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농촌형
- 농촌에서 꽃핀 사랑 무슨 축하의 말보다도, 신랑 신부에게는 경의부터 표하고
싶습니다. 농촌의 젊은이는 거의 모두가 도시로 빠져나가는 세상이 되어버린 지도
오래인데, 여기 두 사람은 끝내 내 고향 내 뿌리를 지키려고, 아니 살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러워 할 '취직도' 할 수 있는 처지들이라고 알고 있기에, 같은
시골 태생인 저로서는 새삼 감개가 깊습니다. 제가 오랜 세월 해온 주례의 그 기억들
중에서도 오늘처럼 후끈한 무엇을 느껴 보기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하기는 신랑의
아버님이 저와 한 고장 친구로서 끝내 고향을, 농촌을 지켜 오신 분이시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넉넉한 대농도 아니시고, 무슨 농장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신데
말입니다. 이른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네의 메마른 농토를 지켜내기란 실로
갈증처럼 견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신랑 배○○군은 아버님의 그 깊으신 뜻을
일찍부터 헤아려왔고, 그래서 진학할 때도 농과대학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들었습니다. ○○대학교 농과대학 농업경제학과를 빼어나게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삼 형제 중의 둘째인데도 농사꾼의 가업을 이어나가려는 것입니다. 이런 신랑과
결혼하는 신부 김 ○○양 또한 오늘날 썩 보기드문 여성입니다. 출생지가 신랑처럼
농촌인데, 농촌 태생일수록 오히려 더 도시 생활에 들뜨는 요즘 아가씨와는 크게
다릅니다. 맑은 햇볕과 빛나는 이삭을 끌어안는 기쁨, 그런 삶을 가꾸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농업을 견학했을 만큼 전원 생활에 대한 열정과 구상도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뜻한 길은 문명의 오염이나 인간 타락으로
부터의 탈출인 셈입니다. 좀 거창한 말이 되었지만 사실 인간의 참다운 모습,
새로운 꿈은 도시가 아닌 전원에서 피어나리라고 믿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일수록 평범한 사람은 행복을 더 추구하고, 비범한 사람은 가치를
더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영원한 이상은 행복과 가치의 융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치 있는
행복, 곧, 보람찬 즐거움을 누리고자하는 그대들처럼 젊은 가슴의 신선과 정열이
있음으로 해서, 인간 역사의 수레바퀴는 제대로 굴러가는 것입니다. 어떻든 진짜
'농촌의 총각 처녀'끼리 제대로 한 번 옳게 한 쌍을 이루었습니다. 두 사람은 출생의
뿌리가 같고, 배우고 익힌 바탕이 같고, 뜻하는 바가 같습니다. 반려자 치고는
최상급 짝꿍입니다. 서로 눈을 맞추고 살아가는 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조건들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에게는 씨 뿌리며 심고 가꾸고 거둔다는 것 자체가
흐뭇한 보람일 수 있고, 그래서 밭이랑의 햇볕도 그 푸르름도, 금빛 보리누름과
더불어 즐거움일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달과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끈끈하고 더욱 든든한 부부애로 융합되게 마련일 것입니다. 긴 세월에 걸친
사랑이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바라보는 오늘날의 우리 농촌이 결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닐 터입니다. 얼마나 피폐했고, 상업주의 '자본' 앞에 얼마나
썰렁하고 상대적으로 빈곤한가는 누구보다도 아프게 실감하고 있을 줄 압니다.
잃어버린 농촌의 몫을 찾아 돌리는 일이 참으로 수월찮고 어렵다는 것도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그대들이 존경스러운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대들처럼
깨어난 젊은이가 고향을 지킬 때, 비로소 농촌은 마침내 제 몫을 챙길 수 있고 다시
살아날 수가 있습니다.
긴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 보태는 힘을 두 배로 키워서,
이웃들에게도 모든 농사꾼들에게도 선도적인 희망과 힘이 되어 주리라고 믿어
마지않습니다. 무슨 당부의 말은 오히려 부질없을 것 같습니다. 이 뜻 있게 빛나는
새 출발의 앞날이 더욱 보람차고, 한결같이 건강한 생활로 복되기만을 거듭
빌 따름입니다.
