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바라기 / 오형록
나에겐 그대뿐입니다.
하루종일 그대만 바라보는
나는 나는 해바라기
그대 떠난 서쪽 하늘
밤 새도록 쳐다보다.
그만 눈멀고 귀멀어
어둠 속을 더듬거리다.
다정한 별들의 속삭임도 듣지못한
가엾은 해바라기
희미한 별빛 아래 목놓아 우는 모습
하늘도 안타까워 부슬부슬 뿌린 눈물
그대 없는 세상은 얼음 동굴에 같혀
싸늘하게 식어가는 한마리 새
그대 오시기만 기다리다.
먼동이 틀 때 녹아내리는 가슴 어찌할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다.
노랗게 노랗게 질려버린 얼굴
그래도 입가에 웃음 머금어
그대 맞이하는
나는 나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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