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1일(목) 베트남 하노이->태국 방콕 공항
새벽에 하노이 도착!
어떻게 알았는지 어떤 남자가 버스에 타더니 외국인들만 데리고 간다. 나는 에어 아시아 가야 한다니, 데려다 주겠단다. 우리는 어떤 오토바이에 탔는데.. 비가 살짝 내리니 너무 무서웠다. 한 10분? 20분 간 것 같다. 막 따라가도 되나?
어떤 시장 쪽으로 들어가더니 웬 게스트 하우스에 내렸다. 이런 식으로 손님을 데려오나 보다.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우린 가야 하는데… 우리가 들어가니(06시쯤) 로비에서 자던 젊은 남성들이 모두 일어나 이불을 게고 청소를 시작한다. 방도 없이 이런 데서 자다니…… 조금 안되어 보였다.
어떤 느끼남이 오더니(매니저인가?) 에어아시아에 데려다 준단다. 직원들이 일하는 걸 보니 (화장실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나도 세수도 하고 싶은데, 말하기 좀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일하는 애 하나가 어린애 오랜만에 봤는지 무지 흥미로워 하더니 바게트 사오더니 하나 준다. 덕분에 점심은 이걸로 먹었다.
1시간쯤 앉아있는데 느끼남이 깨끗하게 옷을 입고 나오더니 가잖다. 시장 길을 지나 가다 보니 여기다 올드타운인가 보다. 에어아시아 사무실 가는 줄 알았는데 버스 정류장에 데려간다. 가더니 숙소 명함에 내리는 곳 표시해 주고 몇 번 버스 타라고 하고는 가버린다. 뭐야? 여기가 사무실 있는 데 아니었어? 그래도 돈 한푼 안 생기는데 도와준 걸 생각하면 참 고맙다. 왜 다른 사람들은 베트남 사람 나쁘다고 그리도 욕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무지 친절인데..
버스 요금은 3,000동이었는데 아마도 노인들은 무료인지 카드 같은 걸 목에 걸고 다녔다. 그런데 노선으로 봐선 무지 가까운 데 같은데 마구 거꾸로 가는지 1시간은 간 것 같다. 나중에 짜증이 날 지경. 하지만 하노이 시내 구경 잘했지. 하지만 아들은 힘이든지 어떤 할머니가 같이 앉자고 하여 엄마 무릎에 앉으라고 하니 마구 짜증을 냈다. 하긴 저도 힘들겠지. 이틀 연속 이게 뭐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냐고? 나도 막 짜증냄. 나도 힘들었거든. 성질하곤.
도대체 제대로 가는지 궁금하여 할머니에게 주소를 보여주니, 또 주변 사람들과 열심히 토론 후 옆의 아저씨가 내릴 때 같이 내리기로 했다. 결국 에어아시아 사무실 발견 후 내려서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우리 보는 눈이 ‘웬 거지?’ 내가 봐도 너무 지저분해 보였거든.
돈 더 내고.. 무지 많이 냄. 날짜 바꾸는 돈 14(24달러인가?)달러+오늘 비행기표 값 오른 것 10달러(20달러 사서 오늘 시세 30달러). 기껏 아낀 돈 쓸데 없는데 버리는 군. 하여튼 60달러 정도 내고 나왔다. 그런데 얘네들 참 치사하다. 화장실은 가게 해줬는데, 잠깐 이메일좀 보내게 해달라고 했더니 안 된단다. 오늘 간다고 동생에세 알려야 하는데.. 인터넷 가게 가서 하란다. 하지만 주변에 인터넷 할만한 곳이 없더라고.
아들이 배고플까 봐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는 카페 같은데 들어갔는데 겨우 쌀국수 하나 먹고 나왔다. 무지 신기한지 종업원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더군.
에어아시아에서 알려준 데로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가는데, 5천동이었다. 1시간 정도 간 것 같은데 정거장마다 오토바이 태워주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대부분 다른 데서는 볼 수 없었던 ‘베트공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아들도 가지고 싶어해서 공항에서 2(3?)달러 주고 샀다. 이거 이름이 ‘보꼬이’라고 덴마크 아저씨가 알려줬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하노이 공항이다. 그리 작아 보이지는 않는데 비행기 타는 데가 10개쯤 되나 보다. 진짜 단촐 하더군. 3층인가에 슈퍼도 있는데 시내와 값이 비슷한 것 같다. 아들이 콜라를 사 마셨는데 6천동으로 같았다.
우선 동생에게 전화를 해야했다. 다행히 3층 카페에 인터넷 전화하는 곳이 있다. 3분인가? 10,000동이라더니 9,000동만 받았다. 나 지금 가거든!!! 참투어에 전화해서 오늘 밤 비행기로 날짜 바꿔 놓으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를 대기에 넣었다는군. 참투어 미스 참이 나 때문에 고생했겠군. 고마워요!
출국세 내는데 마구 머리를 써야 했다. 베트남 돈을 다 쓰면서 달라도 같이 써야 했기 때문. 그런데 거스름 돈을 안 준다. 내가 계산기까지 동원하며 철저히 받아냈다. 아마도 조금이면 지가 먹나 보다.
