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트레일(The Big Trail 30년) 라울 월슈 감독의 개척 서부극 고전
빅 트레일(The Big Trail)
1930년 미국영화
감독 : 라울 월슈
출연 : 존 웨인, 마거릿 처칠, 타이론 파워 시니어
이안 키스, 엘 브렌델, 툴리 마샬
데이빗 롤린스, 찰스 스티븐스
유성영화 시대의 원조 대작 서부극
존 웨인의 최초 주연 영화
미국 영화의 역사를 논하는데 있어서 상징적 존재는 '존 포드'감독이 될 것입니다.
그는 미국영화역사에 있어서 국민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존 포드 감독보다 먼저 나타난 선배격인 감독으로 라울 월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서부극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존 포드의 '역마차'가 있다면 그보다
9년이나 먼저 만들어진 라울 월슈 감독의 '빅 트레일'이 있습니다.
빅 트레일은 머나먼 신천지를 찾아서 광활한 서부를 떠나는 개척민들의 애환을
다룬 대작입니다. 1930년 당시로 볼 때는 상당한 스케일의 영화입니다.
존 포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바로 존 웨인, 그는 오랜 세월 미국의 국민배우
역할을 하면서 최고의 흥행메이커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정작 존 웨인 이라는
배우를 발견하여 과감히 주인공으로 발탁한 감독이 바로 라울 월슈 였습니다.
존 포드가 존 웨인을 키워준 감독이라면 라울 월슈는 존 웨인을 발견하여 데뷔시킨
감독입니다.
빅 트레일은 존 웨인이 처음으로 영화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오프닝 타이틀에 올린
영화입니다. 그것도 당당히 주인공으로. 그 이전의 존 웨인의 배우로서의 경력은
초단역이나 엑스트라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영화가 존 웨인의 데뷔작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수많은 개척민들의 서부로 가는 대 여정의 시작
영화 내내 대립되는 '선과 악'의 첫 대면
용맹하고 정의로운 주인공을 연기한 존 웨인
이 영화가 첫번째 주연작품이다.
타이론 파워의 아버지이기도 한 '타이론 파워 시니어'
악역 플랙역을 연기하여 존 웨인과 대립한다.
두 명의 악역 도르프와 플랙.
선역인 존 웨인을 없애버린 음모를 꾸민다.
자, 알라모, 리오 브라도, 수색자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서부극에서 낯익은 배우인
존 웨인, 그는 완고한 이웃집 할아버지나 도도한 기병대 장교같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입니다. 그의 가장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로는 '역마차'를 흔히 떠올리는데
보통 그를 연상하면 50대의 강직하고 완고한 인물이 떠오릅니다. 존 웨인이 최고의
흥행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 시기가 40년대 후반이고 60세가 넘는 70년대 초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그는 늘 나이 지긋한 중년배우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빅 트레일에서는 불과 23세. 우리가 알고 있는 역마차보다도 무려 9년이나
빠른 시기입니다. 중후하고 육중한 거구의 몸집을 가진 배우로 연상되는 배우 존 웨인,
과연 23세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일단 23세 청년 존 웨인은 전성기때보다 살이 없고 날씬하고 날렵한 키큰 청년입니다.
하지만 그의 걸죽한 목소리와 남성적인 풍모는 20대 초반의 청년시절에도 여전합니다.
그가 등장했을 때 목소리와 풍채로 척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외모는 그다지 낯설지
않고 늘 익숙하게 보아온 모습입니다. 훨씬 젊어보일 뿐이지.
존 웨인이 연기한 주인공 브렉 콜먼 이라는 인물도 기존의 전성기 시절 그가 연기한 인물의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콜먼의 캐릭터는 서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의롭고 용맹하고
남성다운 청년입니다.
개척시절의 미 서부, 수백대의 포장마차와 거기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신천지인 서부를
향해서 대규모 이동을 합니다. 그 무리를 이끄는 인물은 포악한 성격의 거구의 남자
플랙입니다. 사냥에 능하고 칼을 잘 쓰는 청년 콜먼(존 웨인)도 정찰병으로 따라 나섭니다.
콜먼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화살을 맞고 사망한 것을 보고 범인을 찾고 있었는데
플랙을 의심합니다. 한 편 플랙과 절친한 도르프라는 인물도 함께 동행하는데 도르프는
수배를 받고 쫓기는 인물입니다. 플랙과 도르프는 눈에 가시같은 콜먼을 제거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고, 그런 와중에 콜먼은 이주민들이 인디안의 위협을 피해서 무사히
서부로 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디안들과의 협상역할을 하면서서
정찰병으로서의 이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잘 수행합니다. 이주민중에서는 미모의 처녀
카메론도 있었는데 이 카메론을 두고 도르프와 콜먼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되고, 콜먼을 제거하려는
도르프와 플랙의 검은 음모가 꾸며지는데....
당시 약관 23세의 나이로 주인공으로 당당히 발탁된 존 웨인.
이 영화 출연 이전의 경력은 오프닝 크레딧에 이름도 올리지못하는
엑스트라 경력이 고작이었다.
포장마차 무리들이 강을 건너는 장면을 꽤 실감나게 연출했다.
서부로 이동하는 여정중에 존 웨인과 사랑에 빠지는
연인을 연기한 마거릿 처칠.
