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에서 전주 KCC 이상민(33·183cm)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곱지 못했다. 우리나이로 어느덧 34세의 노장이 된 이상민이 김승현(오리온스) 신기성(KTF) 주희정(KT&G) 등과의 맞대결에서 잇따라 완패하자 '이상민 노쇠화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상민이 시즌 초반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펼치면서 KCC도 4승 5패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인 채 1라운드를 마쳐야했다.
그랬던 이상민이 2라운드에서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2라운드 9경기 모두 주전으로 출전한 이상민은 평균 10.2점 5.7리바운드 8.1어시스트 2.3스틸을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으로 KCC를 이끌었다. 1라운드에서 출전시간이 평균 27.6분이었던 이상민은 2라운드 들어 출전시간이 평균 33.9분으로 부쩍 늘어났다. 백업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던 표명일이 불의의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클러치 슈터' 조성원도 무릎에 물이 차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정통센터 쉐런 라이트도 가벼운 부상을 당하는 등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는 가운데 이상민이 맹활약을 펼쳐 그 값어치가 상당하다.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자칫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KCC는 이상민의 분전을 앞세워 2라운드에서 6승 3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1라운드 부진을 만회, 공동 4위 자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상민도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시범경기 때 입은 오른쪽 새끼 손가락 부상으로 패스할 때나 슛 쏠 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새끼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을 밴드로 묶어 놓고 경기에 임하고 있을 정도. 1라운드에서의 부진도 손가락 부상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팀이 기대치를 밑돌자 이상민은 손가락 부상을 뒤로 하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 2라운드에서 이상민은 예의 날카로운 어시스트와 정확한 외곽슛으로 KCC를 진두지휘했다. 특히 2라운드 평균 2.0개의 3점슛을 작렬시켰는데, 39.1%(18/46)의 성공률에서 알 수 있듯 순도 또한 높았다. 조성원이 외곽슛 감각을 찾지 못한 와중에 이상민이 고비 때마다 터뜨린 외곽포는 KCC에 큰 힘이 되었다. 추승균과 찰스 민렌드 그리고 쉐런 라이트 등 득점원들에게 찔러주는 어시스트도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상민의 진정한 가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한층 끈끈해진 수비력이 그것. 탄력을 앞세운 리바운드 능력은 이미 알아줬던 것에 반해 그의 한층 더 끈적진 수비력은 놀라운 변화다. KCC가 현재 평균 78.5실점으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릴 정도로 수비력이 좋아진 것도 이상민의 근성있는 수비가 한 몫 하고 있다. 평균 2.3개의 스틸도 한발 앞선 수비에서 비롯된 기록이다. 오히려 너무 적극적으로 수비하다보니 파울트러블에 걸리기 일쑤. 물론 대학 시절부터 파울관리가 미숙했던 그이지만, 의욕만 앞섰던 쓸데없는 파울과 상대를 끈적지게 따라붙다가 범하는 파울은 분명 차이가 있다. 물론 2라운드에서의 이상민은 후자에 가까웠다.
이상민은 "(표)명일이가 부상 중이라 체력 부담이 많지만 꼭 이기고 싶어 무리하고 있다"며 노장답지 않은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허재 감독도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 5반칙 퇴장을 자주 당한다는 것은 열심히 뛰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상민을 높이 샀다.
올 시즌 프로 첫 통산 2,500어시스트를 돌파하는 위업을 세운 이상민이 남은 시즌 '허재호'의 순항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시 이상민은 이상민입니다.
1라운드때만하더라도 한물갔다고 난리였는데ㅣ,.
팀의 위기 상황에서 번쩍 일어선 것을 보면 참 대단합니다.
허재 감독도 믿고 기용한 것이 빛을 보네요ㅎㅎ
다만 체력소모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네요.
표선수가 복귀하면서 조금 나아지길 기대해야겠습니다.
아무튼 이상민 선수, 은퇴때까지 쭈욱 열정잃지 않으시길!
첫댓글 2라운드 대부분의경기는 이상민선수가 "나도 출장시간 많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것 같다는
솔직히 아직까지도 파울만 아니라면 김승현, 신기성 선수 정도를 제외한다면 이상민 선수보다 낫다고 할만한 선수가 많지 않아보이죠. 이상민 선수 나가면... KCC는 GG 쳐야죠. 성적이 처참하더군요. 1승 6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