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것이 왜 이리도 커졌답니까?"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시사회장에서 염치불구하고 웃음보를 터트리게 만든 대사다.
정조시대 최고의 요부 조씨부인으로 변신한 이미숙은 20여년전 '장희빈' 때처럼 섹시하고 농염했다.
수다방에 초대한 이미숙은 커피광고에나 어울릴 법한 우아한 이미지.
그러나 막상 입을 여니 걸걸하고 털털한 말투가 '카리스마 퀸'이다.
거침없는 언변, 옆구리 쿡 찌르는 위트, 뭣보다 마흔넷 나이가 믿기지 않는
팽팽한 젊음이 인터뷰 내내 배우 이미숙을 돋보이게 했다.
★역동적인 조씨부인의 화법
영화 '스캔들'에서 이미숙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조씨부인을 능청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전개를 시종일관 리드하며 섹스를 다루는 독특한 방법을 제시한다.
영화 내내 조씨부인이 등장하는 장면이 기대될 지경.
조씨부인 어록을 만들어도 한바닥은 될 만큼 인상적인(!) 멘트가 줄줄이다.
그중 이미숙이 가장 마음에 들어한 대사는? "사랑? 이 무슨 가당치 않은 소리요.
나에게는 오직 갖고자 하는 마음과 가질 수 없으면 부수어버리고픈 마음. 이 두가지뿐이오." 의미심장하다.
★대견한 후배들-배용준 전도연
각기 분야에서 내로라는 사람들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만 그런 줄 알았다는 '진담'을 잊지 않았다) TV에서 살짝 뜬 다음 의식없이
영화를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많은 풍토에서 이런 의식있는 후배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특히 용준이(배용준) 같은 경우,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마당에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 같아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젊음의 비결=속도전
입을 한번 떼니 거침없다. 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다. 속도가 굉장하다. 입술에 모터를 단 것 같다.
받아적을 수가 없다고 푸념했더니, 이미숙 화통하게 웃으며 그런다. "속도전, 이거야. 내가 왜 안늙는데,
머리회전과 상황상황마다 대처능력이 엄청나게 빠르거든." 길지 않은 한평생,
말이라도 많이 하고 죽어야지, 그래서 느린 사람보면 속터져 죽는다.
★운동강박증
스타킹같이 딱 달라붙는 스웨터를 입었는데, 뱃살 하나 안잡힌다. 매일 3시간씩 운동하는 덕택이다.
하루라도 거르면 살이 찐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 이미숙, "정신병이지, 뭐~" 깔깔 웃는다.
참, 이미숙이 귀띔하는 산후비만 퇴치법. 두 아이를 낳고 두겹 처진 뱃살은
수영장에서 키판 붙잡고 발차기 2시간씩 하고 나니 싹 올라붙었단다. 말이 쉽지, 참.
★'스캔들' 날 만큼 멋진 아들
열다섯살 난 장성한 아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미숙, 아들 필원군 얘기가 나오자
안그래도 빠른 말이 속사포가 된다. 키 1m80에 이성을 잃을 정도로 잘생겼단다.
남편이 집을 비워도 아들만 있으면 든든하다. 가끔 아들이 농담조로 '미숙이, 이런 것도 할 줄 알어'
하고 은근한 눈길을 보내면, 뭇사내한테 칭찬받듯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요동친다.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아들과 함께 가끔 운동을 하는데, 둘이 어깨를 감싸고 다니면
'이미숙, 젊은 애인 생겼다'는 스캔들이 날 정도다.(아들 자랑 20분 하는 동안 딸 얘긴 딱 한마디했다)
★남편덕에 성형수술 맨날 한다고?
남들은 성형외과 의사인 남편이 시시때때로 얼굴 만져주는 줄 안다.(사실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거울보며 "처진 눈밑을 살짝 올려보면 어떨까?"하는 이미숙에게
남편 홍성호 박사는 인상 바뀐다며 펄쩍 뛴다. "점이라도 뺄까"하면 금방 또 생긴다며 모른 척 한다.
그런 반응을 보고 나면 자존심 확 구겨져 다시 말 못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