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는 4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입니다. 모든 문우님들 안녕하시지요? 자주자주 들려서 문우소식 훤히 알고 있지만 저의 변화를 공개하지 못했는데, 우리 문우사랑에 들러서 전에 써 놓았던 글 올리며 제 소식 전합니다. 조용한 산골 마을에 살며 오후에 잠깐씩 시골의 작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원하는 삶'을 쟁취ㅎㅎ했습니다. 즐기다 지친다고 할 정도로 주변에 자연과 직거래하며 자연을 즐기고 있습니다.
4월의 노래
'노후는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 살며 인간답게 보내야 할텐데.' 농촌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도시에서 40 여년을 보내면서 항상 자연을 그리워했다. 유난히 귀소본능이 강한 체질일까? 싹이 터서 자라는 모든 것들이 신비롭고 이쁘고 편안해져서 아이들이 자라면 자연으로 돌아갈 꿈을 간직해왔는데.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노래 제목은 '꿈이 현실로'다.
2011년 4월에는 도시 생활 40여년 동안 품었던 꿈이 현실이 되었다. 내 손으로 흙을 파서 20 여 종류의 나무를 심었고, 삼십여 종류의 채소와 꽃을 심었으니 내 인생의 찬란한 봄이 시작되었다. 아직은 새싹들의 성장이 더디지만 야성미 넘치는 바람을 몰고 온 봄볕이 뜨거운 눈총을 쏘면, 잔뿌리는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땅속을 기어다니며 물을 빨아 올릴것이다. 꿈이 현실이 되어 새싹이 꼬물꼬물 지구를 뚫고 나오는 계절. 미래를 알 수 없어서 인생은 살만한 것이라고 했던가, 2011년 4월은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듯 벅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긴 겨울이 쫓겨나고 봄바람이 몰고온 꽃과 나무의 변신에 눈을 뗄 수 없는 요즘 날마다 즐기다 지치고 즐기다 곯아 떨어진다. 전우익선생님과 윤구병선생님과 헬렌니어링 부부의 삶과 법정스님의 텃밭이야기를 읽으며 전원생활을 얼마나 그리워 해 왔던가. 삶의 무게를 느낄때마다 다섯가지 꿈을 적어 놓고 자연에 대한 그림움은 삶의 안식처였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렇게 그리워하면서 살아야 하나?' 기다리다 지칠 즈음 내 꿈은 현실이 되었다.
씨앗 넣는 일은 쉬운 일, 텃밭에 씨앗 넣는 일은 항상 내가 하고 싶어서 고집을 부리며 내 손으로 흙을 파서 씨앗을 넣은 봄, 도시에서의 봄은 금요일 저녁이면 여행가는 스케줄에 맞춰 날씨 걱정을 했는데. 채소를 심어 놓고 추위에 얼어 죽을 까봐 걱정을 하고, 만물을 주재하는 봄볕이 내가 심어 놓은 채소의 떡잎을 어루만질때면 날마다 생태체험, 생태기행을 하는 듯 신비의 세계로 빠져든다. 가까이 가기도 꺼렸던 개똥과 소똥도 흙을 덮어주고 호미로 떠다 나무 뿌리 곁에 넣은 정성을 나무가 알아 줘야 할텐데.
나무를 심고 꽃을 심는 사람들의 마음에 무슨 잡념이 있을까? 바람 한줄기 찾아와 집 한바퀴 돌면 새살림 차린 사과나무 뿌리가 흔들릴까봐 가슴조이고. 호두나무와 대추나무를 사다놓고 얼마나 고소한 꿈을 꾸었던가. 포도나무 무리에 내리는 봄비는 어찌그리 얌전하고 새콤달콤한지. 꽃과 나무를 좋아해서 정전가위로 나무를 손질하는 초보농사꾼 남편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가지가 떨어져 나가는 나무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올핸 첫 농사지만 세월이 흘러 꽃과 함께 나무와 함께 나이를 먹는 다면 찬란한 미래에 대해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꿈이 현실이 되었네.
전원생활을 하게 되면 꼭 해야할 다섯가지는 꽃과 채소를 가꾸고 토종닭을 키우고, 간장과 된장은 꼭 만들어 먹고,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고, 한달에 한권 이상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이었는데 4월의 노래속에서 모든 것들이 소박하게 뚜벅뚜벅 걷고 있다.
