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우리는 연휴를 즐기고 있지만 여전히 열심히 리그에 집중해주고 있는 우리 선수들.
오늘은 어제(2월 1일, 금) 있었던 WKBL, KEB하나은행 대 우리은행의 경기를 리뷰해봅니다.

오늘 경기, 양팀 스타팅 라인업. 토마스 선수의 마지막 경기입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1쿼터 초반 흐름은, 양팀 공히 빠르고 공격적이었습니다. 득점도 많이 나왔고요.
임영희와 강이슬 선수의 깨끗한 슈팅을 시작(3대2)으로, 우리은행 '에이스' 박혜진 선수도 두 번째 슈팅만에 3점 감각을 찾고(5대7).
그 사이 하나은행 외국인선수 파커의 골밑 연속득점도 있었습니다(7대7).
계속되는 양팀 공격. 박혜진의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시작으로 강이슬도 임영희도 득점행진에 동참. 파커 선수는 '보기 귀한' 3점슛도 터뜨리네요(14대13 시점). 1분 22초를 남기곤 박혜진 선수의 '또' 3점으로 14 대 20까지 점수차가 벌어졌습니다. 쿼터 후반부부터 강이슬 선수부터 하나은행 선수들 공격이 조금씩 막히는 느낌이 있었는데, 일단 다음 쿼터로 넘어갑니다. 14대22.
2쿼터 시작 22초 박다정, 그리고 50초만에 같은 자리에서 3점슛을 터뜨린 최은실 선수가 오늘 경기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습니다.
쿼터 중반, KEB하나은행의 추격전(강이슬 선수 득점과 고아라 3점슛까지, 28대32)에도 우리은행 최은실 선수가 나섰죠. 4부 42초 남긴 시점에서 3점슛을 시작으로 미들슛과, 속공으로 임영희 선수의 패스를 받아 손쉽게 2점 더하기까지. 연속 7득점으로 28대41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반전 종료 10초를 남기곤 박다정 선수가 다시 한 번 3점슛! 전반전에만 팀 전체 3점슛 7개를 집중시키며 34 대 46으로 앞선 원정팀 우리은행입니다.
3쿼터에도 불붙은 우리은행 외곽. 쿼터 시작 25초만에 김정은 선수가 코트 왼편에서 노마크 3점슛. 그리고 2분 28초 지난 시점엔 임영희 선수도 3점(38대52 시점) 성공으로 막강한 화력을 뽐냈습니다.
계속되는 경기에서 (5분 48초 남은 시점) 임영희 선수 또 3점(41대59). 하나은행 신지현 선수 3점과 파커의 연속득점엔 김정은 선수 또 3점으로 맞불을 놓고(48대62 시점), 2분 20초 남은 시점에선 박혜진 선수가 3점같은 2점(비디오판독까지 거침, 50대69 시점)으로 남은 4쿼터를 가비지타임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52대 69로 3쿼터가 끝났고, 저도 시청을 마쳤습니다.
경기는 최종스코어 69 대 91로 우리은행의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KEB하나은행도 69점이나 기록했는데, 무려 22점차 완패입니다. 오늘 승리를 거둔 우리은행, 지난 30일 경기도 90점이나 올리며 신한은행에 38점차 대승을 거두더니, 오늘은 91점! KB에 선두자리를 내준 분풀이를 아주 제대로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경기 승패를 가른 요인은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바로 외곽슛과 (공격)리바운드입니다.
오늘 경기 승리한 우리은행은 총 1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습니다. 앞선 경기 리뷰에도 썼지만 박혜진-김정은-최은실-임영희 선수가 각각 2개씩, 그리고 박다정 선수는 4개의 3점포를 터뜨렸네요. KEB하나은행도 선수들이 돌아가며 골고루 총 8개의 3점포를 터뜨렸으나 그 기세 싸움에서 밀린 오늘 경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리바운드! 우리은행이 1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기까지 무려 33번의 슈팅 시도(성공률 42.42%)가 있었고, 이러한 기회의 대부분이 바로 공격리바운드에서 창출되었다는 부분이 컸습니다. (참고로 하나은행은 23번의 외곽슛 시도, 34.78%)
구체적인 장면을 예로 들면, 2쿼터 시작과 함께 터진 박다정 선수의 3점슛은 박혜진 선수의 공격리바운드가 시작점이었고. 3쿼터 5분 48초 남은 시점에서 터진 임영희 선수 3점슛도 김정은 선수가 2번의 슛을 놓치면서도 공격리바운드를 따내 밖으로 빼내준 공이 주요했습니다.
