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콜린스.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1916년 영국 식민지배에 대항하는 '부활절 농민폭동'을 주도했고, 1919년 비밀무장단체이며 아일랜드공화국군(IRA:Irish Republican Army)을 창설한 장본인이다.
IRA의 정보책임자로 있으면서 테러 행위 등을 통해 도시 게릴라전을 이끌었다.
1921년 영국군 합참의장 윌리엄을 암살해 영국과 서로 피의 보복전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해 1월 로이드 조지 영국 총리와 회담 끝에 '영국-아일랜드 조약'을 성사시켜 자치정부인 자유아일랜드의 수상을 거쳐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완전독립을 주장하던 IRA 내 강경파 데벌레레와의 갈등끝에 반역행위로 1922년 8월 암살됐다.
그의 죽음 이후 영국과 IRA간의 피비린내 나는 보복전은 오랜기간 계속됐다. 1996년 아일랜드 출신 닐 조단 감독의 '마이클 콜린스'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자 영국 왕실은 물론 영국언론이 발끈했다. 역사왜곡으로 '암살자를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IRA를 다룬 영화는 수없이 많다. 영화의 요소를 두루 갖춘 비극적 운명을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만들기에 더할나위 없기 때문이다.
만년 조연이었던 브렌단 글리슨의 연기가 재조명 된 존 부어만 감독의 '장군'을 비롯, 이제 막 배우로 입문한 풋풋한 브래트 피트가 IRA 지도부 핵심 전사를 연기한 알란 J 파큘라의 '데블스 오운', 죄없는 아들에게 테러범이라는 죄목을 씌운 영국정부에 대항해 아들을 구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짐 쉐리단의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아일랜드의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중 백미로 꼽힌다.
아들역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아버지역을 맡은 피트 포스틀스웨이트의 연기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아일랜드의 비극을 다룬 영화가 더이상 제작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일이 실제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1979년 사촌을 IRA의 테러로 잃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8일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을 환영하는 만찬을 열었다.
여왕은 자신의 사촌을 죽게 한 멕기네스 북아일랜드 제1부장관(당시 IRA 사령관)에게 "과거가 미래에 저당잡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은 이를 '화해의 만찬'이라는 의미를 부여했고 외신은 "마침내 200여년간 지속됐던 양국의 대립이 종식됐다"고 전 세계에 타전했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