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과학 탐구 - 다른 사람은 몰라, 나만의 기발한 생각 ! - 독창성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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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은 몰라, 나만의 기발한 생각! - 독창성

이 유형의 과학창의력 문제에는
- 초급60_ 아이구, 쓰게기통이 너무 커!
- 중급53_ 고층 건물의 높이는?
- 고급46_ 지구의 나이를 구하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바로 이것이 독창성입니다. 독창성은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남들과 다르게

기압계를 이용해서 건물의 높이를 재야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한다면 기압과 높이는 반비례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상과 건물 옥상의 기압차이를 알게 되면 우리는 간단한 식에 실험 결과를 대입하여 건물의 높이를 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기압과 높이의 관계식을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과학자 보어는 기압계를 이용하여 건물의 높이를 잴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제안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법칙이나 관계식을 상황과 연결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독창적 사고의 핵심입니다. 이것은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한 걸음을 딛고 나간 사람은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기압계를 이용하여 건물의 높이를 재는 다섯 가지 방법

덴마크의 한 대학에서 이 문제가 물리학 시험에 출제되었었습니다.

비교적 쉬운 문제라서 많은 학생들이 정답을 썼는데, 한 학생이 "기압계에 줄을 매달아 옥상에서 내려뜨린 후 그 줄의 길이를 잰다"고 답안을 제출하였습니다. 채점하시던 교수님은 요즘 여러분이 잘 쓰시는 말로 "허걱!" 하는 심정이 되어, 옆에 계시던 다른 교수님께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의논을 하셨습니다.

"흐음....재시험을 치게 해주시죠. 단 이번에는 물리학 지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합시다."
그 학생은 다시 불려와서 재시험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은 앉은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5가지의 답안을 제출하고 일어섰다고 합니다.

1) 기압계를 건물 옥상으로 가져가 지붕 난간 위에 놓는다. 그리고 스톱워치를 누름과 동시에 기압계를 건물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리고 S=½gt²을 이용해 S를 구한다.
(g와 t를 아니까 S를 구할 수 있지요?)

2) 햇볕이 쨍쨍한 날 기압계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 건물과 같은 각도로 기압계를 세워 놓고 그림자의 길이를 구한다. 그리고 건물의 그림자 길이를 구한다. 삼각형의 닮음비를 이용하면 건물의 높이가 나온다.

3) 기압계를 들고 계단을 올라간다. 그리고 기압계를 단위 자로 이용하여 계단 하나의 높이를 측정한다. 계단수를 곱하면 건물 높이가 나온다.

4) 실의 끝에 기압계를 매달고 건물 아래와 건물 옥상에서 추처럼 흔들어 각각의 중력가속도값을 정확하게 계산해낸다. 두 값의 차이를 통하여 건물의 높이를 계산해낸다.

(T=2п ℓ/g. 이 때 T₁과 T₂, 실의 길이를 알므로 g₁과 g₂값이 나오면, 만유인력을 구하는 식에 대입하여 높이를 구할 수 있어요.)

5) 기압계를 가지고 지하실로 내려가 관리실 문을 두드린다. 건물 관리인이 나오면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 제가 아주 좋은 기압계를 가지고 있거든요. 이 건물의 높이를 알려주시면 제가 이 기압계를 선물로 드릴께요."

이 학생은 누구일까요? 그는 바로 새로운 원자모델을 만들어 양자역학의 성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로 노벨상(1922년)을 받은 닐스 보어(1885 ~ 1962)였습니다. 교수님들은 회의를 열어 이 답안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하며, 보어는 후에 5)의 답안이 가장 자기 마음에 드는 답안이었다고 말했답니다.

닐스 보어의 시험답안 일화는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일화입니다.

보어는 이 문제를 푸는데, 낙하운동의 공식, 수학 시간에 배우는 삼각형의 합동, 곱하기, 진자 운동의 주기를 구하는 공식 등을 자유자재로 적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머까지 동원하여 수학과 과학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인 사람도 기압계를 사용하여 건물의 높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독창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여러분도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하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보세요. 이런 생각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엉뚱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다듬어 보세요. 그리고 친구나 선생님과 함께 얘기해 보세요. 그러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우리는 엉뚱한 생각이라고 해서 독창적 생각을 무시하거나 주의 깊게 듣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의 값어치를 아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ASKHOW 게시판에 올라온 다른 친구들의 답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리고 친구 중에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한 번 주의 깊게 들어보세요. 그리고 함께 얘기해보세요. 그러면 더 좋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독창성을 묻는 문제들

ASKHOW에서 독창성을 평가하는 문제는 직접적으로 "... 독창적인 생각을 하세요." 혹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내세요." 표현하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새롭게', '새로운', '독특하게', '기존과는 다른', '기존에 없었던' 등의 단어가 함께 있는 문제의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풀 때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것과 연관도 지어보세요. 처음에는 엉뚱해 보이지만 계속 다듬어 나가면 훌륭한 답이 될 것입니다.

유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모두 '건축'과 연관된 것들 뿐이라면 융통성 점수는 낮게 될 것입니다. 과학적인 문제 상황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면, 즉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적용 가능한 과학 원리를 떠올리지 못하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할 수 없는 경우를 제시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 때 그 과학 원리는 언뜻 보기에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