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경기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서부 1,2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LA 레이커스가 모두 1차전을 패했고, 보스턴 셀틱스도 뉴욕 닉스와 접전끝에 레이 앨런의 3점슛으로 겨우 승리하는 등, 하위시드 팀들의 반란이 무시무시했죠. 그리고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도 덴버 너겟츠를 맞아 정말 개고생 끝에 겨우 승리를 거뒀습니다. 덴버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만, 정말 어렵게 어렵게 1차전을 승리했습니다.
- 1쿼터 초반부터 덴버의 슛이 무섭게 들어갔습니다. 썬더의 수비가 헐거운 감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덴버는 그 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더군요.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썬더의 벤치였습니다. 정규시즌에도 그랬죠. 1쿼터 후반과 2쿼터 중반에 출전하는 에릭 메이너-제임스 하든-데콴 쿡-닉 칼리슨-나즈 모하메드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돌려놓곤 했습니다. 오늘 하든이 좀 부진하긴 했지만, 에릭 메이너와 데콴 쿡의 활약으로 점수차를 줄일 수 있었죠. 그리고 이어진 러셀 웨스트브룩의 활약과 3쿼터 케빈 듀란트의 에이스 모드. 4쿼터 막판 집중력 있는 수비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습니다.
-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의 쌍포.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 오늘 72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듀란트의 41득점, 웨스트브룩의 31득점. 모두 플레이오프 커리어 하이 득점이었죠. 케빈 듀란트는 이제 플레이오프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입니다. 사실 지난 시즌 레이커스와 플레이오프는 실망스러웠죠. 하지만 오늘 제대로 플레이오프 모드를 보여줬습니다. 덴버에서는 윌슨 챈들러, 다닐로 갈리나리, 캐년 마틴, 레이먼드 펠튼(!!)까지 듀란트 수비에 투입했지만 듀란트를 전혀 제어하질 못했죠. 특히 3쿼터와 4쿼터에 덴버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들은 썬더 팬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바라는 "에이스"의 모습이었습니다.
썬더 입장에서는 듀란트의 오픈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몰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듀란트가 아직은 디나이 수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죠. 오늘 4쿼터에서 그런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오늘 참. 여전히 경기를 들었다 놨다 하더군요. 전반전 썬더의 공격을 이끈 것은 분명 러셀 웨스트브룩이었죠. 경기 리딩과 득점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아가면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4쿼터 막판 클러치 상황에서 폭주하기 시작하는데, 보면서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3,4쿼터에 불타오르던 듀란트를 활용할 생각을 못하고 그냥 나홀로 플레이의 연속. 4쿼터 막판에 4~5번의 공격을 그런식으로 날려버렸죠. 시야가 갑자기 확 좁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웨스트브룩이 한단계 더 발전한고, 드래프트 동기인 데릭 로즈와 미래의 라이벌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순간에 좀 더 냉정하고 침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오늘 경기에서는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만, 썬더 입장에서는 이 둘의 공격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에릭 메이너가 그 역할을 해줬습니다만, 원래 이 역할을 해줘야할 선수는 제임스 하든이죠. 제임스 하든은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팀의 공격 3옵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왔습니다. 오늘 오픈 샷도 많이 놓쳤고, 장기인 파울 겟+자유투도 신통치 않았는데 다음 경기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서르지 이바카도 오늘 미들 점퍼 영점이 잡히질 않았는데, 좀 더 골밑을 파줬으면 합니다.
- 덴버가 어려운 상대이긴 하지만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열세였던 골밑에서 어느정도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네네는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킬러였죠. 하지만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퍼킨스와 이바카가 스타팅으로 올라온 이후 경기에서 썬더는 골밑에서 충분히 덴버를 맞상대 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네네도 정규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신통치 않았죠.
그런데
1차전에서는 네네한테 탈탈 털렸네요. 골밑에서 스킬이 좋고 페이스업과 포스트업에 능한 네네한테 썬더 골밑이 속수무책이었네요. 이바카와 퍽은 돌아가면서 인유어 페이스를 당했죠. -_-;; 오늘 더블팀을 안가고 퍽이나 이바카, 모하메드 등이 혼자서 막았는데..결과는 참담했죠. 그렇다고 더블팀을 가면 덴버 양궁대가 무섭고. 게다가 적절하게 미들레인지 점퍼를 꽂아준 케년 마틴과 버드맨까지. 썬더가 오늘처럼 골밑에서 밀리면 앞으로 경기들도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퍼킨스야 니가 힘을 좀 내야한다. 너와 네네의 불꽃 관계는 플옵을 위한 것이 아니었더냐.
- 그리고 마지막으로. 퍼킨스의 팁인. 이건 완벽한 오심이었습니다. 오펜시브 골텐딩이었죠. 이게 불려지지 않은 것은 덴버 입장에서는 정말정말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었고, 플레이오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만 막판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서 이겨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앞으로 경기들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첫댓글 네네 엄청났어요 ㅠㅠ 얼른 2경기가 보고 싶네요
맞아요. 찜찜한 기분 ㅡ.ㅡ 웨스트브룩 너무 혼자 할려는게 2년전 플옵에서의 론도 보는 느낌도 있더군요. 그럴땐 메이너가 우리 백업 포인트 가드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정시켜주고 할꺼 해주고..아 이뻐 ㅎ
메이너가 오늘의 숨은 베스트 플레이어 였습니다~중요한순간에 아주 잘넣주더군요~
퍼킨스는 잘해줄껍니다^^ 아마 농구시스템이 달라져서 조금 적응하는데 걸리겠지만요. 아무래도 보스턴에는 듀랭이나 웨스트브룩처럼 화력을 뽑는것보다는 모두다 비슷하게 공격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파이널에서 오클하고붙으면 퍼킨스를보는게 감동일껏같아요 :)
퍼킨스그래도 오심이였지만 헌건했네요.; 막판 존재감을 보여줬구나..오심만아니여도 대박!! 이랬을텐데.. 오심인지라 조용히 응원중입니다.
역시 덴버는 단단하고 강한 팀입니다. 그리고 어제 게임만큼 메이너가 든든해 보였던 적도 없었던 것 같네요ㅎㅎ 시즌 중엔 생각보다 발전이 더뎌 보여서 좀 불안했는데 웨슷브룩의 불안한 부분을 잘 커버해주었네요. 내일 2차전에서는 모쪼록 찝찝함 없는 깔끔한 승리를 기원합니다..^^
이겨도 영 찝찝하네요 ㅎㅎ
이바카의 몬스터 블락에 대해서 언급 안하셨네요.
이런 블락커를 얼마나 기다렸습니까. ㅠㅠ
정말 이바카 한명구하려고, 페트로 스위프트 세네 를 거쳐갔나봅니다.. ㅠㅠ
이바카의 블락은 플레이오프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죠. 2차전에서도 기대합니다.
로즈-웨스트브룩 둘 다 1차전에선 한 순간에 너무 슛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보이더군요. 다행히 두 팀 다 진땀나는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요.(아직 불스-페이서스의 2차전은 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