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기 싫은 아침부터 보충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7교시까지 이어지는 정규수업을 받는다,
오후에 다시 보충수업, 거기다 보완수업까지......
(보충수업 말고 본고사 대비반같은 보완수업까지 있었다)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밤엔 12시까지 타율강제학습으로 공부를 하든 말든 앉아 있어야 한다.
당연히 주말도 없고, 방학도 없다.
고교시절 늘 뇌리속을 떠나지 않던 바램은 날 좀 내버려두라는 거다.
지난주말 다녀온 교사대회에서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당신이 정말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새벽부터 밤12시까지 해보라"고
하루이틀은 몰라도 며칠을 못가 배겨내지 못할 것이다.
위대하신 교육인적자원부(인적자원이 사람을 말하는건지?)에서
야심차게 재탕해서 내놓은 사교육경감 대책이란게
바로 교육방송 청취와 학교에서의 보충수업 부활이다.
보충수업비 받아 수업도 안하면서 관리수당 챙기시는 교장 얘기는 빼고라도,
공교육이라고 자랑하는 학교에서 받는 보충수업비는 학생 돈 아닌가?
또, 보충수업이 그렇게 정당하다면
학교 교육과정 자체에 넣을 일이지 왜 교육과정과 따로 보충시간을 만드는 것인지?
우리는 며칠전 경기도에서 보충수업의 과로로 아까운 마흔나이의 선생님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수백명의 꽃다운 이들이 성적을 비관하여 삶을 포기하고 있다.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학생들을 입시의 쳇바퀴에 집어넣고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이따위 교육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뉴스는 시험잘보는 법을 보도하고, 대학입시와 교육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을 평준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은 일류대학과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입시로 돈벌고 사는 이들 때문에 당분간은 힘들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강행하는 보충수업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즉
사람을 기계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이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까?
보충수업은 무엇을 보충해 준다는 것일까?
아이들의 삶을 야금야금 빼앗는 주제에 보충이란 이름을 버젓이 달고 있는
보충수업은 학생들의 시간과 돈과 꿈을 빼앗아 목숨까지 빼앗는
갈취수업이란 이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