올 봄에 가장 행복했던 날은 내가 뿌린 채소 씨앗에 단비가 내리던 아침이다. 씨앗을 뿌린 모든 사람들이, 흙에 묻힌 모든 씨앗들이 행복했을 것이다. 우리집에 닭과 거위와 기러기는 번갈아 알을 낳아 살금살금 꺼내 먹기가 미안해서 이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챙겨다 주며 이쁘고 맛있는 선물과 교환한다. 난생 처음 장 담가 놓은 항아리를 들여다 보는 횟수는 거울보는 횟수보다 많고. 눈이 내리면 남편과 함께 집 주변을 산책 했는데 요즘은 아침마다 남편이 향기로운 터전을 닦아 놓은 곳, 두릅이 손짓하고 더덕넝쿨이 덮고 있는 뒷산으로 간다. 아침을 먹으면 꽃밭과 채소밭으로 가서 성장을 즐기며 자연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 더덕과 도라지 종근을 심고 과일나무를 심고 상추와 브로콜리와 콜라비를 심었다. 동네 꽃모종은 보이는 대로 다 얻어심고, 씨앗을 구하면서 즐겁고 심으면서 재미있고 싹이 돋아 봄비를 맞으니 눈으로도 배가 부르다. 오랜 나의 친구 글쓰기와 독서도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뜻밖의 보너스를 얻었다. 오후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출근 길은 신나는 소풍, 시골길에서 손짓하는 꽃과 나무의 이름을 부르며 출근해서 작은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관계로 초과달성 행복 만땅이다.
자연과 직거래하는 삶 속에 자연의 절경이 찾아와서 가슴으로 파고들때는 이름 없는 시인이 되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위해 마른 솔가지를 주워 나를 때는 여지없는 1차산업의 종사자로서 서투른 나무꾼이 되고, 씨앗을 뿌리기 위해 흙을 팔때는 허리가 몸살을 앓지만, 날씨 걱정을 하는 진지한 농사꾼의 휴일은 닷새만에 찾아오는 장날과 비오는 날이다.
도시에서의 일상에 길들여져 가끔은 불편이 있기도 하지만, 내가 선택한 자연은 항상 희망을 주고 잡념을 소멸시킬 수 있는 진수성찬을 마련해 놓았으니.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마음껏 누리고 즐기며 자연의 소리를 들으리. 도시에 살며 가끔 여행지에서 스쳐가는 전원생활을 부러워했던 갈증을 마음껏 미련없이 채울 수 있는 산골마을, 맑은 바람과 맑은 물이 감싸고 도는 자연속에서 자연의 노래를 들으며 사는 일상에 꾸벅꾸벅 인사를 한다. 눈만뜨면 보이는 모든 것들이 봐달라고 긴박한 메시지를 보내니, 자유로운 내 인생의 임대권을 쥐고 자연과 함께 자연을 닮은 남편과 함께 조화로운 삶을.
첫댓글 흙에서 왔으니 그대로 돌아 가야 하는 원칙()의 존재 이기에, 돌연변이가 아니고는 누구나 한번 쯤은 흙 밟고를
살고픈 꿈. 그꿈을 실현치 못함에 아쉬움의 증상을 감기처럼 앓아 보지 않은 이가 없으련만. 꿈의 실현에
아낄 수 가 없습니다. 혹여 어느날 낯선 한 나그네가 찾아들거들랑 탁배기 한사발에 산채 한점만 주시구려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에 동감해 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환절기에 늘 건강하세요.
내가 존경하는 후배님!
어찌하여 사람과의 관계가 이지경 되었는 지 매우 안따까운 현실이지만
첫 만남에서 지금것 고이 간직한 소중한 것들을 속 시원히 풀어 내지 못하고 가슴 앓이만 하고 있던 차에 즐거운 소식이 저를 반기네요.
아주 잘 되어서 좋습니다.
자연의 품으로 하고푼 소원을 이루었다니 너무나 좋습니다.
