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 2의 사치품(명품) 소비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진링(金領·골든 계층)’ 등 상류층을 잡기위한 국내 기업들의 차이나 귀족 마케팅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진링’은 연소득 100만위안(1억5000만원)이 넘는 최상류층으로 현재 350만명에 달한다. 또한 연소득 55만위안(8500만원) 이상의 ‘신꾸이주(新貴族)’는 무려 3000만명에 달해 중국 상류층의 소비력은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랐다.
이에 따라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최대 구매력을 가진 ‘진링’, ‘신꾸이주’를 잡기위해 중국 현지 법인에 ‘신귀족 마케팅팀’ 등 별도 조직을 갖추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11일 업계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인의 사치품 소비규모는 연간 20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15년에는 115억달러(11조5000억원, 미국 이어 세계 2위)에 달해 전 세계 사치품 소비총액의 2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중국은 한국 인구 규모와 비슷한 4000만명이 연소득 30만위안(5000만원) 이상의 신흥부자 대열에 오를 정도로 세계에서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중국의 ‘진링’, ‘신꾸이주’를 잡기위한 귀족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홈시어터, 액정표시장치(LCD) TV, 프리미엄 대형세단 등 중국서 고가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은 ‘진링’ 등을 대상으로 귀족 마케팅에 주력, 올 한해 1조1000억∼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개당 50만원에 달하는 초고성능(UHP) 타이어와 한벌당 600만∼700만원을 웃도는 고급양복을 중국서 판매한 금호타이어와 제일모직도 올해 7000억∼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차이나 귀족 마케팅이 불을 뿜으면서 국내기업들의 중국시장 장악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귀족 마케팅팀’을 통해 중국 주요 도시 인구의 15%(6500만명)에 달하는 ‘신꾸이주’ 공략에 총공세를 펴고 있다. 삼성은 ‘애니콜 신화’를 앞세워 저가 기종보다 고급 휴대폰인 메가픽셀폰을 집중 공급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 충칭 등 30개 대도시에서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LCD모니터 등 9개 핵심 고가제품을 ‘신꾸이주’ 대상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PDP TV 수요가 급증하면서 귀족 마케팅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가품인 42인치 PDP T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며, 광스토리지는 200만대(시장점유율 25%),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60만대(12%) 등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대형 세단인 에쿠스를 ‘신꾸이주’ 대상 전략 판매차종으로 정하고 귀족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17개 주요 도시에 에쿠스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럭셔리 전시장’을 별도로 꾸미는 등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제일모직도 중국에서 ‘1%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갤럭시, 아스트라 등의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부유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갤럭시 등 고가양복 한벌이 600만원을 웃돌고 있지만 판매량은 해마다 평균 20% 이상씩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UHP타이어 개당 가격이 50만원을 웃돌지만 중국의 신흥 부자들은 이를 구매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연간 20억달러를 웃도는 중국 상류층 소비시장을 집중공략, 매출 극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