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성지순례 제25화
[여행의 향신료, 쇼핑]
[2009년 12월 05일, 제5일]
[2009년 12월 5일 토요일]
타지마할을 떠난 우리는 쇼핑에 나섰다. 어제 일정수정을 하면서 핀두에게 아그라에서 쇼핑할만한 유명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나온 답이 캐시미어였다. 그래서 아그라성과 타지마할을 돌아본 후에 캐시미어(cashmere) 전문점과 재래시장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캐시미어와 실크 전문점인 오리엔탈 헤리티지의 입구-버스에서 촬영]
단체여행을 하면서 쇼핑에 끌려 다니는 것은 참 피곤한 일이다. 여행사에서 안내하는 관광쇼핑센터란 대개 별로 필요도 없는 물건을 분위기에 휩쓸려 샀다가, 집에 돌아가 얼마 후면 버리는 물건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내가 계획한 여행에는 대부분 쇼핑을 빼버린다. 그러나 대중들은 가족도 생각하고 선물할 사람도 생각하기에 쇼핑을 완전히 뺄 수는 없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가장 유명한 것이면서 선물하기에도 적합한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고는 전체일정 중 1~2회 쇼핑을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다.
우리가 찾아가는 캐시미어 및 실크 전문점은 큰 도로변에 접한 꽤 큰 가게로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봐서 대단히 유명한 가게인 모양이었다. 우리나라 옛날 가게들처럼 페인트로 칠해 만든 간판에는 ‘동양의 유산’이라는 뜻의 오리엔탈 헤리티지(ORIENTAL HERITAGE)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십 수 년 전 네팔에 갔을 때 우연히 구하게 된 캐시미어 담요는 겨울철 아주 요긴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해보려고 전문점이라는 곳을 찾아갔더니, 담요처럼 큰 것은 있지도 않았고 작은 목도리도 너무나 비쌌다. 그때에야 비로소 캐시미어가 고급소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캐시미어에 대해 다시 공부를 했었다. 그 후로 네팔, 인도, 중국의 서쪽 등을 여행할 때면 캐시미어 전문점으로 대중을 인도했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도 많지만 가격을 비교해도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특히 선물 받은 사람들이 아주 흡족해 하기 때문이었다. 외국 사람들은 이 캐시미어 제품을 몇 세대를 물려가며 사용한다고 했다.

[가격흥정-사장님! 우리 아주 멀리서 왔걸랑요, 깎아주세요!]
가게에는 다양한 제품이 구비되어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큰 담요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잠시 사장과 얘기를 나눠보니 본가가 잠무카슈미르지방에 있어서 큰 목장을 운영하기에 최상의 털을 얻을 수 있으며, 이 가게 또한 몇 대에 걸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장에게서 또 하나 배운 것은 캐시미어(cashmere) 중에서 최상의 제품을 파시미나(pashmina)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더위에 지쳤던 대중들이 물건들을 고르고 흥정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30여분이 지나자 언제 피곤했냐는 듯이 웃음소리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쇼핑은 이런 것이다. 성지순례나 탐사여행에서 쇼핑은 없어도 그만이다. 그러나 적절하게 활용만하면 음식을 훨씬 맛있게 해주는 향신료처럼 여행의 즐거움을 훨씬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선물 사려는데 어떤 것이 적당한 것 같아?-이건 어때? 싫어? 그럼 알아서 사!]
오리엔탈 헤리티지를 나서니 이미 거리에는 어둠과 불빛이 동거를 시작했다. 버스로 잠시 이동한 뒤 복잡한 거리에서 내린 우리는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워낙 복잡한 거리인데다가 신호등도 없는지라 길을 건넌다는 것이 모험에 가깝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한 핀두가 용감하게 차들을 막더니 우리를 건너게 해 주었다.

[이런! 길 건너려고 목숨을 걸어야 하나?-달리 방법이 없어?]
이런 모험을 두 차례 한 후 제법 근사한 상점들을 수십 곳 지나치니 이윽고 재래시장이 나왔다. 입구에는 수제 가죽신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대중들의 시선이 그곳에 꽂혔다. 고르고 신어보고 다시 바꾸길 30여분, 각자의 손에는 신발 한두 켤레씩이 들려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일곱 시다.

[핀두씨 저 신발 얼마 하는지 좀 물어봐요.]

