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책에 기록된 사람들 (빌4:1-3)
위대한 십자가의 투사요 사랑의 사도인 바울은 그의 사랑하는 빌립보 교인들을 향하여 마구 폭발하는 사랑의 감정을 쏟아놓고 있습니다. 다른 서신들 속에는 바울의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는 사랑과 슬픔과 분노의 감정들이 뒤섞여 나타나는데 본서에서는 시종 일관된 사랑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짓 교사에 대한 그의 질책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합니다.
*빌3:18-19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말하였거니와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노니 여러 사람들이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느니라.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
그러나 강경한 권면을 한 후에는 또 다시 사랑과 애정 어린 말투로 성도를 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성도를 향하여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나의 사모하는 자들아” “나의 형제들아” “나의 기쁨이요” “나의 면류관” 이라고 극찬하고 있습니다. 마치 솔로몬 왕이 술람미 여인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나의 누이, 나의 사랑, 나의 비둘기, 나의 완전한 자야.” 라고 부르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바울의 이러한 마음은 그들을 위하여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빌2:17-18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
넘쳐흐르는 바울의 사랑은 그들 가운데 사랑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들을 생각할 때마다 항상 하나님께 감사했으며 그들의 사랑이 지식과 총명으로 더욱 풍성하기를 간구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사랑은 그리스도로부터 사랑을 빚진 것에 대한 그의 감사의 마음을 보여 줍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도 이와 같은 사실을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렘20:9 내가 다시는 여호와를 선포하지 아니하며 그 이름으로 말하지 아니하리라 하면 나의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골수에 사무치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이러한 바울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빌립보 교인들은 에바브로디도 편으로 헌금을 보내어 로마 감옥에 있는 바울을 위로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바울은 빌립보 교인을 향하여 자신의 사랑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실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빌립보 교회의 종들의 이름이 하나님 나라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종들은 바로 복음에 바울의 동역자로 힘쓴 유오디아와 순두게라는 두 여종과 바울과 멍에를 같이 한 자들과 글레멘드와 그 외 바울의 동역자들인 교인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바울이 사랑하고 사모하여 형제된 자들과 바울의 기쁨이요 면류관이 된 모든 빌립보 교우들이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70인의 제자들을 파송하셨을 때에 그 70인들이 돌아와서 하는 말이 “주여 주의 이름으로 귀신들도 우리에게 항복하더이다.” 라고 할 때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사단이 하늘로서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세를 주었으니 너희를 해할 자가 결단코 없으리라.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고 하셨습니다.
생명책(The Book of Life)은 다른 말로 하나님의 책이라고 하였습니다. 또는 주가 기록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었을 때 모세가 레위 사람들로 하여금 백성 중에 삼천 명 가량을 죽이고 하나님의 심판을 감행한 후에 다시 산 위로 올라가 하나님께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속죄하는 대속의 기도를 드리는데 이 기도는 참으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출32:31-32 모세가 여호와께로 다시 나아가 여짜오되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 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사하여 주시기를 눈물로 간절히 탄원하고 있으며 만약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죄를 정죄하시려면 이미 주의 책에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지워달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대답은 “누구든지 내게 범죄 하면 그는 내가 내 책에서 지워버린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실로 미루어 보건대 구약시대에 이미 하나님의 생명책은 있었고 그 책에 이름이 기록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었다 할지라도 다시 하나님께 범죄 하면 하나님은 그 이름을 지워버리신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하여 유리하다가 가드에서 블레셋 사람에게 잡혔을 때에 그의 고통과 슬픔을 하나님께 이렇게 호소하였습니다.
*시56:8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으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
다윗은 자신의 모든 행적이 주의 책에 다 기록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생명책에 그 이름뿐만 아니라 성도의 행적 하나하나가 다 기록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1. 구원의 특권을 의미합니다.
a. 위대하신 하나님의 주권적 예정과 선택의 특권입니다.
*시139:13-16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내가 은밀한 데서 지음을 받고 땅의 깊은 곳에서 기이하게 지음을 받은 때에 나의 형체가 주의 앞에 숨기지 못하였나이다.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나의 나 된 한 평생 모든 삶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예정 속에서 기록이 되고 선택의 은총을 입은 것이 다 기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벌써 그 생명책에 선택된 자와 유기된 자가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시69:27-28 그들의 죄악에 죄악을 더하사 주의 공의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소서 그들을 생명책에서 지우사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말게 하소서.
b. 믿음의 특권입니다.
*말3:16 그 때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피차에 말하매 여호와께서 그것을 분명히 들으시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있는 기념책에 기록하셨느니라.
믿음이 있은 후에 생명책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창세 전에 구원의 대상으로 예정되고 선택된 사람이 때가 되었을 때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믿게 되는 은혜입니다. 바울이 마가와 헤어진 후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안식일 날 회당에서 설교할 때에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 라는 것은 믿음의 특권을 받은 자들을 말합니다.
c.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특권입니다.