사랑과 모험, 선과 악, 음모와 정의 등 기존 서부극에서 익숙한 낭만적, 서사적 내용이
이 '원조 유성영화 서부극'이라고 할 수 있는 빅 트레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존 웨인이 스타덤에 오른 '역마차'의 내용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광활한 서부를
횡당하는 모험과 인디안의 추격, 그리고 마지막에 악인에 대한 처단 등은 고스란히
빅 트레일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처럼 역마차에서도 차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존 포드 감독이 역마차를 연출할 때 선배감독의 영화 빅 트레일에서 영감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십년간 서부영화에서 강직하고 정의로운 인물을 연기한
존 웨인의 이미지도 이미 빅 트레일에서 처음 완성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들을 쫓는 이유는 내가 바로 법이기 때문이에요. 법은 곧 정의입니다.'
라고 말하는 23세 청년 존 웨인의 모습은 50-60년대 익히 그가 연기해온 마초형 가부장적
남성의 기질이 이미 보였습니다.
유성영화 초기의 서부극으로서의 빅 트레일의 가치는 양념같은 통속적 내용이 아니라
대규모의 포장마차의 이동장면, 강위를 목숨을 걸고 건너는 장면, 좁은 협곡에서
밧줄로 포장마차와 가축을 내리는 장면등 굉장히 실감나게 표현한 개척자들의 애환과
모험입니다. 실제로 수천킬로를 몇달을 걸쳐 이동하여 황무지를 개척한 서부 개척자들의
모습을 굉장히 잘 표현한 영화로서 가치가 있으며 이후 '서부개척사(How the West Was
Won 62년)'라든가 커크 더글러스 주연의 '서부로 가는 길(The Way West 67년)'같은
서부개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나오게 했습니다.
서부횡단에서 빠질 수 없는 인디언들의 위협
인디언과 협상을 벌인는 존 웨인
협곡에서 마차를 밧줄로 묶어서 옮기는 장면도
실감나게 연출하였다.
인디언의 습격에 대비하여 마차로 즉석 요새를 만드는 장면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고
서부로 향하는 인파들.
결국 무사한 여정을 마치고 악의 무리를 처단한 뒤
행복한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결말.
존 포드나 윌리암 와일러 같은 미국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에 비해서는 저평가 면이 있지만
라울 월슈 감독은 1930년이라는 유성영화의 초기 시절에 이런 거대한 개척 서부극을 만들어
미국영화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처음 주연을
맡은 존 웨인이 후에 미국 최고의 흥행배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로 '빅 트레일'은
서부영화의 역사에서 의미깊은 영화입니다.
ps1 : 빅 트레일은 1930년에 발표된 영화이고 이 영화 이후에 존 웨인은 활발히 영화에
주인공급으로 출연할 수 있었지만 메이저급 영화들은 아니었습니다. 9년뒤인 1939년에야
역마차 라는 영화로 비로소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A급 배우로 떠올랐지만
게리 쿠퍼, 캐리 그랜트, 클라크 게이블, 타이론 파워급의 흥행력을 가진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존 웨인이 미국을 대표하는 흥행배우가 된 것은 역마차 출연이후 거의 10여년이 지나서 붉은 강,
황색리본, 아파치 요새 등에 출연한 40년대 후반부터 였습니다. 빅 트레일로 약관 23세의 나이에
화려한 신고식을 하였지만 대배우로 성장하는 데에는 근 20여년의 세월을 지날 만큼 존 웨인은
대기만성형 인물이었습니다.
ps2 : 이주민들을 이끄는 우두머리인 악역 플랙을 연기한 배우는 '타이론 파워'라고 오프닝 타이틀에
나오는데 소위 '타이론 파워 시니어'라고도 불리우는 배우로, 40-50년대 미남 인기스타로
이름을 날린 타이론 파워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얄상한 미남배우 타이론 파워와는 달리
아버지는 거구의 몸집에 꽤 험악한 인상이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역할때문에 그렇게
분장한 것일수도 있지만.
ps3 : 1930년 당시의 영화라서 카메라는 배우들의 위치를 풀 샷으로 잡고 많은 이동을 하지
않는 촬영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여러대의 카메라로 다양한 위치를 잡으며 클로즈업을
쉽게 하는 기술적 촬영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대신 거대한 서부와 포장마차의 이동
버팔로떼의 이동등 원거리 촬영에 적합한 모습에서는 대작으로의 면모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무성영화나 고전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클로즈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당시의 촬영방식이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ps4 : 영화 초반에 존 웨인이 나무기둥을 향해서 단검 3개를 정확히 던져꼽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나의 컷으로 보여지기때문에 특수효과 같은 것이 들어가기 어려워 보이므로 실제 존 웨인의
단검던지기 뛰어난 것인지 궁금한 장면이었습니다.
ps5 : 존 포드의 서부극들에 비하여 인디언들을 제법 우호적으로 다룬 것도 특징입니다.
첫댓글 예고편...다운받았음......서부영화라면 왠만큼 모았다고 생각했는데...더 한 위인도 있더라는...혹시 관심있는분은 클럽박스의 아래주소에 가서 가입해보세요...http://clubbox.co.kr/eyjin0214 ...참 희귀본을 요모조모 잘도 모아놨군요...
허긴 저도 존 웨인 저 사진처럼 젊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직도 젊은디... ㅜㅠㅜㅠ
이영화 생각보다 꽤 재미있군요...혹심한 자연환경을 헤쳐나가는것도 그렇고..."Last Train From The Gunhill"...이영화도 괜찮네요...
애리조나주 투싼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멕시코 국경 근처에 툼스톤이라는 작은마을을 보며 어케 그렇게 서부시대의 모습을 잘 보전했던던지...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거 같았어요^^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해요이님^^
Tombstone...서부영화에서 자주 들리는 지명...아주 유명한곳이지요...그곳을 가보셨다니...서부영화 백편을 보신것보다 훨낫다는...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