오늘 우리은행이 기록한 공격리바운드는 무려 19개(하나은행은 6개), 총 리바운드 개수도 25 대 50으로 딱 2배 차이가 났습니다.
상대에게 그렇게 숱하게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하고(= 공격리바운드는 곧 계속된 공격기회의 허용. 우리편의 입장에서는 득점 기회 감소를 의미함), 더군다나 그로 인해 (2점도 아닌) 3점슛을 두드려 맞는다면? 승패는 아주 뻔한 것이 됩니다.
양팀 득점원 대 득점원이 '힘 대 힘'으로 맞서면 KEB하나은행이 이길 수 있나요? 하나은행엔 강이슬 선수뿐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득점에 있어서만큼은) 기복이 있습니다. 반면 우리은행엔 박혜진, 김정은, 임영희 선수가 확실한 상수(常數)죠.
그렇기에 KEB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상대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수비가 필요했는데, 상대에 리바운드도 계속 뺏기고 잘 안됐습니다. 백지은, 고아라, 김단비 선수 등등 하나은행 선수들도 투지 하나는 안 밀리는데, 오늘은 아주 무기력했네요.
반대편 우리은행에선 박다정(12점)과 최은실 선수(14득점)까지도 터지고. 우리팀은 에이스 강이슬 선수(13득점)마저도 막혀버렸으니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힘든 경기였어요.
여기에 몇 가지 첨언하면, 우리은행 최은실 선수는 시즌이 거듭될 수록 점점 더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오늘도 31분 넘게 뛰며 고감도 슛 감각을 자랑했는데, 정말 좋습니다. 182cm 신장으로 1994년생 센터. 직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었을 땐 개인적으로 이름값만 듣고 조금 의아한 부분도 없지 않았는데, 지금 같은 기세라면 임영희 선수 은퇴 이후 그 바통을 물려받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습니다. 체력과 웨이트만 조금 보완해주면 아주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은행의 외국인 선수, 크리스탈 토마스의 마지막 활약도 잘 봤습니다(9득점 14리바운드). 올시즌 2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0.3득점과 12.5개 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아쉬운 모습이었죠(특히 공격에서). 저도 개인적으로 수 경기 전부터 '교체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위 감독님의 "수비형 선수다"라는 편들기도 결국 힘을 잃었습니다.
토마스를 대신할 모니크 빌링스(Monigue Billings)는 미국국적의 1996년생 포워드로 193cm의 신장, WNBA와 WCBA에서 경력이 있다네요. 어떤 선수인지는 이후 직접 지켜봐야겠고, 오는 7일(목) OK저축은행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과연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선두경쟁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끝까지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오늘 경기 26점과 3점슛 6개를 합작한 박다정 & 최은실 선수.
골밑에서의 힘과 스피드, 마무리 능력은 김정은 선수가 리그 최고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오늘 20득점 10리바운드).

KEB하나은행 신지현과 우리은행 김소니아, 또 하나 김단비 선수 경기장면도 한 컷씩(왼쪽부터 순서대로).

파커 선수의 골밑 득점을 막아세우는 우리은행의 수비장면. 토마스 선수 모습 몇 컷.

WKBL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토마스 선수를 맞아주는 우리은행 동료들. 올시즌 수고 참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