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
눈이 올려나 비가 올려나 억수장마 지려나 /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
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나 / 모춘 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우나/
정선 읍내 일백오십 호 몽땅 잠들여 놓고서 / 이모장네 맏며느리 데리고 성마령을 넘자
//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릿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 사시사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
오라버니 장가는 명년에나 가시고 / 검둥 송아지 툭툭 팔아서 날 시집보내주 //.
저 건너 묵밭은 작년에도 묵더니 / 올해도 날과 같이 또 한 해를 묵네.//
간다지 못 간다지 얼마나 울었나 / 송정암 나루터가 한강수가 되었네. //
앞 남산 뻐꾸기는 초성도 좋다 / 세 살 적에 듣던 목소리 변치도 않았네 //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 정 들이고 가사는 임은 가고 싶어 가나 //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임의 맘만 같으면 /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
삭달 가지를 뚝뚝 꺾어서 군불을 떼고 / 중방 밑이 다 타도록만 잘 살아보세 //.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이 아니냐 / 무릉도원은 어디 가고 산만 충충하네 //
네 팔자나 내 팔자나 이불 보료 깔겠나 / 마틀마틀 장석 자리에 깊은 정만 든다.
안녕하십니까? 올해 52번 째 주간 들꽃 편지는 정선아리랑 가사와 함께 시작합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제 주간 들꽃 편지 올 들어 벌서 52통을 보내고 다음 주 한 통만
더 보내면 올해도 빠이빠이! 대망의 새해 임인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직 다 보내진
않았지만 제 주간 들꽃 편지는 올해도 개근으로 여러분을 찾아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벌써 22년 째. 내년이면 23년째로 이어지는데 이재는 눈도 침침하고 해서 걱정입니다.
오늘 편지 느닷없이 정선아리랑 가사로 시작해 좀 어떨떨하셨지요?
지지난 주 다녀온 정선 팸투어 반대급부로 제가 정선아리랑을 홍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무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도 너무 감동을 많이 받고 와서요. 다 아시겠지만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여량리 186-1번지는 북쪽 구절리 쪽에서 흘러오는 송천과 동쪽
봉정리 쪽에서 흘러드는 골지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아우라지 나룻터가 있었고요.
아 나룻터 윗마을 처녀와 아랫마을 총각이 서로 사랑을 하게 됐는데 큰 물이 지자
나룻배가 못 뜨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제각각 그리운 심정을 노래로 부른 것이
정선아리랑의 원조가 되었다며 아우라지나룻터 양 강안에 그 총각과 처녀의 동상을
만들어 놓았지요. 또. 두물머리 중 수량이 큰 골지천 쪽에다 오작교라는 큰 사장교를
세우고 송천과의 사이에는 멋들어진 여송정이란 팔각정까지 잘 조성해 놓았는데요.
실제로 정선아리랑은 고려 말 고려왕조를 섬기던 7명의 무신이 조선을 섬기지 않고
정선으로 은둔하며 살면서 느낀 비통한 심정을 담아 부른 율창에서 유래했다 하고요.
당시 선비들이 한시를 모르는 백성들에게 풀이를 해주었고 백성들은 또 자기네의
애환들을 가사로 덧붙여 부르게 되었는데 남녀 간의 애정, 가난한 삶, 유명한 뗏목 노동,
금광 노역에다 일제강점기, 광복, 6.25동란 등 사회상을 반영해서 살을 붙여나갔답니다.
구전되는 노랫말을 채집해 보니 만 여수가 넘었다 그러고요. 이를 정리한 게 5천여 수,
실제로 불려지는 건 천여 수 정도랍니다. 우리는 그 여송정이란 정자에서 정선아리랑
배움터 원장이자 소리꾼이신 이현수 명장의 열창을 듣고 몇 소절은 따라 배우기도
했는데요. 늘어지는 긴아리랑에서는 애절하고 처량함을, 보통 빠르기의 자진아리랑에서는
구성지고 절묘함을, 빠른 장단의 엮음아리랑에서는 흥겨움과 해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선아리랑 노래는 녹음 연주는 물론 공연도 우리가 방문하는 곳곳에서 들려주거나
펼쳐졌는데요. 가장 인상 깊던 것이 아우라지나룻터 현장인 여송정에서였고, 다음은
숙소인 파크 로쉬 호텔 공연장에서의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회원들의 공연 그리고 정선
아리랑센터 박물관에서의 독창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리랑 공연
외에도 정선전통시장, 화암동굴, 정선팔경 몰운대, 여량리 옥산장 음식 체험도 했는데요.
특별히 숙소인 파크 로쉬 리조트 앤 웰니스는 정말 친자연적이면서도 격조 높은 휴식과
쉼을 누릴 있는 호텔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아무튼 짧은 여정이었지만
심산 유곡 청정 대자연을 바탕으로 건강한 의식주 생활 환경에 전통적인 우리 소리
아리랑의 자부심과 높은 문화의식을 자랑하는 정선군 다채로운 멋과 향기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고요. 오늘 그 사진들과 함께 님께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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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2일과 7일 열리는 정선 5일장에서 정선 특산물들, 정선전통시장 내 먹자골목의
정선 특선 음식들 - 메밀전병, 민물고기 탕국 - 식단도 보시고, 정선 아라리센터의
아리랑박관과 아라리촌 민속 조형물, 숙소인 파크 로쉬의 친자연적인 외양과 내부 시설
및 장식 그리고 아라리 공연, 일제시대 금광으로 쓰이다 발견된 종유석 화암동굴,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여량면 여량리의 유명 맛집 옥산장과 아우라지나룻터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모두 52장인데요. 이 편지에 다 올리지 못한 나머지 사진들과 설명은
제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URL을 클릭하면 바로 연결됩니다.
http://blog.daum.net/hanseungguk
이번 주 편지는 하루 늦게 보냅니다. 엊그제 함양 흑돼지촌 팸투어를 다녀 오느라고요.
블로그는 월요일 올려놓았는데 메일에 이상이 생겨 발송이 늦었습니다.
어제가 동지. 팥죽 잘 챙겨 드셨죠? 낼 모레. 주말 성탄절 “메리 크리스마아~스!”하시고요.
소중한 분들과의 연말 송년회도 알차게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시기 바라오며
저는 다음 주 다른 소식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 한승국 드림
전번 : 010-3242-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