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팔아 친구산다/이경국

♧지극한 인연으로 정을 나누면서 살아 오던 벗이 먼저 떠나면 마음이 오래도록 아픕니다. 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마음이 착 갈아 앉으면서 눈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죽어 어디 간다는 것은 방편일 것 일테고 천상이 허공인데 어딜 갈 것이며, 설사 간다고 하여도 필자는 이생에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란 전분세락(轉糞世樂)은 술이 취해서 남긴 말은 아닐 것입니다. 연세가 드신 분께서 친구가 다 떠나니 여간 적적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전화마져 나눌 친구가 없다는 것은 어쩌면 지구가 텅빈 느낌일 것입니다. 건강은 본안은 물론 친구를 위해서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중독에 빠져서 친구도 없이 지내다가 죽음 직전에 크게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부모팔아 친구 산다''는 속담은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인디언 속담에 친구는 서로의 짐을 지고 가는 자라고 했습니다. 소싯적에는 특히 여성들이 의형제를 맺으면서 손목에다 점을 남기면서 다짐하였습니다. 어찌나 세상이 야박하게 변해 버렸는지 친구가 이해타산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정은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진심으로 대하면 주위에 사람이 모여 들면서 들끓기 때문에 외롭지 않습니다. 늘 글을 쓰면서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있기에 마냥 행복합니디. 행복은 아주 가까이의 작은 일에서 생깁니다. 소욕지족도 그러합니다. (평화대사/海垣, 이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