[옆 가게 주인들 표정을 보아하니-저 가게만 잔칫날이야? 하고 생각하는 듯]

[저쪽 것이 더 나은 것 같은데--- 그저 좋은 것만 보면 흥분하게 마련인 모양]

[옆에서 지켜보던 아주머니 표정 - "난 언제쯤 저렇게 신발을 살 수 있을까?"]
시장을 떠난 우리는 아그라의 마지막 저녁공양을 하기 위해 ‘타즈 뷰 호텔’로 향했다. 이 호텔 또한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었으며, 특히나 우아한 인테리어가 기분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공양할 곳은 중식당 ‘만다린(mandarin)’으로, 아주 불심 깊은 화교가 주인인지 사방이 불교적 분위기이다. 불상은 묘하게도 중국풍이었으며, 중국적인 조각이나 골동품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르침을 청하며 예경하는 스님상이 매우 특이했다. 음식은 매우 깨끗했으며, 특히나 손님을 배려하는 그들의 마음씀씀이가 아주 좋았다. 식당을 떠나며 들린 해우소(解憂所-화장실)에도 역시 꽃 공양 그릇이 있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

[타즈 뷰 호텔의 멋진 야경-우리가 아그라의 마지막 저녁공양을 한 곳]

[타즈 뷰 호텔의 현관을 지키는 멋진 수염의 사나이]

[멋진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타즈 뷰 호텔의 로비]

[타즈 뷰 호텔릐 중식당 만다린(mandarin)의 입구는 깔끔했다]

[중국식의 화려한 갑옷을 입은 듯한 불상]

[특이한 문양과 모양의 가사를 수하신 부처님의 상]

[엎드려 부처님께 예를 올리며 가르침을 청하는 듯한 스님상]

[음식을 조리하는 용기와 악기를 연주하는 인물상]

[해우소(화장실) 세면대의 꽃 공양 그릇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21시 20분, 우리는 보드가야로 가기위해 알라하바드(Allahabad) 역을 지나는 기차의 침대칸에 몸을 싣고 있었다. 어둠속에 들어온 아그라를 어둠 속에서 떠나려 한다. 대부분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불확실성에서 시작되고 불확실로 끝내는 것이 범부의 삶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제자라면 올 때는 어둠이었다고 해도 갈 때만은 적멸(寂滅)의 빛으로 충만해야 할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꽃 가득한 그릇 같은 삶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꽃 그릇이 항상 마음에 있는 사람이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첫댓글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아그라에서의 쇼핑이었습니다.
물건을 고르고 흥정하는 진지하고 분주한 모습들속에서 잠시 접어 두었던 아줌마들의 알뜰 근성이 행복해 보였고
특히나 재래시장에서의 꽃신을 고를때는 영락없는 개구장이아이들의 해맑은 모습들로 어찌나 신나들 했는지.....
어둑한 저녁 상큼한 식당에서의 감사로운 저녁공양또한...
...이 모든 예쁘고 설레임 찰랑이는 시간 선물 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매 순간의 삶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긴 여정도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랍니다. ^^
평범한 일상에서도 특별한 순간을 포착 해 내시는 스님의 관찰력에 감탄했습니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시는 눈은 지식일까요? 마음이 남 달라서일까요?
두 가지 다일것이라는 생각에...대충 대충 근성을 가진 제가 부끄럽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세상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사랑이 대상을 좀 다르게 보이게도 하지요. ^^
인도 여인의 표정에서 눈은 부러움을 담고 있지만
입은 불만이 가득한 듯 보입니다.
저 여인의 표정도 사랑으로 보셨기에 담으셨겠지요.
보통의 일상에서 찾아 낸 명작품입니다.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안타까움은 언제나 있는 법이지요. ^^
쇼핑의 즐거움이란 갖고싶은 물건을 알맞은 금액을 주어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만족해 하는 것일 것입니다.
아마도 팔려가는 물건도 투정이 생길 리가 없을 것입니다.
여행중 쇼핑을 통해 행복을 찾는 방법을 일깨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 )( )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 세상 이치겠지요. ^^
쉽게 다녀올수 없는곳이란 생각에 자그마한 것이라도 그곳에 다녀온 전리품으로...
여행지에서의 쇼핑은 언제나 즐거운 유혹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물건이라면 참 좋은 추억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
여행 중 잠깐의 쇼핑~
인도의 향신료처럼 애북 특이할 것 같습니다!
타즈 뷰 호텔 중식당에서 만난 불상의 모습~
처음 만나는 것 같아 한참 머물다 갑니다~감사합니다!_()()()_
자기 것으로 하면 다 자기 것이 되지요. 본래 자기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 ^^
' 동양의 유산 '이라고 당당하게 간판을 내 건 캐시미어 가게에 마음이 머뭅니다.
물건과 함께 자긍심도 함께 진열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호텔의 밝고 정갈한 분위기가 기분좋게 합니다.
세면대의 꽃공양이 , 상냥한 미소처럼 예쁩니다. 말하지 않아도 친절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어서 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보살님의 마음만큼이야 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