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된 꼬마 파울아저씨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특이하면서도 사랑스럽기만 꼬마 파울아저씨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파울아저씨에게는 언제나 특별한 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기차역에서 투명 여행객을 배웅해 주고, 원숭이와 물개의 친구도 되고, 하루 종일 서 있는 빨간 신호등 불 속 사람을 위해 대신 일해 주기도 하고, 힘든 하루를 보낸 아가씨를 위로해 주기도 합니다.
친절하고 상냥한 파울 아저씨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몸집이 너무 작고, 웃음소리가 마치 염소울음 소리 같아 마음에 안 들고, 하루를 지내기가 너무 힘겨울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파울 아저씨는 이 모든 고민을 순수하고 따뜻한 상상으로 풀어갑니다. 파울 아저씨의 세상에는 몸집을 크게 키워 주는 수선소와 맘에 드는 웃음소리를 파는 시장과 힘든 하루를 들어 줄 힘센 남자가 있거든요.
순수한 파울 아저씨를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앞으로만 나아가느라 놓쳤던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잠시 멈춰서 파울 아저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파울 아저씨의 세상은 우리가 잃어버린 섬세하고 따뜻한 상상의 세상입니다. 그래서 파울 아저씨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아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가에 둥글둥글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파울아저씨의 짤막하고 조용한, 따뜻한 일곱 개의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이 따뜻하고 아름답다는 걸 아이들이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아이들, 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사랑하는 어른들에게도 꼬마 파울아저씨의 이야기는 굉장히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_본문 중에서
“얼른 초록 불로 바뀌지 못해!”
꼬마 파울아저씨는 중얼거리며 빨간 신호등 불 속에 있는 사람 모습을 노려봤다. 빨간 불. 갑자기 빨간 빛이 점점 퍼지더니 길 위를 둥둥 떠다녔다. 주위가 온통 빨간 색으로 물들고 모든 게 그 순간 멈춰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때 신호등 속의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왜 나를 그렇게 뚫어져라 노려보는 거야?”
꼬마 파울아저씨는 주위를 한번 쭉 둘러봤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신호등 속의 저 사람은 지금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분명했다!
“아, 미안하지만, 다시 한 번 물어봐 주겠어요?”
“도대체 왜 그렇게 피곤한 얼굴로 서 있는지 궁금하다고.”
“나는 지금 너무 지쳐 있어요!”
“지쳐 있다고? 무엇 때문에?”
“정말 힘든 하루였다고요!”
신호등 속의 사람이 웃었다.
“힘든 하루였다고? 그런 거라면 나도 할 말이 있지. 언제나 이 신호등의 빨간 불 속에 서서, 못 가도록 막고, 금지하고 반대해야 하는 내 삶도 피곤하지! 단 한 번도 쉬는 시간 없이 평생을 말이야!”
“아, 그것 정말 끔찍할 것 같군요!”
꼬마 파울아저씨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 정말 끔찍하다고! 차라리 초록 불 속에 있었더라면 좀 나았을 텐데. 초록 불 속의 그들은 사랑받는 존재들이지. 그들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진취적인 출발을 상징하잖아. ‘이봐, 이제 출발할 시간이야,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돼!’ 이런 말들을 하는 그들을 누구나 다 좋아하지. 그에 비해 내 처지란!”
꼬마 파울아저씨는 신호등 속의 사람이 안타까웠다.
“내가 램프의 요정은 아니지만, 뭐 도울 일이 있을까요?”
신호등 속의 사람은 힘없이 떨어뜨리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럼, 해 줄 수 있는 게 있고말고! 잠시라도 내 일을 대신 해 준다면, 그동안 난 다리 운동을 할 수 있지.”
“다리 운동을 한다고요?”
“그래. 허구한 날 이 좁은 곳에 갇혀서 있으려니 다리가 너무 아파. 한 번만 산책을 할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거야.”
꼬마 파울 아저씨는 남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는 상냥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곧 신호등 속의 사람과 자리를 바꿨다.
……… 생략 ………
_가끔은 잊고 지내는 어린 시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동심의 세계를, 엄마들에게는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느끼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일러스트도 아주 예쁘게 들어가 있어서 보는 재미를 더해 주는 동화입니다.
첫댓글 구미가 당기는 책이네요. 얼릉 사 봐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