뒤늦은 인사지만, 그동안 참 애 많이 쓰셨을 양가의 부모님께 새삼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주례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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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일반형 -
내 남편, 내 아내가 최고라는 믿음 저는 오랫동안 공직에 있으면서도 주례를 많이
서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행사인 결혼식을 책임지는 주례로서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알고 있어서 이지요. 여러분이 이제 결혼함으로써 새로운
가정이 탄생하게 됩니다. 가정은 이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로
그 위에 이웃과 사회와 국가가 튼실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초단위인 가정이
건강해야 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모이기만 하면 정치에 관한 화제를 입에 올리고 있습니다만,
국가의 살림살이인 정치도 건강한 가정이 밑을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건강한 가정을 가꾸기 위해서 손꼽아지는 중요한 요소들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다른 기회를 통해서 여러 차례 그 요소들에 대해 충분히 들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여기서는 제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정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말'입니다. 한 집안을
방문해서 부모와 지식간에, 배우자간에 서로 오가는 말이 어떤가만 보더라도 가풍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말은 중요합니다. 물론 부모님께 자식들은 공손한
자세와 언어로 말씀을 드려야 하지요. 그런데 배우자의 부모님은 육친의 정이
없어.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의 대화에서처럼 솔직한 말보다는 좋은 말만
짐짓 골라서 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비록 의식적이긴 하나 긴장한 가운데
공손하게 오가는 말을 통해 자식은 부모님께 공경의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고,
부모님은 자식에게 자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배우자의 부모를 두고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어머니' 운운하는 것입니다. 내편
네편을 확실히 가르고 얘기해 보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비록 육친의 관계는 아니더라도 결혼 의식을 통해 부모와 자식으로 다시 태어난
사이인데, 말 한마디로 편을 가르고 의식적인 관계를 조장해서 가정이 제대로
건설될까 걱정입니다. 친 부모님이라고 해도 반말은 좋지 않습니다. 반말을 하면
부모님을 거칠게 대하게 되고, 거칠게 대하다 보면 사이가 나빠지기도 합니다.
저도 기억하기로 말을 배우면서부터 부모님께 경어를 써왔습니다. 배우자간에도
말은 중요합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친근하다는 이유를 대며 반말하는 것을 흔히
봅니다. 그런데 말이라는 게 하다 보면 험해지고 실수도 하게 되며 아차 하는 순간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꽃게 되고 마음에 간극을 남기게 됩니다. 자녀를 낳아 기를
때도 말을 배울 때부터 경어를 가르쳐야 합니다. 자유롭고 발랄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자녀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에게 반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부모님께 반말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이고 싶은 분은 없을테니,
자연 경어를 제대로 쓰는 집안이 될 것입니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창조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좋은 말, 예의를 갖춘 말을 쓸 때 건실한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간에 예의를 갖추고 경어를 쓰게 되면 품성이
순화되고 가정의 분위기가 매우 좋아집니다. 경어를 쓰게 되면 서로 정이 안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습관이 되면 공경하는 가운데서도 얼마든지
친근해질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부부싸움을 할 때도 있습니다. 평소에 경어를 잘
쓰다가도 화만 나면 말이 거칠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때 더욱 예의를 차려 경어로
싸우세요. 부부가 반말로 다투는 것과 경어를 다투는 것에는 결과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랑은 잘 새겨들으십시오. 아내로 하여금 남편을 믿게 하십시오. 능력을 믿게
하고, 말을 믿게 하고, 행동을 믿게 하고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믿음 가득한
기대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세요. 물론 부부 사이에는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쩌면 사랑이란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색한 저희 연배에서는
사랑이란 말을 믿음이라는 말로 표현하는지도 모릅니다. 믿음이라는 이름의
사랑으로 아내를 이끌어 가십시오. 그래야 결혼식에서 서약한 대로 오래 오래
잘살 수 있습니다. 신부에게도 따로 할 말이 있습니다.
남편으로 하여금 집에 돌아오는 일을 가장 즐겁게 여기게끔 남편을 편하게
해주세요.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밖에서 일로 잔뜩 몸과 마음이 무거워 집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상의를 벗는 순간 그 무거운 짐이 일순간 벗겨지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제 아내가 곰살 맞다거나 애교가 있어 그 덕에
제가 편안해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아내는 매사에 낙관적이고 남편
앞에서 밝고 환하게 웃어줄 줄 압니다. 부디 남편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신랑 신부 두 분께 드릴 말씀도 있습니다. 남편을, 아내를, 자녀를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무의식적으로라도 비교하지 마세요.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내 아이들이 최고라는
아집에 가까운 믿음으로 살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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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착하고 아름답게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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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부부가 되어 새 출발하는 신랑 신부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신랑 신부에게 오늘이 있기까지 키워주신 부모님께, 지금 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반,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이 반이실 텐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원래 우리의 전통적인 혼례식에는 주례가 없고, 집사라는 사람이 진행을 맡아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집사가 혼인식에 임해서, 하늘과 땅의 모든
신령님들께 신랑 신부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음을 고하고, 부부가 앞으로 착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신령님들께서 도와주시고 이세상의 온갖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해 주십사 하고 고하는 것이 바로 전통적인 혼례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도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주례라기보다도 전통 혼례의
집사 위치에서 신랑 신부에게 착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를 빌어드리는 몇 말씀을
간단히 드리고자 합니다.
