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내린천의 살둔마을
홍천에서 구룡령을 넘기 전 광원리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 446번 지방 도를 따라 8km 정도 가면 내린천의 최상류부인 살둔 마을에 닿는다. 살둔 마을은 오지 중의 오지다. 사방이 산에 둘러싸여 있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으로 아늑함과 고립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살둔은 생둔 사가리의 중심에 있는 풍취도 그만이고 숲도 아름다운 곳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전기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신문도 1주일에 한번 배달될 정도로 오지였지만 요즘에는 한적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원하여 홍천강으로 이어지는 내린천은 우리나라 하천 중에서 가장 깨끗하다고 한다. 내린천 상류에 위치한 살둔마을은 맑은 물과 깨끗한 산 자락에 둘러 쌓인 아주 아주 외딴 산촌마을로 살둔마을은 여름철에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가족 단위로 조용하게 야영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살둔 마을은 소양강 최상류인 내린천이 흐르는 아담한 마을로 마을이 너무 작아 언덕에서 내려다 보면 한 손에 잡힐 듯 하다. 옛날 임금님만 드셨다는 열목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어름치, 쉬리, 꺽지 등 수많은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대부분 1급수 어종만 서식한다. 얼마 전만 해도 천연기념물인 수달피도 가끔 나타났다고 하며 강물이 얼마나 맑은지 강 건너까지 강 바닥의 돌들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이고 물살이 비교적 세서 이끼가 끼지않아 돌들이 미끄럽지 않고 보송보송하다.
살둔 마을의 중앙에는 살둔 산장이 있다. 전직 기자였던 산장지기가 지키는 이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집 100선'에 소개되기도 한 독특한 미를 자랑하는 곳이다.
살둔산장 영동고속도로 속사IC에서 나와 양양쪽으로 약 1시간 가량 가면 '살둔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인적이 드문 오지 마을 이었으나 지금은 바로 앞으로 포장 된 446번 도로가 말끔히 정돈 되어 있다. 듬성듬성 떨어진 집들 뒷켠으로 살둔산장이 위치해 있고 그 앞을 내린천이 휘어 감는다. 446번 도로가 오지 마을로 오는 길을 편하게 만들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반기지 않는다. 지난 95년 56번 국도가 생기면서 오지마을은 그렇게 인간의 손이 닿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 곳은 '오지'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살둔의 유래를 살펴보면, 조선 제7대 임금이었던 세조때 사육신 후예들이 세속이 싫어 세상을 등지고 산간오지에 터를 잡았는데 그곳이 바로 3둔과 4가리다. 3둔이라 함은 살둔, 월둔과 달둔을 칭하며 4가리는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명지거리(거리와 가리는 비슷한 의미)를 칭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위치한 이 마을들은 현재 살둔만이 사람이 살고 있다. 나머지 3둔 4가리에는 20여년 전에 사람들이 떠나고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반경 50km이내에 1,000m를 넘는 험준한 산들이 30여개에 이르는 이 곳은 살둔을 제외한 나머지 마을은 4륜 구동차량이 아니면 접근이 어려워 오지마을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인간이 살만한 둔덕'이란 뜻의 살둔은 태고의 신비가 숨을 쉬는 홍천 오대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태고의 신비가 그대로 살아 숨쉬는 '살둔산장'의 산장지기 이상주씨는 어느 여행객이 오더라도 살둔산장의 의미와 산장이 여기 있는 이유를 친절히 안내해 준다.
살둔 산장은 지난 82년 지어진 이래 많은 산사람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40여년 동안 산을 탄 산장지기 이상주씨의 덥수룩한 수염은 오지마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 살둔산장의 외부는 아직 못다지은 집이라 해서 '미진각(未盡閣)'이라고도 하고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의 '산반수반정(山半水半亭)'으로도 불린다. 또 2층 작은 마루는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하여 '침풍루(寢風樓)'라 한다. 지은지 20년이 되가지만 틈새하나 나지 않아 '한국사람이 살고 싶은 집 100선'에 꼽히기도 한 살둔산장은 1년내내 산사람들과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방명록이 매달 1권씩 만들어질 정도로 그 곳은 외지 사람들의 휴식처로 이미 입소문 나 있는 상태다. 내린천의 시원한 물줄기로 목을 축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정도로 그 곳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다.
달둔은 살둔에서 삼봉휴양림 방면으로 올라가다가 보면 홍천 학생야영장, 칡소폭포입구, 하얀 민박집을 차례로 지ぐ?된다. 민박집을 지나자마자 얼마 못 가 오른쪽 계방천 위로 작은 다리가 하나 있다. 달둔교라는 이름의 이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여 시냇물을 따라 3km가량 산 속으로 가면 달둔이다. 현재 월둔과 달둔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지 않다. 60년대 김신조 일당의 침투후 떠났다고 전한다.
숙식 마을에는 식당이 없다. 슈퍼마켓이 하나 있지만 문을 열지 않을 때가 많다. 때문에 취사도구는 미리 준비하고 부식거리는 마을에서 20분쯤 떨어진 창천읍내에서 사는 것이 좋다.
민박집은 최흥순 이장(011-229-8967)에게 연락하면 소개받을 수 있고 미리 민박집에 말하면 식사를 준비해 주기도 한다. 또는 방태산자연휴양림(033-463-8590)에서 숙박할 수도 있다.
