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 비인간의, 그 아비규환의, 그 폭력 횡행의 장면을 한컷 한컷 카메라에 주워담기 시작했습니다.
이내 거친 욕설과 물병들이 날아왔습니다.
"야 저새끼 뭐야!"
"찍지마! 내려와 새끼야!"
상관않고 계속 찍었습니다. 조중동, 공중파는 물론이고 경향 ,한겨레도 공장 안의 상황을 보도하느라 그 현장까지 신경쓰기는 어렵다 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현장을 Full 버전으로 알려낼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다는 일종의 사명감에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습니다.
내려가서 같이 싸울까 생각도 했지만 어떻게든 기록을 남겨 알려내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얼마간을 찍자 하니 뭔가 굉장히 단단한 것이 날아와 내 머리를 정통으로 맞추었습니다.
맞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좀 어지러워서 주저앉았습니다. 얼마 있자 하니 카메라로, 바지로 빨간색 액체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피. 말도안되게 흘러내리는 선홍색의 피.
그들은 진작에 저를 노렸을 겁니다.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구사대들이 욕설과 폭력을 일삼을때 마다 카메라를 들고 맨 앞에 나서서 그들을 찍으며 쌍욕도 듣고 물병도 맞으면서도 줄기차게 카메라를 들이댔거든요...
한참을 그러구 사진을 찍었습니다. 밑에 있던 몇몇 기자들이 깜짝 놀라서 촬영을 하더군요.
동시에 구사대 중의 한명이 컨테이너 박스 위로 올라와서 내려오라고 위협을 합니다. 그냥 보내줄테니 일단 내려오라고.
그 위에 있어봤자 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내려왔더니 그들은 나를 집단으로 폭행하고 카메라 ,캠코더, 심지어 넷북이 들어가 있는 가방까지 뺏았습니다. 마치 전쟁중에 상대 군인을 포로로 잡고 무장해제 시켜서 풀어주듯이.
그들의 눈을 보았습니다. 눈에 뭐가 씌인듯 이미 인간의 눈빛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다 뜯겨진 천막당사 자리에 앉아서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누가 옆에서 부축을 합니다. 앰뷸런스가 도착한 모양입니다. 너무 울어서 반 실신 상태인 나를 앰뷸런스에 사무부총장님과 함께 싣고 메디웰 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진정하고 응급실로 들어섰더니 부상자들이 넘쳐납니다. 전쟁상황의 야전병원을 보는 듯 합니다.
예닐곱 명의 사복경찰이 들이닥치더니 누워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름들을 묻기 시작합니다. 쌍용자동차 앞에 있었는지, 있었으면 집시법이나 영업방해,일반교통 방해 등으로 잡아가거나 소환하겠지요.
기가 막혀하는 보호자들이 형사들에게 따지면서 소란해지자 병원관계자들이 보다보다 안되겠는지 형사들보고 나가라고 했지만 형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변조사를 계속합니다. 응급환자에겐 안정이 제일 중요한데 그렇게 몰려다니면서 공포분위기 조성하면 어쩌란 말인지...
그렇게 누워 있자하니 쇠파이프를 든 열명 정도의 구사대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한 선배 당직자가 도착했습니다. 저한테는 연세로 보나 운동 경력으로 보나 고참 당직자입니다.
링거를 반 이상 맞고 난 다음 부총장님과 그 선배 당직자, 경기도당 사무처장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다시 쌍용자동차고 나섭니다.
돌아갈 수도 없고, 정문 앞으로도 못가는 많은 사람들이 근처 아파트 부근에 다들 앉아 있습니다.
알고 지내던 많은 분들이 압박붕대를 머리에 두르고 나온 나를 보고는 다들 한마디씩 안부인사를 건네고 저는 머리 한번 더 터져도 좋으니까 카메라,캠코더,넷북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쇠파이프 맞은 선배당직자님과 그분의 가족과 함께 그분의 차를 타러 쌍용자동차 정문앞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거리에 나와있는 구사대들과 맞딱뜨렸습니다.
당연히 갖은 욕설과 비웃음이 난무했습니다.
나를 가리키며 "저새끼 저거 제일 독종이야" 하는 사람들에서부터
"민주노동당 유~ 명한 아저씨들 오셨네!" 라며 비웃는 사람들까지.
급기야 한명이 대빗자루로 내 배를 북~ 질러버렸습니다.
순간 조금은 사그라들었던 분노가 다시금 폭발할 뻔 했지만 겨우 참았습니다.
그렇게 선배 당직자의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생각을 했습니다.
"구사대들도 언젠가는 정리해고를 당할텐데 그때 우리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싸워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그들을 위해 싸워야지요. 어차피 쌍용차의, 아니 신자유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는 초국적 독점 먹튀자본이고 구사대는 또 하나의 '억압받는 노동자' 들이니까요. 하지만 당분간은 그럴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고 그런 감정들을 추스리고 그들을 위해 싸우는 과정 자체가 '운동' 이란 것이겠죠.
