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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아이를 맡기는 것이 좋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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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기는 사람 자체만 보고 누가 제일 좋다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한 양육자가 자주 바뀌지 않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만큼 맨 처음 아이를 돌봐줄 분을 잘 선정해야 하죠.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밝은 성품에 일관성 있게 돌봐주실 분이면 좋습니다. 또 엄마가 아이를 돌봐주는 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수록 아이도 좋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어린이집이 아니라면 가급적 아이를 돌봐주는 분이 집으로 오는 것이 좋고,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경우 일단 아이를 맡긴 후에는 양육 방침에 대한 견해 차이를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우므로 사전에 엄마의 양육 방침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웃이나 가정 탁아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는 아이들의 수가 적은 곳이 좋고, 주변 엄마들의 평판이나 입소문을 참고하되 반드시 엄마가 직접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고 기본적인 생각이 어떤지 알아봐야 하며, 다른 아이들을 다루는 태도나 일상적인 대화 등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도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훈련받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나마 사정이 나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린이집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잘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집에 면담하러 갔을 때 일단 선생님들이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는 곳은 신뢰해도 됩니다. |
Q. 꼭 아이를 남의 손에 맡겨야 한다면 몇 개월 이후가 바람직한가요? 아이가 어릴수록 양육은 우선적으로 부모가 책임져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최소한 생후 18개월까지는 엄마가 주 양육자가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부모가 감당해야 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부분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합니다. |
Q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아이들은 100점 엄마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엄마’를 원합니다. 아이들은 0점짜리 엄마라도 엄마와 함께하기를 원하고, 엄마의 마음에 들고 싶어 나름대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요. 아이들은 또 ‘선생님 엄마’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릴 때는 아이가 낯선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위로해주고 자기를 도와줄 것이라는 확신하에 다시 바깥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정서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엄마를 원합니다. 이런 엄마와 함께할 때 아이들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요.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어야 그 관계 안에서 긍정적인 자아 개념과 세상에 대한 호의가 생기고 낯선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 의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차츰 인지 발달을 이루어나갈 수 있게 되지요. 다른 사람에게 양육을 맡기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도 아이가 낯설게 여겨져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애정을 주게 됩니다. 특히 일하는 엄마의 경우 죄책감이 더해져서 아이에게 애정을 일방적으로 퍼붓게 되죠. 아이가 어릴 때는 말도 못하고 사람을 잘 못 알아보는 데다 인식 수준이 미숙하다고 판단해서 주변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는 말보다 자신의 신체적인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따뜻한 손길과 표정을 통해 애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익숙해질 틈도 없이 중간 중간 반짝 세일을 하듯이 애정을 퍼부으면 아이 입장에서는 애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기가 어렵죠. 엄마의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이 지나치면 오히려 분리불안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갖기보다는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표현해주세요. |
Q 맡겼던 아이를 데려왔을 땐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나요?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하다는 죄책감에 짓눌리거나 반대로 함께 있지 못한 시간을 보상하겠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대리 양육자가 아무리 잘해준다 하더라도 계속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편안하게 안아주고 일단 집에 돌아오면 잘 때까지 순서를 정해서 행동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하루의 일과가 아이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 준비, 씻기, 이런저런 집안일로 아이와 계속 함께할 수 없을 경우 “엄마가 할 일이 무엇 무엇이 있는데 끝내고 나서 뭐 할까?”라는 식으로 아이에게 엄마의 사정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를 옆에서 놀게 하고, 그러다가 아이가 엄마에게 뭔가 물어보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아이 말이 끝날 때까지 잘 들어주기만 해도 아이는 엄마의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씻고, 잠옷 갈아입고, 잠자리에 들어서 엄마와 동화책을 읽는 식의 일정한 행동을 통해 아이는 변함없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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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최은봉 사진: 이현겸 자료출처: 베이비 | | |