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顔面神經麻痺) : 구안와사
안면의 근육은 턱의 운동을 관장하는 교근(咬筋)만이 손발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관절운동을 하고 그 밖의 근육은 발생학적으로는 피부근의 남은 흔적으로서 주로 표정만을 관장한다. 그리고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은 완연히 구별되며 분포도 다르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란 주로 표정을 짓는 근육운동을 관장하는 신경이 그 경로에서 명령이 차단되거나 신경핵이 마비되어 명령이 전달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또 운동 명령을 내리는 대뇌중추가 침해되어도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침해된 부위에 따라 증상도 달라지고 마비가 나을 수 있느냐 없느냐 또는 마비 정도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어떻든 조기에 원인을 알아야 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원인
감기, 외상, 전염병, 중독, 귀, 뇌질환, 신경염, 근위축 등이 원인으로서 안면마비는 60%이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찬바람을 쐬었을 때와 과로나 과음으로 잠잘 때 자세가 바르지 못한 채로 춥게 자고 났을 때 귀 뒷부분에 가벼운 통증이 생겼다가 한나절 즘 지나면 얼굴 반쪽이 일그러진다. 또 중이염이나 축농증의 수술 후에 신경절단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잘 낫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술 후 마비는 안 되었다 해도 안면에 경련발작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증상
마비는 대다수가 왼쪽이나 오른 쪽 어느 한쪽에 온다. 마비된 쪽의 앞이마는 주름이 없어지고 또 표정이 일그러져서 구안와사 환자 특유의 면모가 나타난다. 눈은 충분히 감기지 않고 입은 구각이 건강한 족으로 잡아당겨서 틀어지고 식사를 할 때는 입에서 음식물이 새어 나오고 때로는 말이 잘 안되고 맛도 잘 모르게 되며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다. 또 이 환자는 눈이 잘 감기지 않기 때문에 결막염과 각막염이 걸리기 쉽다.
치료
이 병은 예후가 원인에 따라서 다르나 침구 치료로써 많은 효과를 내는 병증의 하나이다. 발병 후 빠를수록 경과는 좋지만 마비가 되어서 여러 달이 된 것은 완치를 바랄 수는 없다. 전신 조정의 목적으로 족삼리, 곡지, 관원, 천료, 신주, 간유, 신유, 중완에 뜸을 매일 하고 국소적으로는 환측의 풍지, 완골, 현로, 견정에 5장씩 연 3일간 하고 3일 쉬었다가 한번 하고 그리고 5일 쉬었다가 한번 하고 7일 쉬었다가 한번 하고 7일 가량 쉬도록하면 대개의 단순한 와사증은 거의 다 완치된다. 이상의 날짜에 완쾌되지 않을 때는 전신요법과 국소요법을 같이 매일 하여야 한다.
필자는 이상과 같은 요법으로써 거의 완치를 보았지만 참고로 치료 중에 한쪽이 부어오르며 통증을 더 느끼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환자가 빨리 고치고 싶은 생각에 뜨거운 습포를 너무 뜨겁게 하였을 경우와 뜸이 너무 뜨거웠을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염려할 것은 없고 다음에는 치료를 쉬도록 하든가 습포도 중지하도록 한다.
또 만간요법으로 건측의 간사(間使)에 노구초(할미꽃) 뿌리를 찧어 붙여 헐게 하여서 치료가 된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구완와사로 틀어진 것은 같은 것이지만 원인은 다르기 때문에 고생만 많이 하고 낫지 못한 사람이 있었으므로 잘 알아서 하도록 한다. 안면에는 뜸을 떠서는 안 된다. 경락학설에 의하면 안면에는 제양경(諸陽經)이 분포되어 있어서 불덩어리라고 하였고 현대의학에서는 안면 근육은 다른 근육과 달라서 뜸을 하면 그 흔적이 없어지지를 않게 되므로 뜸이 불가하니 침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