또다시 구사대에 대한 정리해고가 가시화되고 그 때 또다시 공권력과 구사대가 나타난다면 나는 또 정리해고자로 바뀐 지금의 구사대들의 입장에 서서 카메라를 들고 볼트맞으며, 쇠파이프 맞으며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을 것입니다.
구사대들로부터 카메라를 돌려받게 될지, 아니면 새 카메라를 마련하던지 어느 경우에든 나는 끝까지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뿐만이 아니라 억압받는 모든 이들의 관점에서 카메라를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사회를 썩게 만드는 모든 '올바르지 않은 존재' 들이 국회의원보다 더 무서워하는 '카메라' 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민주노동당 중앙당 장우식 홍보부장 -
8월 10일, '뺏긴 것들' 돌려받으러 쌍용자동차 앞으로 갑니다
점심밥 세그릇을 먹었습니다. 음식점과 슈퍼앞을 지날때마다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하나씩 입에 물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래도 허기가 가시지를 않습니다. 그동안 문화생활이 부족했나 싶어 영화도 두편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몸이 원하는 것은 다 하고 산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뭔가가 굉장히 고픕니다. 쌍용자동차 앞 천막당사에서 내리 일주일을 말그대로 살면서 한두끼 건너뛰어도 느낄 수 없었던 정말 , 뭔가 사무치게 고팠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 나는 그 이유를 원래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내 손에 카메라가 없었고, 내 눈앞에 노트북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것 뿐이었습니다. 나에게 그것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누군가가 나에게 '일' 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당직자분들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구사대에게 빼앗긴 장비들을 돌려받을 수 있겠느냐고. 한결같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경찰한테 뺏겼으면 절차를 밟거나 해서 찾을 수 있겠는데 저사람들이야 시치미 뚝 떼면 끝이 아니겠냐고들 하십니다. 어느정도는 예상했던 답변입니다.
만으로 이틀이 조금 넘게 지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억울함이 사그라들지 않고 화가 삭여지질 않습니다.
내가 카메라로 구사대를 때린 것도 아니고 , 그들을 밀친 적도 없습니다. 저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8월 10일 월요일에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으로 가겠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카메라를, 제가 사용하는 캠코더를, 제 노트북 컴퓨터를 돌려 받아야만 하겠습니다. 와이브로 단말기도, 외장하드도 돌려받아야 하겠습니다.
어차피 그들이 원한것은 제 장비가 아니라 제가 찍은 사진들입니다. 그것만 삭제하시고 돌려주시면 됩니다.
진작에 뽀개 놓았을 수도 있겠지요. 하나씩 나눠서 자신들이 쓰고 있을 수도 있고 자식들 선물로 줬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부서진 잔해라도 돌려받아야만 하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지만 노사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이제는 내 물건을, 당의 물건을 돌려받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가다가 막힐 수도 있겠지요. 정문 앞까지 갈 수 있으면 다행이고 진입로 입구에서 막힐 수도 있고 다리를 못 건널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가겠습니다.
'그들' 이 막는다면 핸드폰으로 기록하겠습니다. 그러면 핸드폰을 뺏을까요.
메모해 두겠습니다. 그럼 메모지를 뺏을까요.
눈에 담아두겠습니다. 그럼 눈을 뽑아갈까요.
머리에 담아두겠습니다. 그러면 목을 따서 머리를 뺏아갈까요.
어느 것이든 좋습니다.
때리면 맞겠습니다.
죽이면 죽겠습니다.
머리를 뽀개면 뽀개어져서 병원으로 실려가겠습니다. 그리고는 또 나타나겠습니다.
경찰이 뭐라 하면 연행해가라 하겠습니다. 48시간 후에 또 나타나겠습니다.
저는 제가 사용하는 장비들만 돌려받으면 됩니다.
복잡하게 손해배상 소송 같은거 들어갈 필요도 없이 뺏아간 것만 조용히 돌려주시면 됩니다.
내 일을 빼앗긴 자의 당연한 항의이고
당 소유의 장비를 탈취당한 당직자로서의 당연한 책임입니다.
세바늘 꿰매서 이틀 넘게 못 감은 머리로 월요일날 평택으로 가겠습니다.
내 장비, 당 장비. 돌려받겠습니다.
못돌려받으면 그 자리에서 앉아 버리겠습니다.
사측에 섰던 직원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들이대며 우리 모두의 폭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더군요.
누가 더 폭력적인지 , 누가 더 도둑놈인지 누군가가 몸으로 증명해야 한다면 그것도 증명하겠습니다.
어차피 터진 머리. 한번 더 터져 보죠 뭐.
8월 10일 아침 10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으로 내 장비, 당 장비 받으러 가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중앙당 장우식 홍보부장-
내 물건 받으러 갔다가 용역깡패한테 막히다.
예정보다 1시간쯤 늦은 11시경,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앞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으로 잘 보일까 모르겠습니다만 정문을 굳게 닫아 놓은 채로 출입하는 한사람 한사람 사원증을 검사하고 출입시키고 있더군요.