옛날과는 달리 세상이 복잡 다단해졌기 때문에 사실 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
자체도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또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냐 하는 그 의미 또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현대에
들어와 사람들이 점점 작아지고 소심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오늘 내일을 겨우 생각하면서 소심해지며 공간적으로는 부모님
이나 친척 또는 이웃들을 넓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핵가족 단위에서
그야말로 먹고살고 누리는 데에만 빠져서 작고 좁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신랑 신부가 한 가정을 이루어서 산다는 것은 곧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살아가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부부싸움을 할 때도 있겠고, 험한 세상을
헤쳐가자면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일로 참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좀 길게 보고 사회적으로는 좀 넓게 보는 안목을 갈고 닦아서,
그야말로 넉넉한 마음으로 부모에 대한 바른 효도, 이웃 사람들에 대한 바른
헌신으로 가득한 삶 가운데서 자기 가족과 부부의 착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어줄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또 이 자리가 그러한 삶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
신랑 신부와 부모님께 거듭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간단하나마 주례사를 대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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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 준비하는 방법
7가지 - (1) 진심으로 신랑 신부에게 애정을 가져라 기본적으로 누구나 처음 하는
일에는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주례가 간혹 저지르는 실수는 신랑 신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 많이 생긴다. 결혼식을 주재하는
사람을 주례자 할 때 그 결혼의 성립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요즘은 여타의 친분관계를 무시한 채로 사회명사라는 이유
하나로 주례로 모시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그럼으로써 일종의 위엄을 겉으로
내보이려는 허세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고쳐야 할 문제점이며 진정으로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하고 애정을 가지고 앞으로의 생활도 지켜 봐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웃어른이 주례를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랑 신부 가까이에 있는
웃어른으로서 주례를 청탁 받았을 때는 물론, 신랑 신부와는 면식이 없지만
그 부모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결혼하게 된 내력과 형편을 좀더 상세히 파악해
두는 것이 성공적인 주례사를 할 수 있는 제1원칙이다. 신랑 신부를 잘 아는 것은
주례사를 쉽게 풀어나가는 것에도 하나의 열쇠가 된다.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관계라면 그 감회를 시작으로 주례사를 풀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직장에서 만난
관계라면 직장에서의 에피소드나 활동 상을 중심으로서 두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면식이 없는 경우는 더더욱 신랑 신부와의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
바쁘더라도 예식 일주일 전에는 꼭 신랑 신부와의 만남을 갖도록 해서 결혼
당사자에 대해서 상세히 알도록 한다. 만날 때 신랑 신부에게 그들의 이력과 연애
내력에 대해 리포트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례의 역할이 단순히
주례사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고 했을 때 신랑 신부와 함께 결혼의 의미,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또한 예식을 어떻게 치르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예식에 관해 미리 의논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 좋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생략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보다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위해 신랑 신부가 약혼식 때, 혹은 다른 과정에서 호적등본과 건강진단서를
교환했는지를 확인해 주는 것도 주례가 챙겨야 할 사항이다.
(2) 자식, 후배들에게 덕담하는 자세로 어떤 경우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한다는
것은 처음인 경우 무척 긴장되고 진땀나는 일이다. 보통 일대 일 관계나 몇 명이
앉아서 잡담을 나눌 때는 자기 주장을 있는 대로 잘 펼치기도 하고 별다른 준비나
긴장 없이도 술술 잘 풀어 나갈수 있는데, 여러 사람을 상대로 이야기를 할 때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과연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빠뜨리지 않고, 또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루기도 한다. 그러나 주례사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대중들을 행동으로 이끄는 선동문도 아니요, 어떤 결론으로 대중들을
하나로 모으는 연설문도 아니다. 우선은 신랑 신부에게 인생 선배로서 삶을 보다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 수 있도록 작은 지침을 당부하는 것이고, 신랑 신부의
결혼을 축복하는 같은 위치에서 하객들의 대표 격으로 축사를 하는 것이 바로
주례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과 격정보다는 따뜻한 애정이 필요하고, 생판
모르는 다수의 대중을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식이나 다름없는 인생 후배에게 덕담
하는 자세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담아야 한다.