*말3:17-18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나는 내가 나의 정한 날에 그들을 나의 특별한 소유를 삼을 것이요 또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아들을 아낌같이 내가 그들을 아끼리니 그 때에 너희가 돌아와서 의인과 악인을 분별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
여기서 “나의 정한 날에” 라는 표현은 “여호와의 기념 책에 녹명된 날에” 라는 뜻입니다. 그 날에 그들을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로 삼고 사람이 자기 아들을 아낌같이 그들을 아끼신다고 하였습니다.
d. 영생을 기업으로 받는 특권입니다.
*계21:27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되 오직 어린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리라.
*계20:15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져지더라.
2. 영전의 삶과 상급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하늘에 있는 시민권이라 하였습니다.
*빌3:20-21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가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실 수 있는 자의 역사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
여러 시대 여러 모양의 역사 속에서 살아갔던 땅 위의 모든 기독 신자들은 하늘의 시민권을 보유한 사람으로 의의 왕, 진리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는 종의 삶을 살았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 모시고 살아가는 복음적인 삶, 선교적인 삶을 산 것입니다.
*계13:8 죽임을 당한 어린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그 이름이 기록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다 그 짐승에게 경배하리라.
*계3:5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이러한 복음적인 삶과 선교적인 삶을 바울은 “나와 멍에를 같이한 자” 라고 하였습니다. 헬라어 ‘그네시에 쉬쥐게’ 라는 이 말은 쟁기를 끌기 위하여 목에 멍에를 짊어지고 가는 두 마리의 소를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마치 벧세메스로 가는 두 마리의 암소가 법궤 운반을 위하여 함께 멍에를 메고 수레를 끌면서 함께 움직이고 함께 울고 함께 걸어가는 현장을 연상하게 합니다. 십자가의 멍에를 함께 메고 온갖 환난과 역경과 핍박과 곤고와 죽음의 눈보라 길을 걸어오던 모든 고난의 동지들의 수고가 선교적 삶이었습니다.
이 동역에는 디모데가 있습니다. 에바브로디도가 있습니다. 누가가 있고 빌립보 교회의 감독이 있습니다. 루디아가 있으며 유오디아와 순두게와 실라가 있습니다. 글레멘드가 있고 그 외에도 숨은 부녀들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 부녀들을 가리켜 말하기를 “복음에 나와 함께 힘쓰던 저 부녀들”이라고 하였습니다. 바울과 그 동역자들은 복음 전선의 일선에서 십자가의 멍에를 짊어지고 뛰었는가 하면 부녀들은 그 뒤에서 말없이 수종을 들었습니다. 저들은 참으로 고상한 부녀들이었습니다. 바울은 복음을 위하여 협력하고 공동의 원수를 대항하며 열심히 싸웠던 저들을 잊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동역자들에게 저들을 도우라고 하였습니다. 이유는 저들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들이 주를 위하여 살았던 선한 행위, 주를 위하여 바쳤던 모든 열정 하나하나가 다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결코 하나님이 잊지 아니하시고 다 기억하시고 계신다는 말씀입니다. 주의 이름으로 행한 신자들의 선행은 죽거나 없어지지 않고 항상 살아 있어 생명책에 기록되고 불신자들의 악행은 하나도 빠짐없이 심판의 책에 기록되어 그 행위대로 보상을 받게 됩니다.
*계20:12-15 또 내가 보니 죽은 자들이 큰 자나 작은 자나 그 보좌 앞에 서 있는데 책들이 펴있고 또 다른 책이 펴졌으니 곧 생명책이라. 죽은 자들이 자기 행위를 따라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으니 바다가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고 또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매 각 사람이 자기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사망과 음부도 불 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 못이라.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져지더라.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 앞에 책들이 펴있는데 불신자를 심판하기 위한 책들과 신자들을 보상하기 위한 생명의 책이 있습니다. 이 두 책은 행위의 결과를 나타내는 책입니다. 분명히 주님은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계22:12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역사는 흐르고 세월은 지나가도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된 우리의 이름은 결코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누가 지울 수도 고칠 수도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선행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주의 책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책의 기록자는 하나님이시며 그 책의 주인은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 받은 구원의 모든 특권을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이 땅 위에서 주를 모시고 사탄과 싸우는 영적 전쟁의 삶이며 이로 인하여 우리들이 매일 행하는 모든 선행을 주님이 기억하시고 오셔서 상으로 갚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주의 종들과 동역자가 되어 멍에를 함께 메고 주 안에 굳게 서서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서로 돕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 사람은 항상 주를 기쁘시게 하고 주만 소망하며 주께 면류관을 드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고전15:58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