협력업체인지 납품업체인지 모르겠으나 안에있는 직원하고 연락이 안되었는지 입구에서 몇분째 발이 묶여있고 사람이 들어가는 입구에는 안에있는 직원들과 연락하는 사람,사원증이 인식이 안되어서 재확인하는 사람.. 꽤 혼잡하더군요.
들어가려 하니 용역이 용건을 묻습니다.
"사측 직원이 카메라를 뺏아가서 돌려 받으러 왔습니다"
"기자십니까?"
"네." (틀린말은 아닙니다. 기사를 안 쓴지가 몇년이 됩니다만 엄연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회원입니다.)
잠시 난감해하는 듯 하여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었습니다.
"빼앗긴 카메라 돌려달라고 사람이 왔다면서 당시 책임자랑 연결해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옆에 있는 경비실로 들어갔다 나옵니다.
그때쯤 출입하려는 사람이 잠시 많아져서 좀 기다리고 있다가 뜸해질 때쯤 다시 물었습니다.
"연락해 보셨나요?"
"누구요?"
"카메라 돌려받아야 되니까 연락을 해달라구요"
"빼앗아간 사람이 누군지 알아오셔야 연락을 해 드리죠.누가 뺏아갔습니까?"
"사측 직원이요."
"이 안에 직원만 4000명입니다. 하나하나 다 조사하실 겁니까?"
.......
어이가 없었습니다.
경영진, 당시 현장 책임자가 수소문해서 범인 색출해서 물품들을 회수해서 돌려주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회사 관계자는 만나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일인시위 시작할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분위기라도 되어야 면전에 대고 돌려달라고 피켓이나 들고 있어 보죠.
제 카메라,캠코더,노트북 뺏아가신 분의 양심에 묻습니다.
제 물건들 잘 가지고 계십니까?
혹시 자녀분들에게 선물하셨습니까?
전리품이다 생각하고 주위 분들과 나눠 가지셨습니까?
그래서... 지금 기분이 아주 좋으십니까?
정리해고는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지금 당장 파업했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면서 자신은 열외가 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곧 정리해고의 광풍 앞에서는 당신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럴 때 당신과 같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또다른 구사대' 를 향해 카메라를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정이 허락하면 초국적 독점자본의 실체에도 카메라를 들이대야죠.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내 손에 있어야 할 카메라가 지금 내 손에 없습니다. 그 사진을 다듬어서 인터넷 세계에 알려낼 넷북도 제 손에 없습니다. 이것은 저한테도, 뺏아가신 분에게도 서로에게 손해입니다.
돌려 주십시요. 하루라도 빠를수록 좋습니다.
제 카메라는 뺏아간 분이 제일 잘 알 것입니다. 다른 분들도 식별할 수 있으실 겁니다.
제 카메라는 제가 볼트로 머리를 맞았을때 흘린 피가 묻어 있습니다.
그것이 다만 저의 피에서 그친다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않다는것이 문제입니다.
돌려 주십시요. 그 카메라는 제 손에 있는 것이 맞습니다.
sasuzari@empal.com 으로 연락처 남겨 주십시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건만 받겠습니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 2가 25-1 종도빌딩 1층 민주노동당 홍보미디어실 장우식 부장]
으로 택배 보내주셔도 됩니다. 착불로 보내주십시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머리 터진거 몰매맞은거 다 괜찮으니까 빼앗아 가신 물건만 고스란히 돌려주시면 됩니다.
빠른 시간 내에 돌려주시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손해배상소송을 들어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서로가 피곤해지겠지요. 빼앗아가신 분의 신원도 어떻게든 밝혀질 것이고 서로의 얼굴을 경찰서 같은 곳에서 봐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귀찮고 싫습니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요.
이제 빼앗아가신 물건들을 돌려 주실 차례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제 물건을 빼앗아가신 분이 '남의 물건에 손대면 안된다' 라는 대한민국 보통 부모님들의 교육을 제대로 받으신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오후 되십시요.
-민주노동당 중앙당 홍보미디어실 장우식 부장-
첫댓글 강원도에 사는 사람입니다 저두 그자리에 있었는데 구사대에 맞아서 갈비뼈에 세대나 금이 갔습니다 ㅠ.ㅠ
기침도 제대로 못 하시겠네요! 속히 쾌차하시옵소서....!
웃겨드려야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그렇군요. 그들도 그들 앞에 정리해고 바람이 닥친다면 아차 하겠죠....
헐 구사대 그런넘들은 왜 경찰이 [한편인 넘들이니 그렇기는 하지만 안잡아가면 서장을 직무유기로 고발 하고요]앉잡아 가나요.. 물건 뺏은 넘 절도 와 폭력구타 로 고발해애 하는데 증거 확보가 항상 중요합니다. 글고 얼굴 기억하는것도 중요 하구요.
미틴넘들....그새끼들 다 짤려버렸으면 좋겟네여..아호...
4000명 한사람씩 다 만나게 해달라구 하세요...직접 조사해 주지 않으니 내가 직접 찾겠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