이때가 10시쯤? 우린 14시 비행기인데……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봤으나 그리 볼 것은 없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장실. 일본에서 뭔가 해준 것 같은데 화장실 한칸 한 칸이 무슨 가게 문처럼 유리와 철근(그게 뭐더라?)으로 되어있네…… 영 분위기가……
출국장에서도 구경할 게 별로 없다. 면세점이라고 해도 볼 것도 없고, 베트공 모자 하나 사고 끝이다. 방콕에서 출국 안하고 비행기 타려고(출국세 500바트 아끼려고) 배낭을 들고 탓는데.. 에어아시아와 타이항공은 협정이 안되어 있어 출입국을 다시 해야 했다. 내 아까운 1,000바트!!!
좌석표를 줬지만(우리 이름이 명단에 없어 잠시 기다리기도 함) 번호와 상관없이 선착순이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먼저 태워준다. 드디어 처음으로 아들 덕을 보는군. 비행기는 생각보다 컸다. 의자는 자동차 시트처럼 검은 가죽(?)으로 되어있었다. 2시간 날라가는 동안 면세품도 팔고, 먹을 것도 파는데, 내가 정말 이해 안 되는 것은 이런 데서 왜 비싼 돈 주고 라면을 사 먹는지? 한국인 가족(아빠, 애 둘)이 시켜 먹더라고.
아들은 또 옆의 아저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너무 너무 조폭 같고, 나찌같고, 인종차별하게생긴 아저씨다. 사진이 없으니 말로 설명하자면, 무지 큰 덩치에 머리를 단정히(?) 묶었고 (당연히 올백), 콧수염 기르고, 아마 문신도 했겠지? 귀고리는 조그만 단추만한 거 했는데, 나중에 빼서 보여주는데 귀고리 하는 구멍이 정말 컷다. 그 안에 끼는 형태다. 너무 징그러웠음. 자기도 무지 재미있어 함. 친구는 빡빡 민 머리에, 폭주족처럼 생겼고, 하여튼 말 붙이기 어렵게 생겼는데, 아들이 얼마나 못살게 구는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왔다고 하는데, 다행히 생긴 것과 달리 친절(?)했다. 애한테 그림도 그려주고. 애가 메 달려도 그런가 보다 했다. 도대체 우리 아들은 무섭지도 않나?
2시간 후 방콕 돈무앙 공항에 도착.
그런데 비행기 갈아타는 게 안 된다. 가기 전부터 궁금해 했는데 역시 실패다. 결국 출국을 했는데, 출입국 직원이 돌아다니다 애가 있으면 자기 자리로 데리고 가서 금방 해준다. 마지막으로 애 덕을 또 보는 군. 그런데 방콕에서 머무는 곳을 안 썼다고 뭐라고 한다. 오늘 떠난다고 하니 됐단다.
결국 입국을 했는데 비행기 시간은 22시 50이다. 아직 한참 남았잖아. 우선 KFC 가서 어린이 세트(콜라1, 닭다리1, 장난감1) 를 샀는데 거의 100바트다. 너무 비싸다. 잔돈이 없어 1,000바트짜리를 썼기 때문에 몽땅 쓰기로 마음 먹고 몽땅 쓰려고 했지만 딱히 살 것 도 없더군. 게다가 짐이 무거워 메고 다니기도 힘들어 의자에나 앉아있었다. 짐 붙일 때까지.
무얼할까 하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공항 3층 피자집에 갔는데(전엔 피자헛이 있었는데 지금은 피자 뭐지?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않나네) 아들이 잘 안 먹는다. 그저 콜라지. 400바트 정도 썼는데, 나도 별로 안 먹히더라고. (싸가지고 집에 와서 결국 대충 버림)
드디어 짐을 붙이고, 마음도 상쾌하게 마구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갈 데가 있어야지. 배짱이 넘치면 시내라도 나갔다 오겠지만 그것도 안되고. 태사랑에서 본 쇼핑센터(공항 건너편에 있다던데)에 가볼까 하고 호텔 지나서 나가봤지만, 시궁창 냄새 나는 개천만 있네. 물론 개천가에 집에 쭈~욱 있다. 냄새 나서 어찌 사는지?
기차역에 가서 아들에게 기차 보여주고 발견한 재미있는 곳! 세븐일레븐! 아들이 좋아하는 변신 로봇도 사주고, 이것 저것 신기한 것도 구경하고, 육포도 사고(아들도 좋아한다. 울트라맨 육포도 있다).
이 때부터 비행기 따러가기 전까지 열심히 편의점 순례를 한다. 공항 안에도 ‘패밀리 마트’와 ‘세븐 일레븐’이 있다. 아들이 정말 재미있어 한다. 나도 너무 재미있더라고. 그러고 보니 아들은 편의점에 처음 가본 듯하다. 조그만 가게에 이렇게 먹을 것도 많고, 장난감도 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편의점만 보면 들어가고 싶어 안달을 했다. 짜식, 내가 거기니까 사줬지, 여기서도 비싼 거 사주겠냐?
드디어 출국!!!!
결국 그 시간이 되어 비행기 탑승! 또 콜라 한잔 마시고 아들은 꿈나라로. 피곤했나 보다. 나 역시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