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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라곤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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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학자들은 현대사에서 경제 기적이 세 번 일어났다고 한다. 첫 번째 기적은 1950~1960년대에 발생한 유럽의 기적과 일본의 기적이고, 두 번째는 1960~1970년대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네 마리 용(龍)의 경제발전이며 세 번째는 1980년 이후 중국의 경제 기적이다.
지금도 세 번째 기적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저력은 대단하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경제부진의 늪에 빠져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중국은 탄탄대로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어 1980년 이후 2000년까지 연평균 GDP 성장률 9.5%를 보여 온 기적과도 같은 경제발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가운데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의 힘을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보여준 장면들은 그동안 선진국들이 해왔던 어떤 행사보다도 규모면에서 거대했고 내용면에서도 화려했으니 다음 개최국인 영국에서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그렇지만 중국이 고루 발전되어있지 않고 도시와 시골, 부유층과 빈곤층 사람들 간의 생활 격차가 확연히 나타나기 때문에 신흥국가 정도로 낮게 평가받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 가운데도 중국교포들이 한국에 와서 노동일을 하고, 혹 중국에 여행이라도 가게 될 경우 관광객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는 수준의 나라로 여기기도 한다.
필자는 최근에 중국을 여러 번 다녀왔다. 국내여행사의 알뜰 관광 상품을 잘 알면 이삼일 정도 국내여행 경비로 다녀올 수가 있어 좋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면 가족애도 느낄 수 있고 중국 명소의 새로움을 알아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이라도 쓸 수 있으니 나에게는 일석이조(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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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황포강 야경을 즐기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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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石二鳥)로 매우 유익하다.
과거에는 찬란한 문화의 중심국이었지만 현재는 주요도시를 제외한 지역이 대체적으로 낙후성을 면하지 못했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중국을 다녀와서 그러한 선입견이 사라지고 현재와 미래를 향한 그 원천적인 저력과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마음에 새기며 놀라워했다.
필자는 베이징을 비롯하여 운남성의 쿤밍(昆明), 당나라시대 수도 시안(西安), 송나라시대의 수도인 항저우(杭州)와 대표적인 경제도시 상하이(上海) 등을 다녀왔다. 가급적 문화가 잘 어우러지고 역사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지역으로 다녀오는바 때로는 도시를 경유하게 되는데 올해 다녀온 상하이가 그런 경우다.
중국 동부 양쯔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 상하이는 서울시 면적보다 10배 정도 크며 여기에 2천만명이 살고 있다. 가히 상하이가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건축 양식의 건축물들이 길이 1.7km의 거리에 쭉 늘어서있는데 30층 이상 건물 중 똑같은 양식을 2개 이상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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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명물, 동방명주(46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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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 정도로 건축예술이 뛰어난 곳임을 처음 알았다.
무어라 해도 상하이의 상징은 101층 높이의 국제금융센터 건물과 468m의 높이를 자랑하는 동방명주 건물이다. 특히 동방명주는 순수하게 중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근대적인 전시탑으로 1991년도에 착공하여 1994년에 완공되어졌고 지난해 8월 29일 세계금융센터가 문을 열기 전까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위용을 자랑하였다.
양쯔강 하류에 자리한 상하이 지역은 평균 해발 4m다. 게다가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진흙이 많은 관계로 지반이 약한 편인데도 세계적인 건축양식의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요는 약한 지반과 낮은 해발의 취약한 점을 해결하여 자연재해를 이기고 아름다움과 기술력으로 도시를 형성하고 관리해오고 있다니 신기하다.
서울 한강에는 유람선이 있다. 필자는 내무부 근무시절에 전국의 유람선과 도선(渡船)업무를 담당한바가 있어 지도 점검차 주말에 서울 한강의 유람선을 타보았다. 야간의 서울 강변풍경에 운치가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정도는 타볼 만하다고 알려주곤 했었다.
그런데 상하이 황포강 야경을 보고선 서울한강 야간 유람에 대한 환상이 깨어졌다. 황포강 야간 유람은 전 세계인들이 상하이로 관광을 오면 보게 되는 필수 코스로 인기가 높다.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서 각양각색인 세기적인 건축양식을 보는 것도 좋으려니와 건물에서 쏟아지는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을 보면 장관(壯觀)으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울시가 인기높은 상하이 황포강 야간 유람을 답습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서울의 밤은 과거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밝은 조명을 권장하여 도시를 아름답게 치장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도시경쟁력이나 관광을 주도하고 있는 노력이 엿보인다.
상하이는 분명 글로벌 명품도시다.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풍부한 일자리와 기업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져야 하고, 교육이나 의료 등의 격차가 없이 생활해나갈 수 있는 행복한 도시여야 한다. 그러면서 문화와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전체적으로 질서가 바로선 도시임은 이론이나 실제에 있어서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며칠간 상하이에 머물고서 그 도시를 다 안다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다. 그렇지만 거대도시가 약한 지반위에서도 높이 건축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초고층건물이 똑같은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양식의 우아함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명물들은 세계 명품도시 상하이의 자랑이자 중국의 잠재력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전 세계가 놀란 저력을 바탕으로 지난 80년대 이후 경제의 기적을 이루면서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으니 드센 중국의 힘을 충분히 알만하다. 중국을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일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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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포강 야간 유람은 각양각색의 건축물에서 쏟아지는 불빛과 함께 상하이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상하이 관광 중에서도 필수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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