교통 영동고속도로 속사IC를 나오자마자 좌회전하여 31번 국도를 따라간다. 31번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운두령을 지나 56번 국도와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창촌이다. 창촌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원당교를 지나 10여분 가면 살둔마을이 나오고 고개를 넘으면 살둔산장이 좌측 마을 한켠에 있다. 주변에 아침가리골 이나 신남에서 진입하는 도로가 있으나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진입이 불가능하다.
1) 홍천에서 양양방면 56번국도를 타고가다 446지방도 쪽으로 좌회전하여 계속 들어가면 살둔마을이 나온다. (446번 지방도상에 살둔산장 들어가는 입구 표지판이 나온다) 2)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속사 → 운두령 → 창촌삼거리 → 월둔삼거리 → 살둔마을 (4시간 소요) 창촌 삼거리까지는 지도와 이정표를 보고 찾아 가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창촌삼거리에서 56번 도로로 접어들면 양양 방향으로 가는 길인데 몇년 전만해도 비포장 길이었습니다. 이 도로는 지금도 차량 통행이 드믈고 주변의 경관이 뛰어나 특히 가을철 드라이브 코스로 권하고 싶은 곳이디. 그 길을 때라 약 10분쯤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우회전하여 포장도로 끝까지 계속가면 살둔마을이 나온다.
살둔마을[스포츠 투데이]
문풍지 사이로 바람 들락이는 소리에 눈을 뜬다. 서리 맞은 산골마을은 온통 하얗다. “저것이 상고대인데,이제 곧 눈이 올거래요.” 살둔마을 최이장은 담배 한 모금 뿜어내며 방태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만 넋 없이 쳐다봤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살둔마을. ‘사람이 기대 살 만한 둔덕’이라는 뜻의 살둔마을은 속세와 단절된 이곳 오지 ‘삼둔 사가리’ 중 한 곳이다. 홍천군 내면의 살둔(생둔), 월둔(달둔),귀둔과 인제군 기린면 아침가리,연가리,적가리,명지가리 중 현재 마을이름 뜻 그대로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양새를 갖추고 사는 곳은 살둔뿐이다. 조선시대 민중 예언서인 ‘정감록’에도 등장하는 이곳은 예전에는 피난처로 이용됐고 마을 곳곳에는 비탈진 언덕에 불을 놓아 밭을 일군 화전민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실 살둔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귀틀집 살둔산장 때문이다. 18년 전 윤보선 대통령의 조카가 3년 동안 공들여 지었다는 산장은 마을을 감싸고 휘도는 내린천 앞에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겨울에 산골 살둔을 찾는 이유는 전통 귀틀집에서 순백의 오지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이곳을 대표하는 살둔 산장 역시 강원도 지역의 전통 귀틀집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통나무를 ‘우물 정’자로 쌓아올려 지은 집은 각 모서리마다 홈을 파서 단단히 끼워 넣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설경이 무척 아릅답다고 했다. 눈 안 오는 날에는 보름달이 두 배나 커 보인다고도 했다.
“산장 바닥을 사람 키만큼 판 다음에 숯가루 소금 모래 자갈을 세 겹이나 쌓았더래요. 그 위에 통나무를 올렸고,통나무 사이에는 짚을 넣고 흙을 개어 덧발랐죠.” 한 마을주민은 노동요를 불러가며 일했던 때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겼다. 산장은 단층 위주의 전통 귀틀집과는 달리 ‘바람을 베고 눕는다’는 뜻을 지닌 다락방 ‘침풍루’를 놓아 그 풍취를 더했다.
산장에서 계곡 건너편,안깨골에도 귀틀집들이 남아 있다. 가장 오래된 집은 지은 지 100년쯤 됐다. “함석지붕 밑에 다시 나무로 지붕을 해 넣은 것도 옛날 방식이래요.” 쥐구멍만큼 햇빛이 들어오는 정짓간(부엌)에도 정겨움은 담겨 있다.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아궁이에 장작을 때서 난방도 하고 가마솥에 물을 데워 목욕을 하고 개숫물로도 쓴다. 정짓간 벽에는 콩나물 시루며 채다리,다래끼 등 재미난 살림도구가 걸려 있다. 그 작은 집에 방이 세 칸. 어른 두어 명이 누워버리면 딱 들어맞을 만큼의 작은 크기다.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 내린다. 언젠가 인제 설피마을에서 봤던 눈올 때 신는 설피들이 이곳 담벼락에 걸려있는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한번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허리까지 눈이 쌓여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며칠 동안 아예 밖에 못 나간 적도 있더래요.”
서른두 가구의 단촐한 살둔마을. 한때 150가구가 살기도 했던 이곳 살둔은 겨울을 앞두고 콩수확 때문에 1년 중 가장 시끌벅적하다. 밥 위에 얹어먹는 서리태,메주 띄우는 누런 왕태 더미가 마을 곳곳에 산처럼 쌓여있다. “메주를 띄워도 좋고,장을 담가도 좋고. 이 콩맨키로 좋은 게 시상에 없더래요. 시세가 좋으면 팔 것이고,아니면 말고.” 외지로 신나게 팔려가는 콩처럼 살둔은 이제 서서히 오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내린천과 나란히 달리는 446번 지방도가 새로 뚫려 마을 입구까지 방문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철분이 많다는 개인약수나 적가리에 위치한 방태산 휴양림까지,때묻지 않은 산골마을과 인근 관광지를 연결하는 공간이동은 어느덧 승용차로 30분이면 넉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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