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福(오복)과 八福(팔복)이란 무엔가?
여러해에 걸처서 이 글들을 꺼내서 그 간에 쌓였던 먼지를 툴툴 털어내서 다시 相考(상고)하는 버릇을 금년의 年末年始(년말년시)에도 버리지 못하는구먼. 곳깐에 뭍혀있던 옛 것이 한해를 넘기면서도 그 값어치에는 변함이 없는데, 그리고 오는 새해에도 내 갈 길에 지침이 될것으로 기대하는 판는 일에 무시기 잔소리가 있을쏘냐. 원래 진리란 것은 萬古不滅(만고불멸)이라메?
우리들이 늘 말하기를 "새해에는 福을 듬뿍이 받으라"고 했었는데, 어떤 분이 말하기를 福은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어 자기가 받는 것"이란 말을 내게 했었다.
오늘 아침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위의 두 意味(의미)에서 福이란 어떤 것이길래 이렇게 주고 받는다고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나 자신이 이런 말을 년말과 년초마다 친지들에게 걸르지 않고 인사해 왔었으나, 그 福이란 것이 정작 무었인가를 깊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남들이 그렇게 말하니 나도 따라서 해왔었던 것이 아닌가?
"받는다"라는 표현 속에는 분명히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내게 준다는 實體(실체)가 어떤 사람인가, 아니면 하눌님인가? 이 말의 語源(어원)을 찾아보니, 사람이 사람에게 福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했다. 결국, 全知全能(전지전능)하신 하눌님 혹은 하느님이 아닐까 하는 데로 福의 主管者(주관자)를 낙착짓게 됐다. 아닌가?
우리 말에, 福에는 다섯가지가 있다고 했다. 중국고전(書經;서경)의 홍범편 (洪範九疇)에서 시작됐다고. 아래에 나열해 보면,
(1) 수(壽) : 長壽 즉 오래 사는 것
(2) 부(富) : 물질적으로 넉넉하게 사는 것
(3) 강령(康寧) :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것
4) 유호덕(攸好德) : 남을 돕고 덕을 쌓는 것
(5) 고종명(考終命) : 제 명대로 살다가 죽는 것
한 말로, 5福은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현실적으로 누리고 싶어하는 욕망들을 그대로 망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인위적으로 누구에게 주고 받고 할 수가 있나?
그렇다면 "福을 자신이 지어서 자기가 받는다"는 말에는 矛盾(모순)이 생긴다. 사람인 내가 福을 지어내서 남에게 주면, 어떤 경로로 다시 내게 돌아올 수가 있을까? 그런데 위의 5福의 정의를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한가지를 빼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 명확해진다.
4번의 攸好德(유호덕)..., 다시 말해서 남을 돕고 德(덕)을 쌓는 것을 좋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 혼자서 어떻게 해 볼수가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뜻을 가늠하다 보니, 예수님이 마태복음의 5장 2절에서 10절까지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山上修訓(산상수훈)이라고 불리는 天國(천국), 흔히 말하는 하늘나라의 열쇠다.
아뿔싸!...... 바로 이거로구나. 이것들을 다시 열거해 보면 이러하구먼 그랴.
1 마음이 가난한 자는 福이 있나니.
2 애통하는 자는 福이 있나니,
3 온유한 자는 福이 있나니,
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福이 있나니,
5 남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福이 있나니,
6 마음이 청결한 자는 福이 있나니,
7 화평케 하는 자는 福이 있나니,
8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福이 있나니…
소위 八福이라는 여덟가지 복들이다. 이것들은 사람들의 所管(소관)이고 우리들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인간들의 일이 아니단가? 과연 해낼 수가 있을런지는 두째 문제로 미루어놓고. 결국 福은 내가 지어서 내게로 돌아온다는 말이 되겠다.
내가 주고 받을 수 있는 秘訣(비결)이 이 여덟 가지에 담겨있다는 것을 오늘 깨닯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 구절인 11절에, 나로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받고 거짓으로 너희에게 악한 말을 할때는 너희에게 福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 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賞(상)이 큼이라...
결국, 八福이 결코 쉽지가 않아 보인다. 어찌 남들이 내게 손가락질 하고 욕지거리 하는 '열린마당'이란 데서 이것들을 실천해내는 者만이 하나님의 賞을 내리신다고 하니..., 新年決意(신년결의)로써 이 뭔가가 될성 싶은 얘기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겁니까?
왜냐하면 나는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거의 불가능한 것을 해내야 겨우 내게 福이 다시 돌아온다 하니, 이거 참...금년에는 초장부터 글러먹었다고 해야 할지요? 하여간에 그렇게 노력해 볼 수 밖에... 아니 그렇오?
禪涅槃2014-12-24 08: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