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의 유혹 (1311) - 두초

[세잎 클로버]

산 위의 유혹 (1311)

두초

중세 이탈리아 화단의 거장인 두초(Duccio, 1255-1319)는 1308-11년에

시에나대성당 대형제단화로 최고의 걸작 <마에스타 Maesta>를 그렸다.

<마에스타>는 양면으로 그려졌는데, 전면에는 시에나의 주보 성인들과 사도들과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옥좌에 앉아 있는 성모님이 있고,

아래쪽 프레델라(Predella)에는 예수님의 유년 시절의 장면들과

예수님의 탄생을 예언한 예언자들이 그려졌으며,

위쪽 첨단에는 성모님의 마지막 생애를 담은 일곱 장면이 그려졌다.

후면에는 45장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에는 26개 장면으로 그린 ‘예수님의 수난’이 있고,

아래쪽 프레델라에는 ‘예수님의 공생활’이 그려졌으며,

위쪽 첨단에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가 그려졌다.

그중 <산 위의 유혹>은 후면 프레델라에 그린 ‘예수님의 공생활’의

두 번째 작품으로 마태오복음 4장 8-11절이 그 배경이다.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태 4,8-11)

두초가 그린 광야의 높은 산은 깎아 지르는 험한 산이다.

이 산에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조차 없다.

악마는 험악한 모습으로 나타나 악마의 발아래 있는 세상의 모든 나라를

오른손을 가리키며 손짓으로 예수님께 보여 주고 있다.

악마의 발아래에는 화려한 중세 도시들이 배치되었는데,

이는 세상 모든 나라와 영광을 상징한다.

악마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자기에게 경배만 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고

왼손을 들어 유혹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산꼭대기에 꼿꼿이 서서 왼손으로 옷매무새를 단정하며

오른손 손가락을 곧게 펴서 위엄 있고 단호하게

“사탄아, 물러가라.” 하고 외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상징하는

하늘의 색인 청색 겉옷과 사랑의 색인 홍색 속옷을 입고 있으며,

예수님과 악마는 빛과 어둠으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예수님을 유혹하는 악마는 검은색으로 아주 짙게 칠해졌고,

예수님의 얼굴은 밝은 빛으로 광채가 드러난다.

예수님께서 맨발로 서서 계신 바위산은 앞으로 당신께서 세우실 교회의 반석이다.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는 악마의 유혹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 뒤로 날개 달린 두 천사가 예수님을 보좌하며 시중을 들고 있다.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