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일 때문에 하이원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태백 강원랜드와 붙어있는 하이원의 시설은 정말 훌륭하더군요.
하지만 태백 서킷을 몇번 다니면서 그곳의 열악한 환경과 산골짜기 지형의 오고가는 길은
자주가기 버겁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 때문에....
일을 마치고 하이원에서 서울을 향해 새벽 2시쯤 출발~
일단 제천 IC까지 가기만 하면 그곳부터는 뻥~ 뚫린 고속도로라
태백서부터 제천까지 가는게 무척 지루하고 위험했습니다.
편도 1차선의 공사 현장과 꼬불꼬불 산골짜기 길을 달려야 했으니까요.
가로등 하나 없는 칠흑같은 골짜기 길들을 약 90~100km 정도로 순항하면서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었는데 앞에 스타렉스 출현~
반가운 마음(칠흑같은 강원도 골짜기 길을 혼자가다보면 이 심정 알겁니다.)에 밀어부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따라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스타렉스 속도를 내기 시작.
한 밤 중이고 주변에 가로등 하나 없기에 내 차(S4)가 보일리는 만무한데
어찌 속도를 내는지....무척 지루했나 봅니다.
이때 제 차 속도계 90km정도.
갈수록 멀어지네요.
이런....저도 속도내기 시작.
덩치큰 스타렉스로 지형을 익히 아는 듯 곡예운전을 하며 신나게 달려나갑니다.
따라 붙었지요. 약 120km.
평소라면 별거 아니지만 지형도 잘 모르고, 칠흑같은 꼬불꼬불 1차선 길을 가자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앞에 스타렉스가 가는 길만 따라가니 속도 줄이지 않고 갈만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 달리니 제천과 원주 이정표가 나옵니다.
스타렉스분 재미 붙였는지.....더욱 신나게 달립니다. 150km이상~
근데 제 차의 주유등 점등...ㅠㅠ
이 노무 S4의 연비라니....쩝~
이제 막 국도가 나오면서 신나게 달릴 준비하는데 말입니다.
그냥 그렇게 보내버리고 주유소 들러 가득 채우고 바로 출발~
역시 차 하나 없었지만 국도라 2차선 도로였고, 가로등도 제법 도와줍니다.
좀 밟았습니다. 5분정도 지나니 저 멀리 익숙한 물체 출현~
오호~ 스타렉스!! 방가방가~ 저를 보더니 또 속도를 냅니다.
(아마도 이 분은 새벽에 일하는 사람인가 본데 뒤에 누가 오면 자동으로 튀어나가는
취미를 가졌나봅니다.지루한 출퇴근길을 극복하는 방법 중의 하나일지도~)
근데 이미 겜은 끝났지요.
제 속도가 250km 근방이었으니까요. 그대로 지나치면서 비상등 3번으로 빠이~ 인사.
고마웠습니다. 험한 산길 동반해줬으니까요.
이윽고 제천 IC 입성.
여기까지 약 1시간 걸렸네요. 보통 1시간 30분 걸리는 코스인데 밤중인데도 스타렉스 덕분에
많은 시간을 줄일 수있었습니다.
제천 IC는 중앙고속도로입니다.
우리 달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이고 달리기 번개때 자주 오가는 길이었습니다.
즉, 잘 알고 익숙한 길이죠.
역시 차가 없었고 220km정도 고속 크루징 모드 들어갔습니다.
크루징 모드를 눌러 놓고, 정신 차리고 핸들에 힘을 줍니다.
근데 뒤에서 하얀 불빛 출현. 가까워지더니 옆으로 부웅~ 치고 갑니다.
BMW.
크루징 끄고 확인 들어갑니다.
따라가보니 330i.
붙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보냈습니다.
이겨야 본전인 겜은 안하는게 제 성향입니다.
다시 220km 크루징.
중앙고속도로는 서해안 만큼이나 길도 좋고 넓은 편입니다. 차가 없어 한산함이 장점이구요.
그렇게 계속 가는데 앞의 330i가 시야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한 3분 달리니 옆으로 자연스레 쳐집니다.
여기서 수차례 경험했던 대배기량차의 고속 순항의 안정성과
그렇지 못한 차량의 차이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 탔던 A4 3.0으로도 순간 260km를 가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순항하기에는 너무 힘겨우니까요.
배틀도 아니었지만 싱겁게 끝납니다.
그래도 시야에서는 벗어나지 않길 바랬었는데요....
1시간을 넘게 고속으로 온 신경을 집중해 달리니 피곤해져 옵니다.
이윽고 만종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합류합니다.
이곳 역시 서울에서 문막근처까지는 달리기 환자들의 주코스지요.
(문막에 고급유 휴게소가 있다는 이유가 큰 메리트~^^)
중앙보다는 길이 좋지 않아 190~250정도를 오가며 달렸습니다.
