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위하여 미친 자로 살라
고린도후서 5:13~15,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찬송가 324장(예수 나를 오라 하네)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사도 바울은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말을 들은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그가 미쳤다는 그 말을 들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그가 미쳤다는 말을 듣지만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위하여 미친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그의 나라를 위하여, 그의 이름을 위하여 미친 자처럼 살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에베소 교회에서 이 편지를 쓰는 당시 나이가 약 주후 55년 정도로서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 약 이십 년 동안을 열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직후부터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즉시 증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그 직후에 아라비아 사막으로 가서 삼년을 기도와 전도에 매진했다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사도들과 만난 직후에 고향으로 돌아가 10년 정도 은인자중하는 중에 기도와 묵상에 전념하였습니다. 그 후에 사도 바나바의 손에 이끌려서 시리아 안디옥 교회에 와서 교사로서 헌신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후 47년 경에 일차 선교 여행을 시작으로 하여 십 여년을 넘게 일차, 이차, 삼차 전도 여행을 하였으니, 곧 튀르키예의 동쪽으로부터 서쪽 지역까지와 그리스 전역에 이르는 광대한 이방 지역에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도 바울은 엄청난 영혼들을 구원으로 인도하였고 수많은 지역을 진리의 빛으로 인도하며 악한 영들의 진지들을 깨뜨렸습니다. 그런 그를 죽이려는 자들의 돌팔매와 태장과 투옥과 매질과 폭동도 결코 사도 바울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참으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하여 미친 자로 살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에 미친 자임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가 이 편지를 쓴 지 2년 내지 4년 후에 가이사랴 감옥에 이년 동안 갇혀 있을 때입니다. 마침 로마 총독 베스도의 부임이 있었기에 유다의 분봉왕 헤롯 아그립바 왕과 그의 누이 동생 버니게 공주가 많은 유대인 천부장들과 함께 가이사랴의 로마 총독 관저에 와서 베스도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대화 중에 사도 바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들도 사도 바울을 보고 싶어하여 함께 바울을 심문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사도 바울은 유다의 분봉 왕 앞에서 자기의 죄목을 위하여 변명을 할 좋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자기의 무죄를 밝히는 그 좋은 기회를 자기를 위하여 변명하는 데 쓰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그를 믿는 자들의 부활 영생의 복음을 증거하며 듣는 자들이 믿음을 갖기를 촉구하는 데 그 귀한 시간을 다 써 버렸습니다.
그의 이 열정적인 복음 전도의 말을 계속 듣다 못해 베스도 총독은 사도 바울을 향하여 버럭 소리를 높여 제지하였습니다.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지지 않고 이렇게 그의 말에 맞서 선포하였습니다.
“베스도 각하여 내가 미친 것이 아니요 참되고 온전한 말을 하나이다”
그리고 그 총독 옆에서 경청하고 있던 헤롯 아그립바 왕을 향하여 전도의 말을 계속하기를
“왕께서는 이 일에 하나라도 아시지 못함이 없는 줄 믿나이다 이 일은 한쪽 구석에서 행한 것이 아니니이다 아그립바 왕이여 선지자를 믿으시나이까 믿으시는 줄 아나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에 대하여 왕이 선지자를 믿는다고 말하면 계속하여 구약의 성경의 증거들을 거론하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구약의 선지자들의 예언 말씀을 하나씩 거론하며 전도를 계속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왕도 역시 더 이상 사도 바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서 이렇게 제지하였습니다.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
사도 바울의 권면을 더 이상 듣지 않고 거부하겠다는 거절의 표명인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왕과 높은 관직을 가진 자들에게 이렇게 도전합니다.
“말이 적으나 많으나 당신뿐만 아니라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도 다 이렇게 결박된 것 외에는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원하나이다”
당시 사도 바울 앞에는 화려한 왕복을 입은 왕과 공주와 세계 최강의 나라 로마 제국의 권위가 서려 있는 로마의 총독과 멋진 훈장들이 매달린 군인 정장을 차려 입은 천부장 등 귀족들이 자리에 앉아 죄수인 사도 바울을 심문하고 있었지만, 사도 바울은 도리어 그들 소유한 세상 지위, 권세, 재산, 영광이 하나도 부러운 것이 없고 도리어 그들이 사도가 현재 가지고 있는 영원한 영광의 신분인 하나님의 백성이 다 되기를 바란다고 한치 물러섬 없이 담대하게 선포하였던 것입니다.
이 한 장면은 사도 바울이 참으로 그리스도께 완전히 미쳤음을 보여준 명백한 한 장면입니다.
사도 바울이 이처럼 미친 사람처럼 그리스도를 전하며 아무 것도 부러워하거나 무서워함이 없었던 것은 그 심령 속에 그리스도의 강권적인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를 사로잡은 그리스도의 사랑, 그것은 바로 자기를 위하여 대신 죽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부모나 형제나 절친한 친구라도 자기를 위하여 죽어줄 자 없고 대신 저 지옥 불에 들어가 줄 자가 없는데, 지극히 비천하고 악하고 쓸모없고 악한 죄인인 자기를 위하여 주님께서 대신 피 흘려 죽어주신 것을 뼈속까지 깊이 깨달았기에 그는 이제 그리스도를 위하여 기꺼이 미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그리스도께 미쳤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 미치지 않고는 여기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를 위하여 대신 죽어주신 주님의 그 사랑의 줄에 매여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이제 남은 우리 생애가 언제 어디서 그칠지 모르나, 강권적인 그리스도의 사랑을 주님을 섬길수록 더욱 깊게 깨달아져서 주님을 위하여 거룩한 바보처럼 주님과 복음을 위하여 허비하는 거룩한 광인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