(3) 할 이야기를 점검하라 우선 신랑 신부와는 어떤 관계인가를 고려해서 중심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를 점검해야 한다. 보통 하객으로 참석했을 때 다른 주례의 주례사를
듣다 보면 그것이 그것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다르다.
그것은 신랑 신부의 첫 출발을 축복하는 것에는 별다를 것이 없지만, 주례가 신랑
신부와 맺어온 관계, 주례가 살아온 이력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례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란 신랑 신부가 주례사를 깊이
이해하고, 생활하면서 어려움에 부딪칠 때 해결의 모든 것은 아닐지언정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지침을 확실히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이는 준비가
충실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히 전달될 때 가능하다. 주례사를 준비하는 제1차적
단계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또는 주위에서 자주 보는, 그러나 결혼 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부부생활의
문제를 중심으로 그것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핵심적인 요소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4) 자료 준비에 충실하라 일정한 주제가 선정되면 그 주제에 맞는 명구나 사례 등
자료 수집을 해야 한다. 성현들의 말씀이나, 또 실제 있었던 간략한 사례 등은 주제를
각인 시키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된다. 제아무리
말솜씨가 좋다고 자신할 수 있어도 자료가 빈약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또한
불필요한 말을 길게 하게 되어 지루해질 수도 있다. 유용한 자료를 밀 수집하는 등
세세한 준비를 통해 조리 있고 일관된 주례사를 준비한다.
(5) 시간을 설정하고 할 이야기를 적절히 배열하라 어디까지나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인 만큼 결혼식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주례사를 너무 길게 하거나 너무
짧게 해서 예식의 흐름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례사는 5∼7분 사이가
적당하다. 이 시간을 기초로 이미 준비된 자료를 가지고 주제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배열해 본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불필요한 말, 장광설로 훈시하거나 설교, 강연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처음 주례를 맡게 된 내력, 신랑
신부와의 관계를 통해서 신랑 신부의 이력을 이야기하고, 중요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 당부의 순으로 간결하게 배열한다. 보통 서론 5∼10%, 본론 80∼90%,
결론5∼10%로 배열한다. 이와 더불어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문장화하는
작업을 한다.
(6) 미리 연습해 본다 아무리 명문장이라도 글로 읽는 것과 남의 이야기를 귀로 듣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연설가와 문장가와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글로 읽으면
눈물을 흘리도록 감동적이고 마음으로 느껴지지만 그 이야기를 말로 들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격정적인 말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연설도 그것을 글로 풀어놓으면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만큼 주례사의 정리가 끝나면 미리 실전에 대비해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 신랑 신부가 나란히 서 있고, 뒤에는 하객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숨을 가다듬고 연습을 해본다. 이 연습은 시간을 조정해 적당한 시간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속도는 1분에 120자에서 150자가 되도록 말의
빠르기를 조정한다. 아무리 빠르게 이야기한다고 해도 180자를 넘어서는 안 된다.
듣는 사람이 충분히 알아듣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말하기에 어색한 단어는
골라내 더 적절한 단어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 여러 번 정리된 주례사를 실전처럼
읽어보면 원하는 주제에 맞고 더 미끈하게 내용을 다듬을 수 있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주례사 문안을 마련한다. 음성을 고르는 작업도 필요하다. 보통 주례사는 마이크를 통해 신랑 신부와 하객들에게 전달되지만 힘찬 목소리로
해야한다. 보통 말하는 것처럼 하면 입에서 우물우물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고
속도 조절을 못하기 쉽다. 우렁차게,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천천히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강조할 부분은 더 힘차게 말한다. 이렇게 몇 번
연습을 하면 말의 리듬을 찾을 수 있고 원고를 모두 읽듯이 보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게 된다.
(7) 미리 간략한 메모를 한다 준비를 아무리 했다 하더라도 실제 예식장에서
주례사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처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때를 대비하고, 또 중언부언을 막기 위해서도 미리 간략한 메모를 해두는 것이
좋다. 서론, 본론, 결론의 내용을 본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다.(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