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문학기행
임 재 문
내 고향으로 수필문학기행을 간다. 한국수필가협회 수필문학기행을 내 고향 해남으로 간다고 해서 일등으로 신청을 해서 따라 나서게 되었다.
이십대에 고향을 떠나와 일년에 한 두 번 고향을 찾는 것이 고작인데,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처가에 홀로 남은 장모님까지 작년에 104세를 일기로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시고 별세 하셨으니 이제 고향은 점점 더 멀어저만 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 고향으로 수필문학기행을 간다니 가슴이 뛰고 전날 밤은 잠을 설치며 흥분되어 있어서 아내에게 왜 그렇게 어린이마냥 잠도 못자고 서두르는 거냐고 핀잔을 받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당역 1번출구 주차장에서 아침 8시 정시에 출발한다고 하여 행여나 늦을세라 서둘러 도착을 했더니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게 되었다.신청도 일등인데 도착도 일등을 찍었으리라!
나주에서 행사를 마치고 드디어 고향으로 달려가게 되었다. 나주에서 영산강을 건너고 영암 월출산을 지나게 되었다. 나는 고향이 해남이지만, 내가 사는 곳은 중고등학교가 없었기에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성전중고등학교를 십리길을 걸어서 6년동안 통학을 해야 했다.
해마다 봄소풍은 무위사로 가을 소풍은 월출산으로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을 월출산을 벗삼아 살아야 했다. 그래서 더욱 더 감회가 새롭다.
월출산을 지나 강진에 도착해서 김영랑 생가를 찾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시를 줄줄 외우고 다니면서도 김영랑 생가를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내가
야속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더구나 강진은 처가가 있는 곳이 아닌가? 돌아가신 장모님 생각도 났다. 강진에서 다산 초당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다산 초당까지는 다음으로 미루고 해남 땅끝 마을로 직행을 하게 되었다.
해남 땅끝마을은 삼십여년 전에 내가 윗동서네와 함께 소형 승용차를 처음으로 구입해서 초보 운전으로 운전해서 차창을 열고 바닷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달려 그때 그 추억이 떠오른다.
땅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그래서 땅끝에서 서울로 향하면 또 다시 시작하는 시작점이 되는 것이 아닌가?
강진에서 바로 해남 땅끝마을을 방문할 때까지는 몰랐는데, 땅끝에서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은 내가 살던 내 고향 그 곳을 지난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그리고 언제나 한결같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새옷을 갈아입고 비가 오고 개이면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아 동양화를 연출하던 흑석산이 보이고 내가 언젠가는 다시 돌아야가햐는 그곳이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또 가슴 뛰는 감동을 맛보아야 했다. 백여명이 넘는 회원들의 모임이지만, 질서 정연하게 이루어지는 모임이요. 또 기쁨을 한아름 안고 오는 수필문학기행이 우리 인생을 풍요하게 하고 또 수필의 소재를 아낌없이 남겨두지 않으면 안되는 뜻 깊은 모임이라고 자부해 본다. 가습 뛰는 감격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잠못드는 밤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또 언젠가는 기쁜 마음으로 수필문학 기행을 따라 나서리라 다짐해 본다. 더 큰 감동의 파노라마를 맛보기 위하여! 2023년 8월호 한국수필
필자 약력
1986년 봄 한국수필 추천완료로 문단 등단.
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역임,
수필집 1993년 "담너머 부는 바람"
2000년 "사형수의 발을 씻기며"
2020년 “꼭 ! 봐요 !”
2021년 한국수필문학상 수상
첫댓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아...고향 쪽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오셨군요
설렘이 가득하신 그 모습이
너무도 맑고 순수하신 것 같아요
글도 그렇구요..
늘 그렇게 해맑은 감성으로 사시니
훨씬 더 심신의 건강에
좋으실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향이 좋아요.
아름다운 추억 엮어 가며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