손수 가꾼 채소며 눈뜨면 온통 오색빛깔로 수놓을 대 자연의 숨소리를 가까이서 들으니 글은 가슴을 감동 시켜 저절로 나오니 곧 좋은 소식을 선사하겠습니다.
소통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마음 편안하게 잘 지내는 모습에 감동입니다.
저역시 준비와 계획에 입각하여 자연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필요할 땐 악착같이 도움만 받고 실례만 했었습니다. 욕심은 챙겼으니 이제부터 하고픈 일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항상 건강하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소식보다는 삶을 즐기는 후배님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랍니다.
풀어 놓지 못한 보따리는 언젠가는 풀어 놓아 힘들고 지쳐버린 영혼을 좀금이라도 달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것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의 얘기가 아닌가 여깁니다.
늘 건강하시고 무슨일이 있으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바쁘지만 이젠 한숨 돌리는 시간이 절 내버려 두지 않겠지요.
집들이 하시면 기꺼히 방문하여 인테리어 솜씨를 발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손이 마이더스 손이라 놀리기는 아까운 손이거든요.
숨이 끓어지면 썩어 없어지기 전에 써 먹고 가야할텐데..........^^
행복하세요....^^
건강을 챙기시면서....말이죠
아~~~
그리고 전 그렇게 끈질지게 시험기간만 되면 어떤이의 정신적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졸업을 했답니다.....^^
천당은 가지 못해도 아귀는 피할 수 있겠다 여깁니다.....하하하하
오랜만에 우리 동기의 반가운 소식,
짐작은 했지만 소원대로 자연에 묻혀 사시는 행복한 모습, 그려집니다.
새로운 보금자리 만드신 것 축하드리고, 남은 행복 있으시면 우리 문우인들에게도 택배로 보내주세요. ㅎㅎ
윤고문님 반갑습니다. 학습실에서 고문님은 우리 16기 교수님. 윤고문님 많이 괴롭히고 도움 받아서 졸업장 받음을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을 비롯 모든 가족과 함께 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선배님 반갑네요^^^ 소식 궁금했는데.....자연과 함께 편안한 모습 그려지네요 가끔은 소식 전해주시고 행복하세요
후배님 반갑습니다. 지나고 보니 방송대 생활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공부도 즐기시고 문학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항상 신나는 시간 되시길 빕니다.
어쩐지 한동안 뵐 수가 없다했지요. 그동안 행복을 가꾸셨군요^^정말 부럽습니다. 시골 출신 남편은 늘 그런 삶을 동경하고 언젠간 돌아가리라 말합니다. 도시처녀였던 저는 지금은 남편과 함께 같은 꿈을 꿉니다. 행복해 보이는 선배님 얼굴이 그려지네요^^♥♥
소박한 꿈 꼭 이루세요. 저도 취향이 그래선지 시골 생활이 참 좋습니다. 일하다 지치는데 도서관에서의 6시간은 휴식 겸 취미생활 겸입니다. 꿈 꼭 이루시어 즐거운 대화 많이 나눕시다.
꿈꾸고 바라던 내 젊은 날의 숲으로 다시 돌아가셨군요.
그래도 가끔 소식 전해 주세요. 궁금했습니다.
하이! 반갑습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항상 진지하고 재미있고 편안하던 후배님. 함께 즐거운 추억도 간직하고 있지요. 학업 마무리 더욱 알차게 하시구요. 건강하세요.
선배님 너무 반갑습니다. 한 폭의 그림같네요. 모든 것이 소박하게 뚜벅뚜벅 그렇게 소망하던 것을 이루어 가는 모습이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꼭 한 번 초대받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행복하시고 자주 소식 전해주세요.
이웃집 처녀 반갑습니다. 매사 진지하고 당차게 일도 잘 하시고 공부도 잘 하시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바쁜 후배님. ㅎㅎㅎ 요즘도 그렇게 빈틈 없이 사시나요? 언젠가는 함께 하는 시간도 있겠지요. 학업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하여 꿈을 펼치시길 빕니다. 꼭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덕임선배님, 정말정말 반갑습니다. 누구나 동경하는 자연으로의 참살이를 시작하셨군요. 늘 선배님의 자연속에서의 삶이 글이고, 시가 되겠군요. 전원의 풍경을 닮아가는 선배님,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