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건판(琉璃乾板, Gelatin Dry Plate)은 지금의 필름사진이 나오기 전에 사용한 '유리' 위에 이미지를 찍어낸 건판을 말한다. 유리건판은 1871년 영국인 매독스(Richard Leach Maddox, 1816-1902)가 개발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 초중반 일제 강점기에 수요가 높았다. 이때의 유리건판은 국립중앙박물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국사편찬위원회, 서울대학교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유리건판을 사용한 사진술이 한국에 들어온 후 전국적으로 사진 수요가 급증했으나, 현재 우리나라 사진가가 촬영한 유리건판은 그리 많지 않다. 해방 이후 바로 곧이어 한국 전쟁이 터졌고, 보관이 쉽지 않은 유리건판의 특성상 상당수가 20세기 중후반에 손실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조선총독부가 한반도를 식민 지배 하기위한 기초조사 사업으로 활용한 유리건판은 대량으로 남아 있다. 그 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38,000여 점의 유리건판은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가 인수된 것이다. 세키노 타다시(関野貞, 1868-1935), 토리이 류조(鳥居龍藏, 1870-1953) 등이 촬영한 이 유리건판에는 20세기 초 우리나라 사람, 유물, 유적, 건축, 민속, 자연환경 등이 담겨 있다.
창덕궁 돈화문의 유리건판 모습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상의 유리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