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한나라당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면, 내 이익을 앞세워 퇴행으로 간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다시 날을 세웠다. 2박3일 일정으로 경남·울산 지역 순회에 나선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진주 경상대에서 열린 뉴라이트 진주연합 초청 강연에서 “나는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전부 내놓고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대표 시절 57회의 토론회를 거쳐 만든 ‘6월-4만명’의 현행 당헌·당규를 고쳐 ‘7월-20만명’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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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열린 뉴라이트 진주 연합 초청강연을 마친 뒤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연합뉴스 |
이 전 시장을 향한 박 전 대표의 날선 발언은 계속됐다. 박 전 대표는 ‘도덕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시장을 염두에 둔 듯 “좌파는 분열 때문에 망하고 우파는 부패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있다”며 “아무리 우파가 지향하는 방향이 옳다고 해도 부패하거나 도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결국은 실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천막당사로 옮기고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당 대표의 권한을 줄이고, 원내정당·정책정당·디지털정당으로 변신하는 과감한 정당 민주화를 실천해 나갔다”며 “당 대표로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천권을 각 시·도지부로 다 넘겼고,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눈물을 머금고 중진급 동료의원들을 우리 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도덕적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그 결과 지금 우리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이 정권은 전 세계가 모두 우측통행을 하고 있는데 자기들만 좌측통행을 하면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한나라당 대표가 된 후에 이 정권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개혁이 중요하다. 뉴라이트 여러분들의 날카로운 시선과 채찍질이 필요하다”며 “뉴라이트의 라이트(right)는 영어로 ‘우파’라는 뜻도 있지만 ‘옳다’라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내 한 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 내 각오”라며 “대한민국의 제3의 도약을 위해 진주의 뉴라이트 회원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강연에는 뉴라이트 진주연합 회원들뿐 아니라 많은 경상대 학생들이 참석해 5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강연이 끝난 뒤 박 전 대표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학생들이 단상으로 대거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한나라당 김기춘·유정복·한선교 의원과 이 지역 출신 최구식(진주 갑)·김재경(진주 을) 의원이 참석했다.
[=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