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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연인산을 찾았더니 철쭉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철쭉 개화시기가 늦어진건지... 용추계곡에서 시작하는 기나긴 계곡길을 지나 능선에 오르니 길 좌우로 이따금씩 나타나는 철쭉나무 밑에는 꽃잎이 수북이 쌓여있어 철쭉은 끝났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정상에는 늦게핀 철쭉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를 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정상에 다가서니 커다란 철쭉나무마다 꽃이 만개해서 연분홍 고운 꽃잎을 자랑하고 있네요. 다만 수도권 철쭉명산인 서리산만큼 철쯕이 많지 않아서인지 가평군에서 근년에 조림한 키 작은 화려한 색상의 철쭉은 오랜세월 자생한 청초한 자태의 철쭉과는 어울리지않는 어색한 동거처럼 보이더군요. 지난 겨울 눈덮인 명지산,연인산을 연결해서 탔는데 오늘은 우정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철쭉을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하산합니다. 하산이 끝날무렵 이제 막 둥지를 떠난듯한 어린 박새 새끼 네마리가 서툰 날개짓으로 비행연습을 하고있네요. 그중 한마리를 살며시 다가가서 잡아서는 사진을 찍곤 풀밭에 가만히 놓아줍니다. 이 새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까 철부지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친구와 뒷산에 올랐다가 잘날지 못하는 수십마리의 어린새들을 발견하곤 이놈들을 잡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친구는 용케 한마리 잡았지만 나는 그 어린생명이 다칠세라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손을 뻗을라치면 놈은 눈치를 채고 포르릉 날아가버립니다. 그러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날이저물어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립니다. 새를 잡은 친구도 동네친구들한테 잡은 새를 자랑하다 실수로 날려보내고 말았죠. 다시 새을 잡으러 가자고 약속하지만 다음날이면 까맣게 잊곤 다른 놀이에 열중합니다.승범아. 잘있냐 |
첫댓글바람님 워요. 올해 철쭉 개화시기가 전국적으로 늦어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연인산의 연분홍 철쭉이 수도권 여타 철쭉산행지의 철쭉보다 색깔이 아름다워 산행의 재미가 배가가 되었겠습니다. 어릴 적 옛 기억을 되찾아준 박새가 참 예쁘게도 생겼네요. 글속에서 바람님의 고운 마음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과 멋진 사진 잘 보고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