그런데 문막휴게소를 지날 무렵 엉덩이 빵빵한 물체가 옆에서 튀어나옵니다.
저를 보더니 부아앙~ 튜닝카 특유의 지축을 울리면서 달려나갑니다.
검정색 수프라.
저는 이미 탄력을 받고 지나치고 있던터라 약간의 가속으로 250km정도 올라섭니다.
뒤에 붙으니 더욱 우앙우앙~ 울어댑니다. 짜증내는 듯 듣기에 거북합니다.
좀 무섭기도 하고 브레이크 밟을까 두렵기도 하고...
하지만 이정도 되면 상대나 나나 이판사판.
좀 피곤했지만 다시 아드레날린 분사~
일본 튜닝카들이 겉모습은 화려하고 소리는 엄청큽니다.
그런데 드레그나 레이스 장에 가보면 그 열기에 비해
고속빨은 좀 버겁다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근데 이 수프라는 보통이 아니더군요.
이미 250km를 넘어서면 웬만한 고출력 차량이나 포르쉐 터보급이 아니고선
어떤 차도 쉽게 제끼거나 뒤쳐지지 않습니다.
고속은 자신있었지만 위험해서 제칠 의도는 그다지 없었습니다.
이미 환자들끼리는 뒤차를 떨어뜨리지 못하면 앞차가 진 겜이라는 것을 묵시적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중부선 합류지점까지 뒤에 따라붙으며 왔는데
수프라도 중부선쪽으로 차선을 바꿉니다.
중부선으로 합류하면서 좀 떨어졌다가 바로 붙었습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제치려고 몇번을 시도했는데 금방 다가오는 트럭 때문에 자리가 잘 안납니다.
이윽고 쭉 뻗은 공간에 차량이 안보입니다.
엑셀링~
270km넘어가면서 간신히 제쳐집니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서울 톨게이트까지 왔네요.
통행료 내고 있자니 뒤에 부아앙~ 붙네요.
비상등 켜주고 ....잔돈 받는 손으로 작은 손짓.
이윽고 수프라도 비상등~^^
어두운 곳에서의 달리기 때문에 긴장해서 그런지
정신이 좀 멍~하고 어깨도 뻐근했지만
오랜만에 시원한 달리기를 했기에 기분은 괜찮더군요.
톨게이트까지 하이원에서 약 1시간 40분 걸렸네요.
보통은 약 3시간 거리인데 말이죠.
우리 클럽 지난해 가을 달리기때 귀가 중
로이팍님이 강의 시간에 늦었다고해서
형환군 폴쉐 터보에 태우고 승표님과 저랑 셋이서
영동선에서 중부 만남의 광장까지 대낮에
수많은 차량들을 뚫고 약 50분만에 도착한 적은 있었지만
약 3시간 거리를 이렇게 연달아 파트너를 만나면서 달려오기는 드문 경험이네요.
예전에 서해안 드레그를 마치고 귀가 중
투스카니 터보들과 인테그라 튜닝카를 만나
서해대교에서 서서울 톨게이트까지 약 9분만에 온 것 이후로
(이때 비디오카메라로 찍히고 있는 줄도 모르고 달렸는데
이게 인터넷으로 돌아 한때 무척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오랜만의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흉내는 금물.
항상 안전운전하시기 바랍니다.
다들 열심히 살다가 웃으면서 뵙겠습니다.
클럽아우디
첫댓글 졸리기 시작할 쯤...같이 달릴수 있는 상대가 나타나면 참으로 반갑죠...^^ 인테그라랑 S4 그 영상 제가 우리카페에 퍼왔던것 같습니다...ㅡ.ㅡ;; 클럽아우디님 S4인지 모르고...;;;
역쉬.... 저도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설톨까지 14분에 끝은적이있다는 사실,,
조만간 웃으며 뵙길 바랍니다 형님~~항상 수고 많으시네용~^^
넘~~~길어~~~~음~~~~
칩하기 전인가요. 그 후인가요?
전
정말 짜릿한 드라이빙이었겠네요~ 엔진오일소모량은 어떤가요? 제가 14,000mile에서 서비스받고(엔진오일교체) 지금 18,000mile인데 그동안 엔진오일을 1L씩 두번이나 보충했습니다. 서비스받고 1달만에 1L, 그리고 며칠전(서비스후 6개월경) 1L 보충했습니다. 모두 warning sign이 떠서 보충했구요. 오늘 딜러샵에 맡겨놓고 오긴 했는데 바닥에 오일 새는 자국은 없었습니다. 글 읽다가 궁금해서 질문드려봅니다.~
저는 골라잡기를 잘해서인지 아우디 타면서 오일 새거나 보충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네요. 그냥 꾸준히 8천km마다 갈아주면 끝입니다. 도중에 모자라서 보충해본적이 없답니다~
아우디월드 포럼에 질문 올렸는데 아우디 USA에서 1L/1,000mile 정도의 오일소모까지는 acceptable하다고 하네요~ 정말 괜찮은 건지... 어떤 오너는 엔진오일 소모가 없는 S4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보일정도라니... 클럽아우디님의 애마는 문제가 없다니 다행입니다.
