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밥 먹고 싶어요"
척추 디스크로 앉지 못해…수술비 마련 막막 사업 실패 후 가족은 뿔뿔이, 홀로 투병생활
1m 앞도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 당뇨, 위염, 만성 간염까지 이미 온 몸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척추 디스크가 심해 1분도 제대로 앉아있지 못할 만큼 고통이 심하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밖에 나설 수도 없다.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는 형편에 돈이 없어 병원은 엄두도 못 내고 병만 키우고 있다. 23㎡(7평)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종돈(보나벤투라, 56, 대전교구 판암동본당)씨에게 지난 10년은 '지옥 같은 삶' 그 자체였다. 1997년 운영하던 건설회사가 수십억 원의 부도를 맞은 후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빚쟁이들의 협박으로 인한 공포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무거웠다. 빚 독촉이 심해지자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고 두 아들은 호적을 바꿔달라고 압박을 했다. 결국 전화번호까지 바꾸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잘 나갈 때 찾아오던 친척, 친구들도 그를 멀리했다. 전에는 그도 '사장님' 소리를 들어가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유복한 집안 막내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자랐고 사업도 나름대로 번성했다. 승승장구하던 인생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회사가 파산하면서 하루 아침에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참담했다. '인생이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인가?' 재기하기 위해 전국을 밤낮없이 뛰어 다녔다. 며칠 동안 밤을 새기 일쑤였고,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고단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재기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가족들을 향한 증오심으로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하는 일마다 여의치 않아 우울증과 불면증이 더 심해졌고, 장기간 수면부족과 영양실조로 시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그냥 두면 눈이 멀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돈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만큼 이미 그는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 결국 지난 2002년 그나마 남아있던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증오 속에 삶을 완전히 포기하고 살았는데 다행히 성당에 다니면서 희망을 다시 품게 됐습니다. 신앙 덕분에 자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죠. 언젠가는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기를 기도하며 살아요." 이씨는 척추 디스크가 심해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권자 생계보조금과 장애수당으로 나오는 월 50만 원으로는 치료는 고사하고 관리비와 생활비도 빠듯한 실정이다. 판암동본당 사회복지분과 김민환(그레고리오)씨는 "얼마 전 그를 방문했을 때 허리를 펴지 못해 엎드려 밥을 드시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았다"며 "처지가 하도 딱해 척추 디스크 수술이라도 받게 해드리고 싶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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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암동본당 사회복지분과장 정도원(도미니코, 왼쪽)씨와 총무 김영순(세레나, 가운데)씨가 척추 디스크가 심해 똑바로 앉지 못하고 비스듬히 누워 있는 이종돈씨를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