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2/25)---사순 제2주간 금요일

[lorenjo]

2005년 2월 25일 사순 제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기 37,3-4.12-13ㄱ.17ㄴ-28
이스라엘은 요셉을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라고 해서 어느 아들보다도 더 사랑하였다. 그래서 장신구를 단 옷을 지어 입히곤 하였다. 이렇게 아버지가 유별나게 그만을 더 사랑하는 것을 보고 형들은 미워서 정다운 말 한 마디 건넬 생각이 없었다.
그의 형들이 아버지의 양 떼에게 풀을 뜯기러 세겜으로 갔을 때,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일렀다. “얘야, 네 형들이 세겜에서 양을 치고 있지 않느냐? 네가 갔다 와야 하겠다.” 요셉은 도다인으로 찾아가 거기에서 형들을 만나게 되었다.
형들은 멀리서 알아보고 그가 다다르기 전에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다. “야, 꿈쟁이가 오는구나. 저 녀석을 죽여 아무 구덩이에나 처넣고는 들짐승이 잡아먹었다고 하자. 그리고 그 꿈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 보자.”
그러나 르우벤은 그 말을 듣고 있다가 그들의 손에서 그를 건져 낼 속셈으로 목숨만은 해치지 말자고 하였다. “피만은 흘리지 마라. 그 녀석을 이 빈 들에 있는 구덩이에 처넣고 손만은 대지 마라.” 르우벤은 그들의 손에서 요셉을 살려 내어 아버지께로 되돌려 보낼 생각이었다.
이윽고 요셉이 다다르자 그들은 요셉에게서 옷을 벗겼다. 그것은 장신구를 단 옷이었다. 그리고는 그를 잡아 구덩이에 처넣었는데 그 구덩이는 물 없는 빈 구덩이였다.
그들이 앉아 음식을 먹는데, 마침 길르앗으로부터 낙타를 몰고 오는 이스마엘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향고무와 유향과 몰약을 낙타에 싣고 이집트로 가는 길이었다. 유다가 형제들에게 말하였다. “그래도 우리 동기인데 그를 죽이고 그 피를 덮어 버린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니? 그러니 그 애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 버리고 우리는 손을 대지 말자. 아무래도 우리 동기요, 우리 혈육이 아니냐?” 형제들은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다가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내었다. 그들은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은 이십 냥에 팔아 넘겼다. 이스마엘 사람들은 요셉을 이집트로 데리고 갔다. ”

복음 마태오 21,33-43.45-46
그때에 예수께서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다른 비유를 들겠다. 어떤 지주가 포도원을 하나 만들고 울타리를 둘러치고는 그 안에 포도즙을 짜는 큰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 그리고는 그것을 소작인들에게 도지로 주고 멀리 떠나갔다.
포도 철이 되자 그는 그 도조를 받아 오라고 종들을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 하나는 때려 주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쳐 죽였다. 지주는 더 많은 종들을 다시 보냈다. 소작인들은 이번에도 그들에게 똑같은 짓을 했다. 주인은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알아보겠지.'하며 자기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아들을 보자 ‘저자는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이고 그가 차지할 이 포도원을 우리가 가로채자.' 하면서 서로 짜고는 그를 잡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어 죽였다. 그렇게 했으니 포도원 주인이 돌아오면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악한 자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고 제때에 도조를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원을 맡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서에서,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주께서 하시는 일이라, 우리에게는 놀랍게만 보인다.' 한 말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잘 들어라. 너희는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길 것이며 도조를 잘 내는 백성들이 그 나라를 차지할 것이다.”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 비유가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고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워서 손을 대지 못하였다. 군중이 예수를 예언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요일에는 강화도 지구 회합이 있었습니다. 마니산 밑에 위치하고 있는 마니산 성당에서의 모임이었지요. 식사도 함께 하고, 회의도 함께 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회의가 모두 끝났을 때, 저는 시계를 보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시계는 2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4시에 인천의 구월 1동 성당에서 미사가 있거든요. 이 미사는 한 달에 한번 인천교구 신부들이 모여 그 본당 공동체를 위해서 미사를 하는 아주 중요한 미사입니다. 하지만 강화도에서 그것도 강화도의 한가운데의 마니산에서 인천의 구월1동 성당까지 1시간 만에 도저히 갈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문득 지름길을 이용해서 그리고 속도를 좀 내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빠른 길로 가기 위해서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다른 차들을 추월하면서 급한 운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을 속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다니는 길의 속도측정 카메라 위치를 모두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속도를 내기는 하지만, 어느 곳에 단속 카메라가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속도위반으로 찍힐 확률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카메라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위치가 바뀐 카메라에 찍히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시간에 도착해서 미사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속도를 냈습니다. 드디어 인천의 구월1동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시각은 4시 10분. 도착해보니 벌써 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속상하던지요. 속도측정 카메라에 찍히면서까지 과속을 해서 달려왔는데, 미사도 할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만약 늦었으니까 천천히 가자는 생각을 했었더라면 카메라에 찍히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미사 끝날 때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을테고, 회의만이라도 참석은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사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저의 교만함에 미사 참석도 못하는 동시에 카메라에 찍히게 되는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지요.

이 체험 뒤에 이러한 다짐을 해봅니다.

“내 뜻만을 강조하면서 성급하게 살지 말자.”

생각해보니 이러한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야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감을 넘어서 교만이라는 것이지요. 내 뜻대로 다 할 수 있다는 교만. 그리고 그 교만에 저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이러한 교만 가득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포도원 소작인들로 도조를 받으러 온 종들을 죽이고, 심지어 주인의 아들까지 죽이면서 이제 상속자가 없으니 이 포도원은 자기들 것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자기들의 뜻대로 되지 못하지요. 오히려 소작인들을 죽여 버리고 제때에 도조에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원을 맡기게 됩니다.

도조를 안내도 된다는 생각, 아들만 없으면 상속자가 없어지기에 이 포도원은 우리들의 것이 된다는 착각. 그리고 이러한 착각을 나오게 했던 교만으로 그들은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내 손에 꽉 쥐고 있는 교만으로 일구어진 착각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내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니까요.

교통법규를 잘 지킵시다.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김현태, '행복을 전하는 우체통'에서)
한평생을 비석만 다듬으며 살아가는 석공이 있었습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비석을 다듬었고 정성스럽게 명문도 각인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정치인이 석공에게 물었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의 단단한 마음을 유연하게 다듬는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소.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과 역사 앞에 내 미래를 새기고 싶소."

그러자 석공이 대답했습니다.

"선생님도 저처럼 무릎 꿇고 일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꽃과 들풀 사이에 어찌 높낮이가 있겠습니까? 꽃은 화려한 대신 쉽게 시들어 버리지만 들풀은 은은한 향기로 세상을 향기롭게 만듭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귀천 없이 다 소중합니다. 사람과 사람 또한 모두 평범합니다.

그러하기에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합니다.

[바른생활]

오늘 행복할 방법이 특이하네요^^ 캬캬캬

[ismiso]

무릎꿇고 일한다는 말 정말 좋은 표현 같습니다.그러나 가끔 착각할때가 있습니다. 나는 꿇었는데 하고..오늘 글보니 저의 현주소를 알것 같습니다.

[Gabriel]

말과 글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겸손이.. 제가 행하기가 참 힘드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꾸벅

[이베]

주님께 바치는 제 도조(賭租)가 너무 형편없어 부끄럽습니다...

[나 DJ]

혹시 여기에 회원들이 묵상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운영하시는 머슴님들 생각해 보심이 어떠하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