강원랜드길이 완전시골길이었다가 영월까지 4차선이 나면서 그나마 수월해졌지요. 저도 일때문에 강원랜드를 자주 들락거렸었는데 한밤중에는 정말 누가 튀어나올까 무섭지요 ㅎㅎ..그래도 안전운전하세요. 보험서비스가 잘안되는 지역이라서요.
고속도로 교통경찰 한번 해보고 싶어져여...구경이라도 많이 하게...^^;
이야..멋지네요...항상 열심히 생활하시고 건전하고 안전하게 운전하시는 모습 좋습니다..
상동에서 정선 카지노 길보다 우회전해서 만항재 태백산 코스로 가는게 더 재밌는데^^ 서킷가서 서킷에서의 재미도 좋지만 오가며 산길 타는 재미도^^ 언제 함백산 코스( 운해를 보면서 달리는 ^^) 드라이빙 모임이나^^
상동을 우찌 알어?...서울서 상동까지 눈감고도 갈수 있는뎅...ㅎㅎ...^_~..
한 2년동안 열심히 태백 서킷 다니느라 ㅋㅋ 어제 그제 비오니 생각 많이 나더라...
강원도 국도는 발통두개짜리로 머플러 긁으며 재끼는 기분이 그만인디요....ㅎ
너무 좋은글이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웃으면서 뵙겠습니다^^
클럽아우디님의 글 읽는 재미가 사실은 제가 클럽아우디에 처음 가입했을 때 저를 떠나지 못하게 했었던 원동력이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네요...제가 처음 뵜을 때 말씀 드렸던 거 기억 나실런지...자주 글 좀 써서 올려 달라고...앞으로 달리기든 인생살이든 예술에 관한 얘기든 자주 오셔서 말씀 나눠주시면 정말 좋겠네요^^ 오랜만에 정말 클럽아우디님과 너무 잘 어울리는 시원한 글, 딱 부러지는 글 읽고 갑니다^^ (근데 읽다보니까 제 이름도 나오네요 ㅋ)
달리기의 본능!!! 정말 짜릿하죠... 여러가지 이유로 a6 2.4 로 왔습니다만.. 언젠가는 다시한번 어떤 방법으로던 본능을 일깨우리라..다짐..쩝~~ ㅋㅋ 생각만해도 찌릿^^. 지금은 횐님들의 달리기에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클럽아우디님 글 잼있게 읽었네여. 멋진차 세련된사무실 마니마니 부럽습당~~^^. 조만간 저도 제 사무실 올려야겠네요,,
와우 1시간 40분?? 저두 정선에 일상에 피로를 푸는.....척하며 겜하러 가끔가는데...ㅋㅋㅋ 나중에 카지도에서 횐님들 만나면 ㅋㅋㅋㅋ도망가야지
대리만족을 느낌니다. 달려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 열심히 일한 당신 달릴 자격이 있죠.""
전 술로 달리기를 잘해서 ^^,,,,잘읽엇습니당,,,,,항상 안전운전하시구요 ^^
전 형님글만 보면 웃음이 ㅋㅋㅋㅋ
와우 ~ 사진 넘 멋있어요 ㅎㅎ 저두요즘 운전습관이 다시 나빠져서 좀 무리하게 달리는뎅... 조심해야겠네요
ㅋㅋㅋ 글이 넘 스릴넘치네요~~ 꼭 제가 차량운전하는 기분이 들어요~~^^
글읽다보니 손에 땀이.....ㅎㅎㅎ, 달리기하다 무인카메라 피해가는 방법 따로 있습니까?...아니면 지형지물 숙지하여 카레라 앞에서 속도 줄이는 방법?, 오늘도 아차 하는순간 퍽!....꼭 가슴에 총맞는기분....ㅎㅎㅎㅎ / 관리실가서 경찰서 우편물 찾아오면서 두시렁대는 마눌님이 선합니다....ㅎㅎ
그냥 달리기 모임 자주하다보면 카메라 피하는 내공이 쌓이는 것 같네요~^^
수프라는 화려한 모습에 비해 고속빨이 버겁다,.? 국내에 튠된수프라는 뭐니뭐니해도 고속빨이란게 모든 카매니아들의 공감 부분인데.,., 님은 뭘 잘못아시고 계시는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