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곳에서 몰려든 안개를 밀어내고 나면
꽃처럼 돋아나는 작은 입술 하나 보인다
물살을 안고 푸르게 여문 바다 한 가운데
별 같은 섬 하나 반짝인다
별빛 비늘을 털어 내며
하얗게 몸부림치는
바다 한 가운데
바람 실은 배들이 휘바람 소리로 지나간다
구름이 떠난 자리,
남녘으로 밀고 내려온
망망한 어둠이
앞섶을 끌어내며 젖망울을 물린다
한 번도 전설이 된 적 없는 섬,
산호 패총이 조상의 숨결을 대변하고
파랑이 해초의 가족력을 조영하는 바다 위
낮에도 지지 않는 별 하나
수평선을 지랫대 삼아 해양과학기지로
7광구의 운명을 깨우고 있다
우주 밖을 떠돌던 마지막 별 하나도
상심한 얼굴로 내려와 말을 건다
파도가 바다 위를 날아간다
탐라의 뒤꿈치가 일어나고
홀로 남은 별 그림자
10월의 황혼 속으로 숨어든다.
*이어 해도 좋은 아침이 밝아 온다.
** 2023 제4회 이어도문학상 은상 작품.
카페 게시글
▣ 회원 시 문학방
춤추는 별, 이어하다* / 이정표
이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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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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